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승리를 믿고 마지막까지 응원했습니다.”
28일 오후 10시경 부산 동구 부산시민회관 대강당.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 국제박람회기구(BIE)의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도시 선정을 생중계로 지켜보던 부산 시민 김모 씨(42)는 긴장한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부산 시민 1000여 명은 이날 오후 8시 반경부터 대강당에 모여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성공 유치 시민응원전’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2030 엑스포 부산에 유치해” “엑스포, 부산이 합니다” 등의 구호를 소리 높여 외치며 서로 기운을 북돋았다. 부산시가 제공한 발광다이오드(LED) 부채와 ‘오늘, 부산이다’라고 적힌 깃발을 일제히 흔들기도 했다.
부산시립합창단 등으로 구성된 엑스포 응원팀 ‘드림아이응원단’도 무대에서 열띤 공연을 이어갔다. 파리에서 막판 유치전을 펼치는 박형준 부산시장은 영상메시지를 보내 “시민들의 헌신과 응원에 감사한다”고 했다.
응원으로 달궈졌던 대강당은 경쟁국의 프레젠테이션(PT) 발표가 시작되자 이내 긴장감이 흘렀다. 시민들은 숨죽인 채 대형 스크린의 생중계 화면을 응시했다. 유치 경쟁국 중 가장 먼저 PT에 나선 한국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한덕수 국무총리, 박 시장 등의 발표를 끝낼 때마다 박수가 쏟아졌다. 객석 곳곳에선 “부산이 되겠네”라는 말이 쏟아졌다. PT를 지켜보던 백명기 2030부산월드엑스포 시민참여연합 대표는 “부산을 사랑하는 1300여 명이 엑스포 유치를 위해 민간단체를 만든 뒤 현재까지 거리응원전과 콘서트 등을 수없이 진행했다”며 “후회 없는 응원전을 펼친 만큼 부산이 유치 도시로 선정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했다.
부산시내 번화가 음식점과 술집 등에선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TV로 유치전 생중계를 지켜봤다. 해운대구 주민 김흥섭 씨(38)는 “부산의 엑스포 유치가 확정되면 앞으로 6년간 부산에 엑스포 기반시설 건립을 위해 엄청난 예산이 투입될 것”이라며 “그동안 떠나기만 하던 청년들이 유입되며 부산에 생기가 돌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부산진구 연지동 주민 현모 씨(38)는 “지금 초등학생인 아들이 중학생이 돼 부산 엑스포를 경험하면서 미래의 희망을 설계할 수 있길 기원한다”고 했다.
앞서 부산 남구 부산박물관 대강당에서도 오후 5시부터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염원 국민대축제’가 열렸다. ‘2030월드엑스포 축제집행위원회’가 유치 발표를 앞두고 마련한 행사다.
이날 행사에서 사회자가 “2030 월드엑스포”라고 외치자 객석에 있던 참가자 300여 명은 손을 번쩍 들어 올려 “부산 만세. 부산 만세. 부산 만세”라고 화답했다. 테너와 소프라노 성악가들은 ‘그리운 금강산’ ‘지금 이 순간’ 등의 곡을 부르며 행사장 분위기를 달궜다. 해군 군악대는 ‘내 나라 내 겨레’ 등을 연주했다. 행사에 참여한 문정수 전 부산시장은 “부산이 엑스포 개최 도시로 정해지도록 마지막까지 뜨거운 열기를 모으자”고 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