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회 전국교역자하기수양회] 참석자 만족에도 의미 잃어가는 수양회 “모두 바꿔야 회복” < 기획/해설 < 기사본문



제55회 전국교역자하기수양회가 6월 11일부터 14일까지 필리핀 보홀에서 열렸다. 수양회에 참석한 목회자와 사모들은 예배에서 하나님을 찬양하고(사진 아래) 하나님 주권과 교회의 본질회복을 강조하는 말씀을 들으며 회개의 기도를 했다.
제55회 전국교역자하기수양회가 6월 11일부터 14일까지 필리핀 보홀에서 열렸다. 수양회에 참석한 목회자와 사모들은 예배에서 하나님을 찬양하고(사진 아래) 하나님 주권과 교회의 본질회복을 강조하는 말씀을 들으며 회개의 기도를 했다.


전국교역자하기수양회가 위기에 빠졌다. 제55회를 맞이한 수양회의 참석 인원이 사실상 100명 미만으로 떨어졌다. 사회적거리두기(집합금지)로 정상적인 행사 개최가 어려웠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보다 참석자가 더 적었다. 팬데믹 기간이던 2020~2022년 참석자는 100~200명이었다. 팬데믹 이전 수양회 참석자는 400~500명 수준이었다.


참석자가 급감한 직접적인 원인은 총회 지원금 감소 때문이다. 예년 수양회는 참석자에게 30~40만원을 지원했지만, 올해 지원금은 10만원에 그쳤다. 그동안 교육부는 총회임원 및 기관장 등에 뜻이 있는 예비 출마자들을 초청해 후원금을 받아서 이를 지원금으로 사용했다. 지난 108회 총회는 예비 출마자들까지 선거운동을 제한하는 ‘2년 선거운동금지’ 선거법을 결의했다. 총회 직후 교육부는 교역자하기수양회를 비롯한 각종 행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는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교육부장 하재호 목사는 후원이 막힌 상황에서 총회가 수양회 예산을 확충해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수양회를 준비한 교육부장 하재호 목사(사진 ⑥)는 참석자들이 목회의 새 힘을 얻기를 바랐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수양회를 준비한 교육부장 하재호 목사(사진 ⑥)는 참석자들이 목회의 새 힘을 얻기를 바랐다.


전국교역자하기수양회에 목회자들이 참석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도 있다. 우선 ‘목회를 위한 수양의 기회’로 인식하지 않고 ‘여행’으로 여기고 있다는 점이다. 수양회에 참석한 한 목회자는 “이 비용으로 수양회를 가느니 더 싸게 여행갈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한다”며, 교역자하기수양회를 해외여행의 기회로 여기는 상황을 전했다.


목회현장의 변화도 참석을 막고 있다. 먼저 팬데믹 이후 교회들의 재정이 감소했다. 목회자들이 선뜻 수양회에 참석하기 어려워졌다. 한국교회의 리더십 교체로 청빙 받은 목회자들이 늘어났다. 후임 목회자들은 당회에 수양회 참석을 요청하고 허락받기를 꺼린다.


목회자와 사모들은 목회의 긴장감을 내려놓고 서로를 바라보며 아껴주는 시간을, 깨끗한 자연을 돌아보며 휴식하고 교제하는 기회를 가졌다.
목회자와 사모들은 목회의 긴장감을 내려놓고 서로를 바라보며 아껴주는 시간을, 깨끗한 자연을 돌아보며 휴식하고 교제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번 수양회에서 목회현장의 이런 변화가 그대로 나타났다. 참석한 목회자 대부분이 60대 이상이었다. 한 목회자는 “당회에서 장로님 중 단 한 사람만 반대해도 목회자는 수양회 참석을 포기할 것”이라며 “앞으로 수양회에서 젊은 목회자들은 보기 힘들어 질 것 같다”고 말했다.


위기에 빠진 전국교역자하기수양회를 회복시킬 방법은 위의 문제들을 해소하면 된다. 수양회가 여행이 아니라 ‘목회를 재충전하고 재교육 받는 기회’로 인식돼야 한다. 또한 총회 차원에서 각 교회에 교역자수양회의 의미를 알리고, 교회와 목회를 위해 교역자가 참석해야 함을 공지해야 한다. 자립교회는 자체적으로 목회자의 참가비를 지원하고, 총회와 후원 교회들이 미래자립교회 목회자를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결국 전국교역자하기수양회는 전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목적과 내용과 형식까지 모두 바꾸지 않으면, 노회의 행사보다 못한 전국교역자하기수양회가 될 것이다.

 






“하나님 주권과 목회 본질 잊지 말자”

교역자수양회서 강력한 말씀전한 강사들

최재호 설동욱 김종원 김종석 김관선 목사

전국교역자하기수양회의 두 축은 말씀과 안식이다. ‘수양’(修養)의 뜻처럼 바쁜 목양에서 잠시 벗어나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고, 말씀으로 소명과 영적 경건성을 회복하는 기회로 삼는다. 이번 제55회 전국교역자하기수양회는 말씀과 안식의 두 가지 목적을 충족시켰다.

특히 5번의 세미나에서 선포된 말씀과 강의가 모두 수준 높았다. 강사들은 개혁주의 신학을 새롭게 인식시키고, 목회의 소명을 일깨웠다. 더욱 하나님께 의지해 이웃을 사랑하는 신앙의 본질 회복을 촉구했고, 목회자로서 바르게 말씀을 선포하지 못한 책임을 각성시켰다.

세미나 강사로 나선 최재호 설동욱 김종원 김종석 김관선 목사는 개혁주의 신학을 새롭게 인식시키고 목회소명을 일깨우며 뜨겁게 강의했다.
세미나 강사로 나선 최재호 설동욱 김종원 김종석 김관선 목사는 개혁주의 신학을 새롭게 인식시키고 목회소명을 일깨우며 뜨겁게 강의했다.

구체적으로 수양회 첫날인 11일 최재호 목사(성일교회)는 ‘보고 듣고 생각하는 틀’(창 1:1)이란 제목으로 강의했다. ‘보고 듣고 생각하는 틀’은 최 목사가 성도들에게 성경적 세계관을 쉽게 전하기 위해 사용하는 용어다. 최 목사는 “개혁신학의 가장 중요한 유산이 성경적 세계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창세기 전체를 꿰뚫으면서 성경적 세계관의 핵심인 하나님의 주권과 선하게 창조된 세상을 지켜가야 할 그리스도인의 청지기적 사명을 제시했다. 아담의 범죄 이후 불안과 초조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야곱까지의 모습에서 타락한 창조질서의 현실을 설명했다. 깊은 고통과 상처 속에서도 요셉처럼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해야 진정한 평안과 기쁨을 누리는 회복이 일어남을 강조했다.

12일 세미나 강사로 나선 김종원 목사(포곡제일교회)는 ‘회복’(벧전 4:7~8)이란 제목으로 강의했다. 김 목사는 교회의 회복, 하나님이 주시는 부흥의 회복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란 주제로 전했다. “우리는 정신 차려야 한다. 정말 예수님을 나의 주권자로 믿고 섬기는가? 구주인 예수님을 잘 믿고 잘 전하고 있는가? 정신 차려야 한다.” 김 목사는 내적으로 신앙본질의 회복을 강조한 후, 이웃을 사랑하는 외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하나님의 부흥이 임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 목사는 “세상은 교회가 왜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런 세상을 향해 사랑을 보여줘야 교회를 다르게 볼 것 아닌가! 최소한 교회가 이웃을 사랑하기 위한 예산을 편성하고 사랑을 실천해야 하지 않은가!”라고 강조했다. 김종원 목사는 “우리 정신 차리고 사랑하자! 진짜 하나님의 일을 하자”고 권면했다.



마지막 날 세미나 강사로 나선 김관선 목사는 ‘그리스도인의 경쟁력’(삼상 27:17)이란 제목으로 강의했다. 김관선 목사는 오늘날 목회자들이 세상의 가치를 성경 말씀으로 포장해서 전하고, 교회와 성도들도 신앙의 이름 아래 돈, 권력, 명예 등 세속의 복을 탐한다고 지적했다. “몇 년 전 조사에서 고등학생의 60%가 10억원이 생긴다면 1년 동안 감옥에 가겠다고 응답했다. 우리는 이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쳤나.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에 가고 대기업에 다니며 돈 많이 버는 것을 복이라고 가르치지 않았나.” 김 목사는 청소년과 청년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도 세상과 다를 바 없는 교회의 모습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성경 말씀대로 내 것을 포기하고 남을 사랑하는 것을 복이라고 가르치는 것, 세상의 가치와 다른 기준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우리 동네에서 제일 믿을만한 사람이 목사이고, 가장 깨끗한 공동체가 교회이고, 성도들이 어떻게 하면 착해지고 의로워질까를 고민할 때, 우리는 진정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설동욱 목사(예정교회)는 ‘바울의 목회 간증과 결단’(행 20:17~25)을 주제로, 김종석 목사(은석교회)는 ‘말씀이 회복되게 하라’(갈 1:6~7)는 제목으로 강의했다. 설 목사는 사도 바울의 목회 간증이 담긴 말씀을 통해 사명을 다하는 날까지 복음과 교회를 위해 모든 것을 던지는 삶을 강조했다. 김 목사는 오늘의 이단처럼 초대교회에도 다른 복음을 전하는 성도를 혼란시키는 문제가 있었다며, 오직 진리의 말씀 위에 신앙과 교회를 굳건히 세워야 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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