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사학들이 고교평준화 정책이 시행된 지 50주년을 맞은 올해를 교육의 새 시대를 열어가는 개혁 원년으로 선포하고, 교육의 자주성과 선택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 한국교회를 상대로 유권자 운동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이사장:이재훈 목사, 이하 사학미션)가 3월 13일 서울 장충동 앰버서더 서울 풀만에서 ‘2024 정기총회 및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사학미션 회원인 전국 기독교학교 대표들을 비롯해 한국교회 주요 교단장 및 관계자들 200여 명이 함께했다. 특별히 총선을 앞둔 여야 국회의원들도 참석해 양당의 교육정책 및 사립학교 진흥 방안을 밝히는 한편, 기독사학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회의에 앞서 예배에서 설교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장 오정호 목사(새로남기독학교 이사장, 사학미션 이사)는 “오늘 우리는 믿음의 선조들이 자녀들의 미래와 대한민국의 수호를 위해 기도하면서 세운 학교를,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현장으로 만들기 위해 동지된 마음으로 모였다”라며 “기독교 정신으로 세운 학교의 권한을 찾는 일은 가만히 있는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대내외 도전과 어리석음으로 그동안 힘을 합치지 못해 위험이 닥친 현실을 직시하고 영적인 낙동강 전선인 기독교학교를 지키기 위해 느헤미야의 심정으로 싸울 것”을 권면했다. 오 목사는 “이 자리가 대한민국 미래를 열어가는 은혜의 시간이 될 줄로 확신한다”라면서 다음세대가 실력과 신앙을 겸비한 기독교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 현장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가 기독사학을 지키는 일에 관심을 두고 나서주길 부탁했다.
이어진 포럼에서는 ‘대한민국 교육개혁의 과제와 기독교학교’를 주제로 영역별 대표들이 나와 대담을 펼쳤다. 김운성 목사(영락교회)가 목회자로서 한국교회의 책임을 강조했고, 유병진 총장(명지대)은 기독대학의 역할을 당부했다. 또 한국기독교학교연합회 홍배식 회장이 기독교학교의 과제를 제시한 뒤 이에 따른 사학미션의 준비를 상임이사인 박상진 교수(한동대 석좌)가 발표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이들은 입을 모아 먼저 내부적으로 기독교학교부터 기독교 정신에 따른 건학이념에 대한 확신을 갖춰야 하며, 깨끗한 운영과 양질의 교육으로 경쟁력을 갖출 것을 요청했다. 외부의 도전에 맞서서는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모든 기독교학교가 한국교회의 학교라는 연대 의식을 품고 나서주길 소망했다.
사학미션 이재훈 이사장과 12명의 이사는 이러한 요구와 의지를 담아 현장에서 기독교학교 성명을 발표했다. 먼저 “교육의 자주성과 선택권은 보장돼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인 이들은 법과 제도의 위협 속에서 건학이념을 구현하는 것조차 어려운 시대를 직면하고 있는 기독교학교의 현실을 지적하며, 평준화 제도 50주년을 맞이한 2024년을 대한민국 교육개혁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그러면서 국회를 향해 △한국교회가 범 종교계 사립학교와 함께 ‘사립학교법 재개정’에 나설 것을 천명했고, 헌법재판소에 △개정 사립학교법에 대한 헌법소원과 효력정치 가처분 신청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판결 내려 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정부에도 △교육을 획일화시킨 50년 전 평준화 정책의 한계를 극복하고 교육의 자주성과 선택권을 동시에 보장하는 ‘평준화 2.0시대’를 제안한 가운데, 끝으로 기독교학교에는 △사회적 의무와 윤리적 소명을 다함으로써 신뢰받는 교육을 펼쳐나가길 도전했다.
이를 위해 사학미션은 연구를 거쳐 기독교사립학교가 건학이념을 구현할 수 있는 실제적인 방안을 제안할 방침이며, 토론회 및 학술대회를 통해 교육계와 종교계, 학생과 학부모들이 공감을 얻어간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2025 고교학점제를 대비해 기독교 세계관에 기초한 교육자료를 개발, 전국의 기독교학교에 제공할 예정이며, 교육미션센터 설립 및 권역별 기독대학·전문 기관들과 업무협약을 맺어 기존의 종교교육을 넘어선 온전한 기독교 교육의 시대를 열어가는 ‘평준화 2.0시대’의 목표를 제시했다.
한편 여야를 대표해 자리한 최재형 의원(국민의힘)과 김민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기독교학교가 우리나라 근대교육의 통로이자 역사의 굴곡 속에 항일 구국운동과 민족 교육의 요람이 됐던 사실을 언급하며 감사를 표하고, 오늘날 기독사학이 처한 위기 앞에 국회가 깊이 고민할 것을 약속했다. 무엇보다 두 사람 모두 크리스천으로서 앞으로도 기독사학이 고유의 역할을 감당함으로써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길을 찾아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