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법주사 말사인 충북 제천의 정방사에 모셔둔 ‘목조관음보살좌상’ 안에 있어야 할 ‘발원문’이 수년 전 감쪽같이 사라진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1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제천시와 정방사 측은 충북도유형문화재인 이 유물의 발원문 1점이 분실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난해 3월 문화재청에 신고했다.
이 발원물은 250~300년 전 조선 중기 보살상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제천 정방사목조관음보살좌상’의 조성연도와 배경 등을 가늠할 수 있는 기록이 담긴 ‘복장 유물’이다.
문화재적 가치가 큰 이 유물은 쉽게 설명하면 일종의 ‘자동차 등록증’과 같은 것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시와 정방사 측은 2017년, 2022년 정기 유물 점검 때 이 발원물이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시와 정방사 측은 그러나 분실을 확인한 지 1년이 지난 지난해 3월에야 문화재청과 경찰에 “유물이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신고했다.
그런 이유에 대해 시 관계자는 “2017년과 2022년 정기 조사에서도 발원문이 불상 안에 없다는 걸 확인했지만 불상을 관리하는 주지스님이 바뀌면서 이 유물이 유실된 것으로 보고 사찰 측에서 찾고 있는 상황을 계속 확인하고 있었다”며 “그러다 계속 유물을 찾지 못하자 문화재청에 신고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신고를 받은 문화재청과 경찰이 조사를 벌였지만 도난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며 “정방사 측에서도 아직까지 이 유물이 어디에 있는지 찾지 못해 현재는 분실 상태로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이 유물이 도단 당했는지는 현재로선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다.
문화재청과 제천시, 정방사 측은 이런 앞뒤 정황을 고려할 때, 이 유물이 주지스님이 바뀐 2014∼2017년에 사라졌고, 사찰 내 어딘가에는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발원문은 불상과 함께 있을 때 문화재로서 가치가 있기 때문에 불법으로 거래됐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제보 등을 통해 발원문을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방사 법당에 모셔져 있던 관음보살상은 20년 전에도 수난을 당했다. 이 보살상은 2004년 사라졌다가 10년 만인 2014년 경매에서 발견됐다. 경찰 수사를 거쳐 되찾은 불상은 2017년에야 제자리로 돌아갔다.
(제천=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