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학-신약학 분리, ‘통전신학→ 토막신학’ 전락” : 목회/신학 : 종교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신구약 성경, 유기적 한 권의 책
철저히 그리스도 중심 해석해야
신약 배제한 구약학, 유대교 랍비
구약 배제한 신약학은 마르키온





기독교학술원

▲기념촬영 모습. ⓒ기독교학술원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 제103회 월례학술포럼이 ‘신구약 총체적 개관, 통합신학적 성찰’이라는 주제로 7일 오후 서울 온누리교회(담임 이재훈 목사) 양재캠퍼스에서 개최됐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김영한 원장(숭실대 명예교수)의 ‘신구약 성경의 주제는 하나님 나라, 성경은 단지 전승의 책 너머 성령영감의 계시 책’이라는 제목의 개회사 후 박요한 목사(대전신대 전 신대원장)가 발표했으며, 전용호 교수(총신대, 남부교회 담임)와 오성종 교수(칼빈대 전 신대원장), 최성대 목사(라이프영성원)가 논평했다.

박요한 목사는 ‘신구약 성경 전체 구조에 나타난 하나님 나라의 비밀: 창세기(남왕국 다윗전승)와 요한복음(북왕국 모세전승)의 이중주’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박 목사는 “출애굽기에서 신명기까지 ‘모세 4서’가 모세 전통을 따르는 북왕국 이스라엘 전승(새 모세의 나라)을 주로 반영한다면, 창세기는 다윗 전통을 따르는 남왕국 유다 전승(새 다윗의 나라)을 주로 반영하고 있다”며 “초대교회는 신약성경을 편집(정경화)하면서 철저히 구약성경과의 관련성 아래에서 행했다. 이는 신약성경이 내용적 측면에서 구약 예언의 성취만이 아닌, 형식적(구조적) 측면에서도 구약성경과 밀접히 연관돼 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는 구약학 전공이지만, 일찍이 ‘통전신학(統全神學)’을 강조했다. 이는 위기에 처한 성서신학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저는 오늘날 성서신학이 위기에 빠진 이유를 두 가지로 진단한다”며 “하나는 본디 신구약 성경이 두 권으로 나눠질 수 없는 유기적 관계를 지닌 ‘한 권의 책’인데, 이를 구약성경(구약학)과 신약성경(신약학)으로 나눔으로써 전체로서의 통전이 갖는 권위와 힘을 상실했고 해석의 빗나감을 면치 못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하나는 “신구약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한 권의 책(요 5:39)이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을 이뤄야 한다(엡 1:10)는 점에서 신구약 성경을 철저히 그리스도 중심주의(Christocentricity)로 해석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이것이 희미해졌기 때문”이라며 “구약학 교수가 신약성경(예수 그리스도)을 배제한다면, 유대교의 타낙(TaNaKh)을 가르치는 랍비일 뿐이다. 신약학 교수가 신약성경의 짝이 되는 구약성경을 배제한다면, 초대교회 이단으로 구약성경을 배제한 ‘마르시온 교수’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박요한 목사는 “마르틴 루터는 ‘오직 성경(sola scriptura)’과 ‘성경이 성경을 해석한다(sui ipsius interpres)’를 개신교의 성경 해석 원리로 삼았다. 이 말은 구약을 해석할 때 신약적(기독론적)으로, 신약을 해석할 때 그 뿌리가 되는 구약적(히브리적) 배경 아래에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모더니즘 시대를 맞아 성서신학이 교의신학으로부터 독립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성서신학을 구약신학과 신약신학으로 분리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박 목사는 “그 결과 신구약 성경은 구약성경(구약학)과 신약성경(신약학)으로 나누고 담을 넘지 못하도록 서로 경계 지음으로써, 즉 ‘통전신학’이 되지 못하고 ‘토막신학’이 되고 말았다”며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인 오늘날 우리는 시대정신에 따라 그동안 철의 장막처럼 나누어진 구약학과 신약학의 장벽(경계)을 허물고, 신구약 성경을 유기체적 하나로 보는(해석하는) 통전신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독교학술원

▲박요한 목사(맨 왼쪽)가 발표하고 있다. ⓒ기독교학술원

이후 전승사적 관점에서 신구약 성경 66권 전체 구조를 창세기(남유다 전승)와 요한복음(북이스라엘 전승)을 대표적으로 분석한 후 “북왕국 이스라엘은 갈릴리-모세-예언자 전통이고, 남왕국 유다는 예루살렘(시온)-다윗-제사장 전통으로, 이 두 전통(전승)에 의해 성경 전체 구조가 분명하게 구분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형식상으로는 역사적 주류인 다윗을 강조하는 창세기와 요한계시록이 첫 책과 끝 책을 장식한다”고 정리했다.

이에 대해 “창세기는 모세오경 안에 속하지만, 주전 500년 전후 남왕국에서 최종 편집돼 남왕국 전승에 속하는 ‘새 다윗의 나라’을 노래했다”며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새 모세의 나라’ 즉 북왕국을 대표하는 모세의 출애굽 사건으로 시작해, 갈릴리의 어부였던 예수의 제자인 사도 요한과 관련된 요한복음이 같은 묵시문서인 요한계시록을 넘어 신구약 성경의 대미를 장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구약 성경은 숫자로는 창세기의 7과 요한복음의 17의 이중주, 그림으로는 창세기의 ‘다윗의 별’과 요한복음의 ‘십자가’의 이중주로 돼 있다. 이를 신구약 성경 전체 주제인 ‘하나님 나라’ 관점에서 보면 남왕국은 ‘새 다윗의 나라’를 염원하고, 북왕국은 ‘새 모세의 나라’를 동경한다. 이 두 나라를 완성한 것이 ‘새 하나님 나라’”라며 “십자가는 그 안에 예수의 정체성(에고 에이미)인 ‘부활과 생명(요 11:25)’이 담지돼 있다. 부활과 생명이 전제되지 않은 십자가는 ‘저주(신 21:23)’의 상징일 뿐이다. 부활과 생명을 담지한 십자가이기에, 우리의 구원의 능력이요 지혜(고전 1:18-25)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경은 전승 너머 계시의 책

앞서 김영한 박사는 “신구약 성경은 두 권으로 나눠질 수 없는 유기체적 관계를 지닌 ‘한 권의 책’으로, 박 목사의 말처럼 둘을 하나로 보는(해석하는) 통전신학적 성찰을 해야 한다”며 “구약학과 신약학의 장벽을 허물어 통전적으로 해석할 때 성경에 대한 바른 해석이 가능하고, 성경이 지닌 복음의 힘(power)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한 박사는 “박 목사는 21세기 교회와 신학의 재정립을 위해 성경신학을 ‘예수 그리스도’를 말하는 한 권의 책(요 5:39)으로서 제 용어로는 ‘예수학(Jesustics)’으로 새롭게 정립할 것을 제안한다”며 “그러나 언약을 북왕국 전통인 모세의 계약(출 19:5-6)과 남왕국 전통인 다윗 계약(삼하 7:4-17)이라는 두 가지 틀로 꼭 나누어야 할까? 신구약의 한 하나님의 구속언약이라는 관점과 정경론적 관점에서, 북왕국과 남왕국 전승은 하나의 언약전승으로 보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김 박사는 “구약과 신약을 하나의 통합된 하나님의 계시의 책으로 보는 것은 성경적이다. 그러나 창세기의 모세 저작과 역사성을 도외시하고 바벨론 시기 신앙고백으로 보는 것과 요한복음이 묵시문학이라는 주장은 정경적 견해에서 벗어난다”며 “북왕국과 남왕국 전승은 구약에서도 대립되지 않고 다윗 전승은 모세 전승을 기초로 하므로, 이분법적으로 봐선 안 된다. 신구약 해석 방법 중 전승만 강조하는 것도 계시적 영감성을 약화시키는 고등비평적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왕국 모세 전승과 남왕국 다윗 전승이라는 이분법적 설명에 치중하다 보니, 새 모세의 노래(요한복음)와 새 다윗의 책(창세기)이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얼마나 드러내고 있는지, 두 책이 가르치는 하나님 나라의 비밀 초점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며 “하나님 계시의 전승은 오로지 예수 그리스도 구속사 언약의 전승으로서 모세-다윗 전승 이분법적이 아닌, 하나다. 두 전승이 아니라, 하나의 구속 계시 전승의 두가지 측면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 목사의 신구약 통합신학 추구 견해는 성경적이며 올바르다. 구약과 신약은 성경 원저자이신 하나님의 구속언약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책으로, 하나의 통합된 저서로 읽어야 한다는 견해는 귀한 통찰”이라며 “이야기 전승은 단지 구두 전승에 그치지 않고 문서적 전승이고 여기에는 성령의 인도하심이 있다. 성경은 언약서다. 하나님의 언약에 대한 이야기와 전승에 대한 정경론적 성찰이 중요하다. 앞으로 정경론적 해석 관점에서 더욱 보완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발표회 후 논평이 이어졌으며, 김영한 박사의 종합 후 사무총장 박봉규 목사의 광고, 오성종 목사의 축도로 포럼이 마무리됐다.

학술포럼에 앞선 경건회에서는 오성종 목사가 ‘성령의 감동으로 기록된 구약 성경은 그리스도의 복음에 대한 증언의 책입니다(딤후 3:14-16)’라는 주제로 말씀을 전했다. 이후 ‘국가를 위하여’ 고선이 목사(새마음교회), ‘한국교회와 북한구원을 위하여’ 오귀세 목사(광야복음교회), ‘전쟁 종식과 세계 평화를 위하여’ 우종구 목사(높은빛예심교회)가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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