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총선백서특별위원회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총선 패배 책임론을 부각한다는 당 내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총선백서특위 위원장을 맡은 조정훈 당선인이 최근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을 두고 친한(친한동훈)계가 “본인의 당권 도전을 위해 한 전 위원장을 의도적으로 깎아 내렸다”고 반발하는가 하면 3040 수도권 원외 중심 모임인 ‘첫목회’ 멤버들도 조 위원장을 겨냥해 “전당대회에 출마할 생각이면 위원장직을 내려놓아라”고 요구한 것. 당내에선 ‘백서 논쟁’이 오히려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19일 여권에 따르면 전날 국민의힘 당 지도부가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마친 뒤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진행한 원외 조직위원장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선 “총선백서특위가 너무 산으로 가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첫목회 간사를 맡고 있는 이재영 서울 강동을 조직위원장은 “(조 위원장) 본인이 당 대표에 나간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애기해 백서의 신뢰와 공정성이 벌써 훼손됐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위원장이 앞서 “그 누구도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서 자기의 역할을 마다할 수는 없다”며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을 비판한 것. 원외 조직위원장 임시대표단인 김종혁 경기 고양병 조직위원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특위가) 특정인(한 전 위원장)을 겨냥하는 것에 대해 우려가 나왔다”고 전했다.
첫목회 내 친한계로 분류되는 멤버들도 조 위원장을 향한 비판에 가세했다. 한 전 위원장의 ‘1호 영입 인재’인 박상수 인천 서갑 조직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조 위원장이) 백서특위 위원장을 하면서 조직위원장들을 만나는 건 일종의 선거 운동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했다. 김준호 서울 노원을 조직위원장도 “(조 전 위원장은) 공동묘지 위에서 자기 장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했다.
논란에 대해 조 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백서 이후의 조정훈 인생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출마 가능성을 부인했다. 또 “백서 쓰는 데 전념하고 있다. 주어진 시간 안에 임무를 완수할 것”이라며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특위는 29일 한동훈 비대위에서 사무총장을 지낸 장동혁 의원의 의견을 청취한 뒤 한 전 위원장도 면담할 계획이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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