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주의’ ‘선교지 이해 부족’ 등 선교계 과제 재확인 < 기획/해설 < 교계 < 기사본문



KWMA 강대흥 사무총장(오른쪽)과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대표가 7월 25일 KWMA세미나실에서 열린 ‘2024년 해외선교 실태조사 결과’ 발표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KWMA 강대흥 사무총장(오른쪽)과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대표가 7월 25일 KWMA세미나실에서 열린 ‘2024년 해외선교 실태조사 결과’ 발표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지용근)와 한국세계선교협의회(사무총장:강대흥, 이하 KWMA)가 함께 실시한 ‘2024년 해외선교 실태조사 결과’는 한국선교계의 현실과 과제를 재확인시켰다.


먼저 ‘선교 사역 내용’을 묻는 질문에는 다른 조사들과 마찬가지로 ‘교회개척과 목회’ 응답이 가장 많았다. ‘교회개척과 목회’는 답변자의 절반 이상(53.3%)이 ‘현재 하고 있는 사역’이라고 답했고, 4명 중 한 명(25.9%)은 ‘주 사역’이라고 답했다. 이어 ‘어린이 청소년 사역’ ‘훈련 사역’ ‘관계 전도’ ‘현지 교단 동역 사역’ 순으로 나타났다. 목회자 중심의 전통적인 ‘교회개척’과 ‘목회’가 여전히 한국선교의 주 사역임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성과주의’와 ‘선교지 이해 부족’ 등 한국선교계의 오래된 문제들도 확인됐다. ‘한국 선교 정책의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 ‘성과주의와 외형주의적 선교’ 답변이 가장 많았으며, ‘개교회 중심적인 선교로 인한 통일되고 체계적인 선교 정책의 부재’ ‘선교지 문화와 상황에 맞지 않는 파송단체·교회 중심적인 선교’ ‘교회 목회 중심의 선교 사역’ 등이 뒤를 이었다. ‘선교사의 문제점’을 묻는 질문 역시 비슷한 답변을 보였다. ‘선교사의 현지 문화와 현지인에 대한 이해와 존중 부족’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 ‘자기 위주의 선교 활동’ ‘장기적인 선교 사역 비전·전략 부재’ ‘선교사로서의 자질과 능력 부족’ ‘현지 언어 습득 미비’ 순으로 나타났다.<표1>




KWAM 강대흥 사무총장은 한국선교계의 ‘교회개척’ 치중과 ‘선교사 중심의 선교 활동’에 대해 “예전에는 선교사가 나가면 반드시 교회를 개척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파송교회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선교지마다 현지 교회들이 개척돼 있다. 특별히 도시 지역에서는 더욱 그렇다”며 사역 변화를 주문했다. 강 사무총장은 “기본적으로 목회는 목사 한 명이 한 교회를 감당하는 것이다. 선교사가 10개 교회를 개척하면 결국 현지인에게 월급을 주고 목회를 대신 시키게 된다. 건강하지 않은 모습이다”라며 “정말 교회 개척이 필요한 곳에는 교회를 개척해야겠지만, 그 외에는 현지인이 교회를 개척할 수 있도록 훈련하고 도와주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선교사 고령화’와 ‘선교사 지원 감소’도 극복 과제로 지목됐다. KWMA와 한국선교연구원(KRIM)이 공동 조사한 ‘2023 한국선교현황’에 따르면, 지난 4년 사이에 50대 이상 선교사는 전체 선교사의 51%에서 68%로 급격히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선교사 지원자’는 감소하거나 정체해 ‘선교 계승’이 당면과제로 제기된 것이다. 이번 실태조사에서도 ‘한국 선교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 중 첫 번째로 ‘선교사 고령화와 선교사 지원 감소’라는 답변이 많았다. 이어 ‘체계적인 선교 전략 및 지도력 부재’ ‘선교사 파송 주체로서의 한국교회의 교세 약화’ ‘한국 내 지역교회의 선교적 열정 약화’ 순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국선교 미래에 대해서는 ‘낙관’보다 ‘비관’ 인식이 더 많았다. ‘한국 선교 미래 전망’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이란 답변이 44.5%로, ‘긍정적’(28.4%)이란 답변보다 많았다. 특히 ‘부정적’이란 답변은 연령별로 차이를 보여, ‘49세 이하’ 선교사들은 60.8%가 ‘부정적’이라고 답해, ‘50∼59세’(35.4%)와 ‘60세 이상’(34.4%)과 격차가 컸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대표는 “10년 이내에 은퇴 선교사 5000명이 귀국을 한다. 선교사 파송이 늘지 않으면, 2∼3년 이내에 선교사가 반토막이 난다”며 “한국교회 차원에서 관심이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선교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이유’로는 ‘선교사의 열정과 헌신’(35.6%)을 첫 번째로 꼽았다. 이어 ‘한국교회의 선교 열정과 지원 지속’(23.8%) ‘지금까지의 선교를 반성하려는 자세’(19.7%) ‘한국교회의 선교 자원’(8.3%) 순으로 나타났다.


‘향후 바람직한 선교’로는 ‘교회개척 및 제자화 사역’(40.6%)에 이어 ‘비즈니스 선교’가 16.5%로, 비즈니스 선교에 대한 선교사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 선교의 미래를 위한 과제’를 묻는 질문에는 ‘미래 세대의 선교사 발굴’ ‘선교 전략 수립과 이에 따른 선교 사역’ ‘성도들에게 선교교육 강화를 통한 선교의식 확대’라는 답변이 많았으며, ‘미래 선교에 필요한 사역’을 묻는 질문에는 ‘선교교육 및 선교지 지도자 양육’ ‘제자훈련 및 교회 개척 사역’ ‘현지 교단과의 연합사역’을 많이 꼽았다. ‘앞으로 필요한 선교사 신분’에 대해서는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62.9%)가 필요하다는 답변이, ‘목회자 선교사’(25.5%)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았다.


선교계에서 오랜 과제로 지적돼 온 ‘현지인 중심의 선교’에 대해서는 선교사들의 인식 또한 마찬가지였다. ‘선교 정책의 중심’을 묻는 질문에 ‘현지 교회 중심이 선교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답변이 73.3%로 ‘선교사 중심의 선교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답변(17.3%)보다 크게 앞섰다.<표2>




지용근 대표는 “선교사들이 ‘성과주의’를 지양하고, ‘현지인 중심 선교’로 전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 판단된다”며 선교지에서 구체적인 실천이 뒤따르기를 기대했다.


선교사 은퇴 문제의 심각성도 재확인됐다. ‘노후 준비 수준’을 묻는 질문에 ‘별로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41.6%, ‘거의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32.2%로, 선교사 10명 중 7∼8명은 노후 준비가 안 된 것으로 나타났다. ‘어느 정도 준비하고 있다’는 22.7%로 나타났고, ‘매우 잘 준비하고 있다’는 3.6%에 그쳤다. 노후 준비 방법으로는 ‘국민연금’이 69.0%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개인 적금·저축’(47.0%) ‘총회연금(기금)’(34.3%) ‘민간 연금보험’(21.6%) 순으로 나타났다. ‘은퇴 이후 거주 지역’을 묻는 질문에는 ‘한국에 들어가고 싶다’(37.2%)와 ‘선교지에서 여생을 마치고 싶다’(35.6%)가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표3>




강대흥 사무총장은 “일차적으로 은퇴 후 대책은 선교사 개인이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우리나라 사회복지 시스템이 잘 돼 있는데, 선교사들이 이를 적극 활용하면 좋겠다. 나이 많고, 재산 없고, 집이 없으면 나라에서 집도 제공해 준다. 조금만 연구를 하면 많은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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