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포함한 모든 국무위원들이 아주 특별한 배지를 가슴에 달았다.”(윤석열 대통령)
2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정부 각료들 가슴에는 윤 대통령 말처럼 작은 배지가 달렸다. 통일부가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의 송환을 기원하고 이들 가족의 아픔을 알리기 위해 제작한 ‘세송이 물망초’ 배지다. 물망초의 꽃말은 ‘나를 잊지 말아요’다. 물망초 배지를 직접 단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6‧25 전쟁 무렵과 그 이후 북한에 잡혀서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국군포로, 납북자, 억류자들을 잊지 말자는 물망초 배지”라며 “14년 전 오늘 제정된 ‘6‧25전쟁 납북피해 진상규명 및 납북 피해자 명예 회복에 관한 법률’의 취지를 되새기면서 국군포로, 납북자, 억류자 전원을 가족과 대한민국의 품으로 돌아오게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또 “속절없이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이제 고령이 되신 피해자분들과 그 가족의 아픔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며 “정부는 북한의 불법적이고 반인륜적인 처사를 규탄하며, 국민의 송환을 지속적으로 촉구해 왔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지난해 8월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도 저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납북자, 억류자, 국군포로 문제 해결을 위한 3국의 공동 의지를 천명했다”고 소개했다. 또 “국군포로, 납북자, 억류자 한 분 한 분은 최소한의 인권조차 보장되지 않는 북한에서 언젠가는 대한민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계신다”며 “이분들 모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앞서 통일부는 2월 납북자, 억류자, 국군포로 귀환을 염원하는 상징물(물망초)을 공개하고, 이를 모티브로 제작한 의상들을 ‘2024 F/W 서울패션위크’ 런웨이쇼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파란색 꽃잎과 황금색 꽃술, 은색 테두리는 고초와 역경 속에서도 그들이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과 희망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일본도 납북자 문제를 환기하기 위해 푸른색 리본을 착용하고 있다.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 당시 기시다 총리는 일장기가 아닌 푸른 리본을 달았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자국 국기를 배지를 달고 나온 것과 달라 주목을 받았다. 일본에서 ‘블루 리본’이라불리는 이 배지는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을 구출하기 위한 단체에서 지원금을 모으기 위해 판매하는 배지로 전해졌다. 푸른색은 북한에 납치된 일본 피해자와 가족의 재회를 기다리는 뜻이 담겨 있다. 납북자 문제는 최근 거론되는 북일 정상회담의 선결 조건으로도 거론된다. 현재로서는 북한과 일본 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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