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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시 ‘진달래꽃’은 말하려는 참뜻과 반대로 말하는 작품이다.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는 실은 곱게 보내드리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반어법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 딸을 ‘미운 내 새끼’라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말의 표현과 함의가 상반되는 현상을 연구하는 화용론(話用論)이 언어철학의 연구 분야인 걸 보면 엉뚱한 말 속에 진짜 속내를 숨기는 게 인간 본성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