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샌델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란 저서에서 시장 지상주의 시대, 물질 만능주의 시대에도 달라지지 않는 진정한 가치에 대하여 말합니다. 문화와 과학이 크게 발전하며 돈이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도, 영혼의 갈급함을 채우지 못한 사람들은 여전히 많습니다. 삶의 외형적인 조건들이 잘 갖추어졌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 성경본문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성벽을 완벽하게 재건하고, 평안한 삶을 보장 받을 수 있다고 자신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마음은, 영혼은 어딘가 뚫려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수문 앞에 모여 내면의 회복, 부흥을 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들은 말씀을 가지고, 하나님을 예배함으로 살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새로운 출발을 위한 외부적인 공사가 모두 마무리된 후 일곱째 달이 되자 수문 앞 광장에 모였습니다. 모두가 함께 모였습니다(1절). 모인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 듣기를 청하고 있습니다(2절).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말씀 앞에 모인 것은 정말 획기적인 사건입니다. 솔로몬 이후 왕국이 분열되고 약 513년 동안 백성들이 하나님의 말씀 앞에 모였다는 기사가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요시야 왕 때 율법책을 가까이 두고 말씀대로 살아보려고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당대의 일로 끝나고, 다들 하나님의 말씀을 가볍게 여기며 살아온 지 500여년 만에 모든 백성이 하나님의 말씀 앞에 일제히 엎드려 있는 것입니다.
3절에 보면 그들은 새벽부터 정오까지 6시간 넘게 말씀 듣는데 온 정성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또한 5절에서는 그들이 말씀을 듣고 일어섰다고 말씀하고, 13절에서는 다음 날 그 말씀을 더 밝히 알고자 다시 모였다고 기록합니다. 본문 속에 ‘알아듣다’는 단어와 ‘깨닫게 하다’는 말이 6번 등장하는데, 이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얼마나 사모하였는지를 보여줍니다. 이제까지 잊고 살았던 그 말씀, 말씀과는 상관없이 살았던 자신들의 지난날들을 뒤돌아보며 말씀 앞에 부복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예배입니다.
여기에 우리 살길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여 집중하는 그곳에 부흥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아모스 선지자는 역사 속에 다가올 비극을 “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암8:1)로 표현합니다. 현대 사회에는 많은 양의 정보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그럼에도 오늘날 우리는 말씀의 기갈을 겪고 있습니다. 이 비극은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한데서부터 출발합니다. 말씀이 우리에게 반복적으로 경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정도면 괜찮겠지’ 하고 적당히 타협하며 지나치는데 익숙합니다.
우리의 삶 속에는 끊임없이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고 있습니까? 그 말씀이 지속적으로 깨달아지고 있습니까? 그 말씀에 대한 갈급함이 남아 있습니까? 그 말씀을 접촉할 수 있는 예배에 집중하고 있습니까? 다시 예배를 통해 말씀으로 돌아가 새로운 부흥을 소망하며 나갈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하나님의 사람은 하나님을 기뻐함으로 삽니다. 말씀 앞에서 울고 통곡하는 백성들에게 에스라는 오늘은 주의 성일이니 근심하지 말라고 하며, 여호와를 기뻐하는 것이 너희 힘이라고 소개합니다(9~10절). 말씀 속에서 누려야 할 진정한 기쁨을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기뻐합니까? 느헤미야서에서 말하는 기쁨은 우리가 추구하는 기쁨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이 기쁨은 첫째, 구원받은 하나님의 사람들이 누리는 죄 용서함의 기쁨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 기쁨을 알지 못하고 슬퍼했습니다. 아니 말씀이 선포될 때 그들 마음속에 숨겨 두었던 죄가 떠올랐을 것입니다. 불순종하고 패역했던 죄, 하나님의 말씀에 실패했던 죄들이 떠올라 울고 통곡합니다. 여호와를 기뻐하는 것은 죄 용서함에서 오는 기쁨입니다. 이 기쁨이 없는 하나님의 사람은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습니다(시32:3~5절 참고). 반대로 이 기쁨을 발견한 사람은 “허물의 사함을 얻고 그 죄의 가리움을 받은 자는 복이 있도다”라고 선포할 수 있습니다(시32:1).
둘째로, 구원받은 사람들은 하나님과의 교제에서 오는 기쁨을 누립니다. 하나님을 기뻐함으로 그들은 하나님과 교제하고, 이웃과 삶을 나누며 살아갑니다. 하나님이 그들 삶의 원동력입니다. 그리하여 자기의 것을 나누고(12절), 절기를 지키고(14-16절) 살아갑니다.
하나님을 예배함은 위로부터 오는 하늘의 기쁨을 소유하게 합니다. 하나님을 예배함은 하나님과의 교제를 깊어지게 하여, 하늘의 능력으로 살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