[비판과 성찰 5] 비판의 기술들 (1)
마스터스 개혁파총회 임시 의장이자 마스터스 세미너리 책임연구원이신 최더함 목사님(바로善개혁교회)의 ‘그리스도인의 성찰’ 중 요즘 시국에 맞는 내용을 일부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3. 비판의 기술들
비판도 길들이면 하나의 기술이 된다. 세상에서 가장 자주 사용되고 날카로운 비판의 기술은 하나님을 공격할 때 등장한다. 그러므로 비판의 고수는 사탄이다. 그의 기술은 현란하다. 인간의 차원을 능가한다.
사탄은 하나님을 믿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하나님을 비판하고 그리스도인을 비판하고 성경을 비판하고 기독교와 교회를 비판한다. 사탄은 주로 그의 앞잡이들을 내세워 비판의 혀를 놀리게 한다.
가장 빈번한 기술은 ‘흔들기’다. 이것은 원래 뜻과 의도를 부인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술인데, 항상 전체를 건드리지 않고 가장 취약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을 골라 그 부분을 다른 모습으로 각색하거나 오인하도록 유도한다. 선악과 사건을 통해 우리는 사탄이 최초로 사용한 비판의 기술을 목격하게 된다. 사탄은 말하는 뱀을 이용해 하와에게 다가와 간교하게 다음의 질문을 던진다.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에게 동산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창 3:1)”.
이 질문의 의도는 다시 상기시킬 필요가 없는 하나님의 명령을 굳이 재론함으로써, 질문을 받는 자가 지금까지 당연히 여기며 지내왔던 것에 대해 일순간 의혹을 품게 만드는 고도의 흔들기다.
하와는 바로 이 흔들기 기술에 걸려들었다. 그 결과 하와는 ‘죽을 것이다(You’ll surely die)’는 하나님 말씀을 그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너희가 죽을까 하노라(You’ll die)’는 왜곡된 답변을 하고 말았다.
자, 사탄은 다음에 어떤 기술을 사용하는가? 사탄은 하와가 이미 마수에 걸려들었고 마음이 흔들렸다고 판단하자, 바로 새로운 기술에 들어간다.
“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 하리라(창 3:4)”.
이것은 ‘비틀기’이다. 대한민국에서 비틀기의 고수는 세상 언론들이다. 언론의 비틀기를 풍자하는 유머가 온라인 상에서 큰 폭소를 낳았다.
-이순신 장군이 죽어가면서 부하에게 “내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고 했다. 다음 날 한국 언론들은 일제히 이것에 대해 ‘이순신, 부하에게 거짓말 강요’라고 대서특필했다.
-예수님이 간음하다 붙잡혀 온 여인을 두고 사람들이 돌로 쳐 죽여야 한다고 웅성거리자, “누구든지 죄 없는 자 돌을 들어 저 여인을 치라”고 말씀했다. 다음 날 한국 언론 머릿기사는 이렇게 보도했다. ‘예수, 가엾은 여인 돌로 치라 선동’.
지난 2009년 대한민국을 뒤덮었던 광우병 파동은 언론 매체의 비틀기 기술이 얼마나 위력을 발휘하는가를 여실히 보여준 실례다. 광우병에 걸린 소 한 마리 영상을 보여줌으로 인해 국민들은 미국산 쇠고기가 곧 광우병이라는 등식에 함몰되었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느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먹겠다’고 한 어느 철부지 연예인의 말이 회자될 정도였다. 이후 국민은 언론의 진실성에 대해 의혹을 품게 되었다. 더 이상 언론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게 되었다.
최더함 목사
Th. D., 바로善개혁교회
마스터스 세미너리 책임교수
마스터스 개혁파총회 임시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