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그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 기자수첩 < 오피니언 < 기사본문





20여 년 전, 기독신문사에 입사했다. 당시 주필이 김영우 목사였다. 김 목사는 자신이 직접 수습기자 교육을 하겠다고 나섰다. 개혁주의신학과 인문학 관련 책들을 읽고 리포트를 쓰도록 했다. 작성한 리포트를 가지고 토론식 교육을 했다.


몇 년 후 기독신문은 내홍을 겪었다. 김영우 주필 재임과 관련한 기독신문 실행이사회에 경호용역들이 등장했다. 이후에도 김영우 목사는 총회정치에 한 축을 이뤘고, 총신대로 진출했다. 법인이사장과 총장까지 하다가 ‘총신 사유화’ 속에서 실형을 받고 투옥됐다. 지난 20여 년 동안 총회 전체를 흔들었다.


잊힌 줄 알았던 김영우 목사가 지난 4월 다시 등장했다. 그가 시무하던 충청노회 서천읍교회는 은퇴한 김영우 목사를 고소했다. 재판국은 단 한 명의 이의도 없이 김 목사에게 면직처벌을 내렸다. 몇몇 재판국원은 출교까지 해야 한다며 강하게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청노회 재판국 임원과 서천읍교회 당회원들을 만나 김 목사의 범죄행위를 취재하면서 기가 막혔다. 30년 동안 성도들을 철저히 속였다. 목회자를 진심으로 믿고 신뢰하던 장로와 성도들을 철저하게 이용했다. 김 목사와 함께 동역한 원로장로는 질문을 할 때마다 눈물이 고였다. 김 목사에 대한 배신감과 함께 스스로를 자책하며 가슴을 쳤다. 원로장로는 친형이 김영우 목사에 앞서 담임목사로 시무하면서 힘들게 현재 예배당을 건축했고 48세의 나이에 소천했다며 애통해 했다. 그 예배당을 김 목사가 거짓말로 소유권을 이전시켰고, 이젠 어떻게 해야 하냐며 통탄했다.


이번 본지 2441호 신문에 김 목사의 면직 판결과 서천읍교회의 문제를 썼다. 30년 동안 성도들을 속이며 벌인 일이어서 전체 내용을 모두 담지도 못했다. 다음주 서천읍교회와 같은 상황에 처한 선천교회 문제도 보도할 예정이다.


20년 전, 김영우 목사는 수습기자 교육을 하면서 열정적으로 개혁주의 신학과 아브라함 카이퍼의 영역주권을 이야기했다. 교회에서 거짓과 악행을 저지르면서 열정적으로 개혁주의신학을 외쳤다. 그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었을까?

Read Previous

한 총리, 제주 선박 실종에 “인명 구조 최선” 긴급 지시|동아일보

Read Next

바이든∙트럼프, 대선 TV토론 준비…미국 검찰, 보잉사 기소 법무부에 권고

Don`t copy t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