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미드로르 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 “북한, 이란∙하마스와 사실상 동맹…조직적 무기전달 체계 갖춰”


야코브 아미드로르 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이 이란, 하마스, 헤즈볼라와 사실상 동맹 관계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란을 매개로 조직적 무기 전달 체계를 구축한 집단들로, 결과적으로는 하마스를 지원하는 협력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국가안보보좌관과 이스라엘 방위군 장성을 지낸 아미드로르 전 보좌관은 하마스 기습 공격의 파괴력을 교훈 삼아 한국도 북한의 기습 공격에 대한 체계적인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스라엘의 공격이 과하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하마스의 10월 기습 공격은 ‘비례성’을 따질 수 없는 야만적 행위였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스라엘 현지에서 함지하 기자가 아미드로르 전 보좌관을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지난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할 당시 북한 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것이 하마스에 대한 북한의 직접적인 지원인지 여전히 의문이 남는데요. 어떻게 보셨습니까?

아미드로르 전 보좌관) 북한의 직접적인 지원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나 북한은 이란과 하마스, 헤즈볼라 등이 포함된 동맹의 일부분(part of the alliance)입니다. 2006년 레바논 작전에서 헤즈볼라가 보유한 북한 로켓이 발견된 적이 있습니다. 물론 헤즈볼라가 북한과 직접 연결된 것은 아닙니다. 북한은 이란을 통했고, 이란은 (북한 무기를) 헤즈볼라에 전달했습니다. 적어도 제가 아는 한 하마스와 북한이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항상 협력하고 있는 같은 국가 그룹입니다. 물론 이란과 협력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하마스를 돕는 것입니다.

기자) 북한 무기가 밀반입 방식으로 하마스에 흘러 들어간 것이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아미드로르 전 보좌관) 밀반입은 아닙니다. (북한 무기는) 이란이 구매해 운송하고 전달하는 과정을 거쳐 헤즈볼라의 손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곤 결국 하마스에 갔죠. 이란이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대신해 무기를 구입하는 일종의 조직화된 체계인 것이죠.

기자) 10월 7일 공격 당시 상황을 되짚어 보겠습니다. 이스라엘의 피해가 매우 컸는데요.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입니까?

아미드로르 전 보좌관) 우리가 기습 공격을 당하고 하마스는 민간인 거주지를 성공적으로 침입했기 때문에 피해가 컸습니다. 2개의 군대나 테러리스트와 군대가 서로 싸운 게 아니었습니다. 테러리스트들이 민간인 거주지에 침입해 여성과 아기, 노인을 죽인 것입니다. 그들은 방에 있던 할머니와 엄마, 두 자녀를 죽이고 그 과정에서 성폭행도 했습니다. 음악 축제에서 360명을 죽였습니다. 무방비 상태였습니다. 노래를 불렀을 뿐입니다. 그런데도 엄청나게 많은 사람을 죽이고 그곳에서 약 40명을 가자지구로 끌고 갔습니다. 400여 명이 그 자리에서 죽고, 납치됐습니다. 총과 로켓 추진식 유탄발사기(RPG)를 손에 쥔 사람들이 음악 축제로 향하면 그 피해는 클 수밖에 없습니다.

기자) 이스라엘 군이 이런 상황에 전혀 대비하지 않은 것 아닙니까?

아미드로르 전 보좌관) 그렇습니다. (이런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확히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에 대한 정보는 없었습니다.

기자) 정보당국이 실패한 것이군요.

아미드로르 전 보좌관)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실패했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조사가 이뤄질 사안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모든 관심과 에너지를 전쟁에 쏟고 있습니다. 하마스를 파괴하고, 하마스의 모든 구성원, 지도부를 죽여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목표이고 목적입니다. 군은 이 일로 매우 바쁩니다. 과거에 일어난 일을 조사하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이 그날의 실수를 조사할까요? 언제 할까요? 전쟁이 끝난 뒤에 그렇게 할 것입니다.

기자) 당시 하마스는 수천 발의 로켓을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했습니다. 아이언 돔이 이를 제대로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는데요. 외부의 이런 평가가 사실인가요?

아미드로르 전 보좌관) 이번 전쟁을 통해 우리는 모든 (방어) 체계를 시험해 보고 있습니다. 아이언 돔은 이 체계의 중추 역할을 합니다. 우리에게는 더 길고, 빠른 다비즈 슬링 방공체계가 있습니다. 애로우 2와 3도 있습니다. 애로우 3은 사거리가 가장 긴 요격 체계입니다. 우리에겐 패트리엇 포대도 일부 있습니다. 모드 전쟁을 하면서 시험을 거쳤고 결과는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방어 체계의 중추는 아이언 돔입니다. 아이언 돔은 (하마스의) 공격 첫날 발사된 수천 발의 로켓과 미사일을 잘 막았습니다. 이스라엘의 피해는 매우 경미합니다. 하마스는 이 체계를 파괴하지 못했고, 이 체계는 대부분의 미사일과 로켓을 요격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기자) 한국에도 이스라엘과 유사한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남북한은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있고, 하마스가 글라이더 등을 타고 침투한 것처럼 유사시 북한의 특수전부대도 일제히 군사분계선을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직 장성으로서 한국에 어떤 조언을 하시겠습니까?

아미드로르 전 보좌관) 한국은 우리의 실패를 교훈 삼아야 합니다. 이는 기습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습이 아니었다면 우리의 상황이 훨씬 더 나았을 수 있습니다. 정보와 작전이라는 관점으로 볼 때 가장 문제가 된 것은 기습 공격입니다. 우리는 기습 공격에 대비한 전선을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에겐 정보력이 있고 우리는 대비 태세를 갖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습니다. 정보기관의 경보가 없이도 충분히 복원력이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정보력의 실패는 곧바로 전체 체계의 실패로 이어집니다. 정보의 실패가 체계의 실패가 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어떤 상황에서도 충분히 버틸 수 있는 복원력을 가진 체계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죠.

기자) 현재 하마스는 고전하고 있습니다. 처음 이스라엘을 공격할 때 이런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던 것일까요?

아미드로르 전 보좌관)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얼마나 심각하게 대응할 준비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우리가 가자지구 북부지역 전체를 장악하고 다른 중심부 지역을 장악하기 위해 전투를 벌인다는 사실에 그들은 놀랐을 것입니다. 그들은 미국이 우리에게 작전을 계속할 수 있는 여건과 시간을 허락할 것이라는 점도 고려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민주주의가 생존을 위협받을 때 광분할 수 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뒤쫓기로 했습니다. 가자지구 전체를 장악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들을 모두 죽일 것입니다. 모든 기반시설을 파괴할 것입니다. 전쟁이 끝나면 하마스는 군사 조직으로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1년이 걸리더라도 우리는 그렇게 할 것입니다.

기자) 하지만 이스라엘의 대응이 과하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아미드로르 전 보좌관) 사람들은 비례성을 따집니다. 이것은 비례적인 것이 아닙니다. 음악 축제에서 사람을 도살하고, 여성을 강간하고, 아기를 죽인 상황에서 우리의 비례적 대응은 무엇이라는 것입니까? 우리는 하마스의 군사적 능력을 제거할 것입니다. 우리가 치르는 대가가 무엇이든, 팔레스타인인이 치르는 대가가 무엇이든, 군사 조직 하마스는 앞으로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10월 7일의 야만적인 공격 이후 하마스는 군사 조직으로서 존재할 권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가자지구 주민들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주민들에게 가자지구 남쪽에 우리가 지정한 안전한 피난처로 이동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하마스는 주민들의 이동을 막았습니다. 우리의 관심사는 민간인 사망자 수를 최소화하는 것이지만 그들의 관심사는 민간인 사망자 수를 최대화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전쟁은 매우 길 것입니다. 지상에서 통제권을 확보할 때까지 계속 싸울 것이고, 이후 지하로 들어가 그들이 만든 모든 땅굴을 파괴할 것입니다.


야코브 아미드로르 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이 VOA 함지하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기자) 그런데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 이후 더 많은 팔레스타인 아이들이 죽지 않았습니까?

아미드로르 전 보좌관) 물론 하마스가 아이들을 인간 방패로 사용한다면 더 많은 아이들이 죽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입니까? 하마스는 어떤 처벌도 면할 수 있게 됩니다. 가자지구의 통치자로도 계속 남아있게 됩니다. 우리가 그들을 제거하지 않는다면 하마스는 내년에도 지난 10월 7일에 했던 일을 벌일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그래도 괜찮은가’, ‘대안은 무엇인가’입니다. 대안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하마스가 인구 밀집 지역에서 싸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마스는 자국민의 등 뒤에 숨어서 싸우고 있습니다. 민간인들 속에 섞여 있다고 해서 우리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게 대안입니까? 그렇다면 그들은 내년에 또다시 공격할 것입니다.

진행자) 과거 북한이 한국을 군사적으로 공격했을 때 한국이 반격해야 하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었습니다. 확전 가능성 때문인데요.

아미드로르 전 보좌관) 한국 상황을 자세히 모르기 때문에 어떤 말씀을 드리긴 어렵습니다만, 제가 말할 수 있는 건 이것입니다. 야만인들이 이스라엘을 공격했을 때, 그러니까 아기들을 오븐에 넣고 여성들을 성폭행하고, 걷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았을 때 이스라엘인들은 거의 만장일치로 이스라엘 방위군이 하마스의 군사적 능력을 제거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가자지구에 대한 작전을 개시한 이후 150명 이상의 이스라엘 군 장병이 사망했고,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될 대가를 치를 준비가 돼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대안이 없습니다. 대가를 치르더라도 하마스를 파괴할 것입니다. 하마스는 선을 넘었습니다. 민간인은 공격 대상이 아닙니다. 민간인 지역에 들어가더라도 고의로 죽이지 말아야 한다는 규칙이 있습니다. 아기와 여성을 강간하는 건 우연이 벌어진 일이 아닙니다. 선을 넘은 것입니다.

기자) 가자지구에서 차가 통과할 정도로 큰 땅굴이 발견됐습니다. 군사작전을 펼치는 데 있어 땅굴이 어떤 난관을 줍니까?

아미드로르 전 보좌관) 한 지역을 점령한 뒤 통제권을 확보함으로써 전쟁을 끝냈던 우리 세대와 달리 지금 세대의 전쟁은 그 지역에 들어가면서부터가 시작입니다. 지하로 들어가서 모든 땅굴을 찾아내고, 땅굴에 있는 사람들을 찾아 제거하고, 땅굴을 파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한 장소에서 동시에 2개의 전쟁을 치르는 셈입니다. 지상에서 싸우면서도 더 긴 전쟁을 땅속에서 벌이는 것입니다. 우리는 서서히 이를 습득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겐 경험도, 이를 배울 곳도 없었습니다. 아무도 땅굴에서 싸우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 많은 경험을 쌓았습니다. 서서히 땅굴을 찾아내 파괴하고 있는 것입니다.

기자) 이스라엘은 2007년에 시리아의 핵시설을 공습했습니다. 북한의 지원을 받아 비밀리에 건설 중이던 시설이었는데요. 이스라엘은 북한의 핵 시설이 다른 중동 지역에서 발견된다면 같은 작전을 펼칠 것입니까?

아미드로르 전 보좌관) 기본적으로 우리에겐 ‘베긴 독트린’이라는 교리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는 중동 국가들이 핵 군사력을 보유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라크와 시리아에 대해 총 2번의 공습을 단행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란을 폭격하고 싶어 한다는 건 비밀이 아닙니다. 적절한 시기를 찾지 못했을 뿐이죠. 3번째 도전에도 우리는 준비돼 있습니다. 중동의 누군가가 핵무장을 시도한다면 이스라엘은 이를 막으려 할 것입니다.

기자) 전쟁이 언제쯤 끝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아미드로르 전 보좌관) 우선 전쟁은 길 것입니다. 지금은 전쟁의 첫 번째 단계로, 매우 집중적인 작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가자지구 북부와 남부의 지상 통제권을 확보하는 단계죠. 가자지구 한가운데에 지상군을 투입하진 못했습니다. 두 번째 단계는 집중적인 이 전쟁의 일부분입니다. 우리는 땅굴을 발견하고 이를 파괴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작업은 2~3개월 더 걸릴 것입니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난 뒤 우리는 1년 동안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을 심문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가자지구에 대한 청소에 나설 것입니다. 모든 것을 밝혀내고 파괴하는 데는 1년이 걸릴 것입니다. 그렇게 내년 말이면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위협으로 남아있지 않게 될 것입니다. 학교와 모스크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군사적 역량은 전혀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기자) 북부지역 전황은 어떻습니까? 헤즈볼라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들이 침투할 가능성도 있습니까?

아미드로르 전 보좌관) 양측의 행동에서 볼 수 있듯이 양쪽 모두 큰 전쟁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국경 근처, 펜스 근처에서만 싸우고 있습니다. 그들은 실수하지 않기 위해 매우 조심합니다. 헤즈볼라는 우리가 그들 병사 120명을 죽였다고 말합니다. 제가 보기엔 그것보단 더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만, 그 수 대로라면 우리는 12명의 병사와 장교를 잃었습니다. 우리 입장에선 1대 10이 아니라 1대 100이 돼야 하기 때문에 이는 매우 나쁜 비율입니다.

지금까지 야코브 아미드로르 전 보좌관으로부터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분쟁 상황과 북한과의 연계성 등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함지하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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