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최고 지도자가 이스라엘과의 휴전 협상을 위해 이집트에 도착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에도 우크라이나에서 군사활동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확인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최대 50만 명의 추가 병력 동원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휴전 협상 재개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이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최고 지도자 이스마엘 하니예가 이스라엘과의 휴전 협상을 위해 20일 이집트에 도착했습니다. 이집트는 카타르와 더불어 현재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협상의 물꼬는 어떻게 열린 건가요?
기자)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옥스’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먼저 휴전 협상을 제안했습니다. 악시옥스는 2명의 이스라엘 관리와 사안을 잘 아는 또 다른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인질 약 40명의 석방을 위해 적어도 1주일 휴전을 제안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쪽에서도 나온 이야기가 있습니까?
기자) 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도 하마스에 억류돼 있는 인질들의 추가 석방을 위해 교전을 중단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헤르초그 대통령은 19일, 예루살렘 대통령 관저에서 자국 주재 약 80개국 대사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과 전쟁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 테러 조직 하마스와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인질 석방을 위해 또 다른 교전 중단과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는 인질은 몇 명인가요?
기자) 약 130명의 이스라엘인들과 외국인들이 아직 남아 있다고 하는데요.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미국인 8명도 포함돼 있다고 19일 밝혔습니다.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남부 기습공격으로 가자지구에 끌려간 인질은 약 240명이었습니다.
진행자) 앞서 임시 휴전 때는 몇 명이나 풀려났습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은 지난달 24일부터 연장에 재연장을 거듭하는 식으로 총 7일 휴전 기간에, 인질 약 100명을 돌려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달 1일부터 가자지구에 대한 공세를 재개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지난 15일 이스라엘 인질 3명이 이스라엘군의 오인 사격으로 목숨을 잃는 사건이 벌어진 후, 국내외에서 휴전 압박을 거세게 받아왔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이스라엘은 전쟁 의지를 굽히지 않았는데, 일단 한 걸음 물러선 모양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은 인질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하마스를 완전 소탕하는 것뿐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해왔는데요. 이스라엘이 휴전을 언급한 건 지난 1일 임시 휴전 종료 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하마스 역시 전면적인 휴전 없이 인질 석방은 없다고 공언해 왔는데요. 일단 양측 간 휴전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진 셈입니다.
진행자) 아직도 가자지구에는 100 명넘게 인질들이 남아 있다고 했는데, 만일 협상이 타결된다면, 우선 석방 대상은 어떤 사람들이 될까요?
기자) 악시오스 등에 따르면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나머지 여성들과 60세 이상 남성들, 또 병이 들거나 중상자, 긴급 치료가 필요한 인질들이 우선 석방 대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지금 가자지구의 인도적 상황도 매우 심각하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은 국제 사회의 압력에 밀려 식량, 식수, 의료품 등에 한해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품 반입을 허용한 상태긴 한데요. 하지만 이집트 국경 근처 검문소에서 구호품 트럭을 검사하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면서 하루 100여 대의 트럭만 들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여기에 이스라엘군의 폭격도 계속되고 있어, 구호품 반입이 원할하지 못하다고 유엔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하마스 지도자가 2차 휴전 협상에 나선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엘 하니예는 20일 하마스 고위급 대표단과 함께 이집트를 방문했는데요. 하니예는 아비스 카멜 국가정보국(GNI) 국장 등 이집트 고위 관리들과 회담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벌어지면서 최근 언론에 자주 노출된 하마스 지도자는 야히야 신와르 아니었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스라엘 정보당국에 따르면, 하마스 조직의 핵심 지도자는 3~4명인데요. 신와르는 하마스 군사 지도자이자 가자지구 지도자로, 현재 이스라엘이 최우선 제거 대상이라고 공언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지금 이집트를 방문 중인 이스마일 하니예는 정치 부문 지도자로서 하마스의 사실상 수반 역할을 해왔습니다. 주로 이집트나 카타르 등지에서 활동해왔고요. 이밖에 모하메드 데이프 알카삼 여단 최고 사령관 등이 하마스 지도부를 이루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에서는 양측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커지고 있는데요. 유엔 안보리 표결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아랍에미리트(UAE)가 작성한 휴전 촉구 결의안 표결이 당초 19일 예정돼 있었는데요. 하지만 미국이 일부 문구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20일로 연기됐습니다. 미국은 ‘중단(cessation)’이라는 단어 대신, ‘보류(suspension)’로 수정할 것을 요구했는데요. 이와 관련,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19일)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는 가자지구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지지하는 결의를 환영하지만 결의안의 구체적인 내용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계속해서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소식 살펴 보겠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금 2년째 벌어지고 있는데요. 끝날 조짐이 전혀 없어 보이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에도 지금의 기세를 이어가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19일 러시아 국방부 이사회 확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러시아가 지난 수개월간 계속된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격퇴하고 전쟁의 주도권을 잡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내년에도 군사활동을 이어갈 것이라는 의지를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의 발언 내용 좀 더 들어보죠.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가 옳다고 생각한 일을 수행하고 있다” 면서, 우크라이나에서의 특별 작전 목표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러시아는 지금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동쪽으로 1cm도 이동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어기고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이른바 ‘나토의 동진’ 문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미국과 서방이 30년 전 독일 통일 당시, 해당 약속을 해놓고 계속 어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나토는 소련 붕괴 후, 동유럽과 중유럽 국가들을 받아들여 왔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나토는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고요. 실제로 명문화된 문구도 없습니다. 다만, 제임스 베이커 당시 미 국무장관이 통일 독일의 최종 지위와 나토 가입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모스크바에서 회동했는데요. 이때 비슷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베이커 전 국무장관은 이런 논란에 입장을 밝힌 적이 있습니까?
기자) 네. 베이커 전 장관은 지난 2014년 한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이야기는 전후 문맥을 살피지 않은 우스운 주장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당시 협상을 시작하면서 ‘만약에(what if)’라는 말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한 개인의 발언이 동맹의 합의나 조약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게 나토의 공식 입장입니다.
진행자) 지금 우크라이나도 나토 가입을 추진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우크라이나도 오래전부터 나토 가입을 추진해 왔고요. 이는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내세운 이유의 하나기도 합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면 자국의 안보가 위협을 받는다고 주장해 왔는데요. 푸틴 대통령은 이날(19일) 국방부 확대회의에서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의 휴전 협상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닌 듯합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미국, 서방이 협상을 원한다면 응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우리는 우리의 국익에 따라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러시아는 유럽과 싸울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 자리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도 있었습니까?
기자) 네. 이날 국방부 확대회의는 러시아군의 올해 성과를 결산하고 내년 계획을 논의하는 자리였는데요. 쇼이구 장관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군사작전 개시 후 우크라이나 군에 38만3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쇼이구 장관은 또,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나토 회원국들보다 더 많은 첨단 무기를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외부의 위협에 비례해 가까운 장래에 150만 명의 군인으로 러시아 전력을 증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우크라이나 쪽에서도 병력 증강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같은 날인 19일, 한 해를 결산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군이 추가로 45만 명에서 50만 명 규모의 신규 병력 징집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문제는 민감한 사안으로 아직 최종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이는 의회의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전쟁이 길어지면서 계속되는 지원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습니까?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재정 지원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재정 지원은 우크라이나 방어의 핵심이며, “미국이 우리를 배신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