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어떻게 신이 되었나?
교회사 속 가짜 신들 계보 정리
한국 사회 특징 단일성·밀집성,
획일성·집중성, 극단성·조급성
현세 도피·탈출, 돌파구 마련용
국가적 차원 대책·관심 필요해
내가 신이다
양형주·정윤석 | 기독교포털뉴스 | 308쪽 | 18,000원
▲(오른쪽부터) 저자 양형주 목사와 정윤석 기자. ⓒ이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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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지난 3월 3일 공개한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연출 조성현 PD)’은 JMS 정명석 등 스스로 신이 된 4명의 문제적 교주를 다루면서 사회적으로 이단사이비에 대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단 전문가들이 집필한 <내가 신이다>는 한국교회 1백여 년 역사 속 자칭 하나님, 자칭 재림주들의 ‘계보’를 개관하면서, 자칭 ‘여신·남신’들이 스스로를 신격화할 수 있었던 핵심 이단적 교리를 분석하고 있다.
책에서는 1917년 이순화를 시작으로 2023년 현재 수감중인 신옥주·이재록에 이르기까지 총 27명의 교주를 다루면서, 그들이 ‘신’이 된 과정과 신비 체험 등도 분석하고 있다. 다음은 23일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두 저자의 발언 내용.
-출판 동기는 무엇인가.
양형주 목사: 일반 사회에서도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다큐멘터리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 모습을 봤다. 다큐 자체는 아무래도 자극적 내용이 부각되다 보니 ‘어쩌다 저런 사이비종교에 빠졌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 일색이었다. 그래서 이들이 자칭 신으로 등극하는 과정, 인생 스토리를 추적해 좀더 적나라하고 정확하게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한국 사회의 사회적 병리현상과 함께 무속주의·기복주의 신앙이 어떻게 폭발했는지에 관심이 있었는데, 이는 한국교회에서 수없이 등장한 자칭 ‘남신·여신’과도 관련이 있다. 그런 부분들을 정리해 정윤석 기자에게 보냈는데, 정 기자가 그간 모은 자료들을 합해 공동 저술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서로 보완하면서 집필했다.
정윤석 기자: 넷플릭스 다큐를 보고 자극과 충격은 받았지만, 책으로 낼 생각은 못하다 양형주 목사님 제안으로 책이 만들어졌다. 제가 운영하는 신문에 이단 계보를 연재해 왔는데, 역사물을 좋아해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 스타일로 써놓은 것이 바탕이 됐다. 아무쪼록 이 책을 통해 이단의 계보를 파악할 뿐 아니라,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길 바란다.
양형주 목사: 목차를 기획하면서 한 가지 염두에 뒀던 것은 그들을 수많은 자칭 ‘남신·여신’으로 만든 핵심 왜곡 교리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이들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그리고 바른 복음에 대한 이해, 올바른 방향까지 제시하고자 했다.
정윤석 기자: 양형주 목사님의 ‘남신·여신’이라는 용어가 참 창의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책 구성을 소개해 달라.
양형주 목사: 서론에서 자칭 ‘남신·여신’이 등장하게 된 민족적·사회적 고찰을 짧게 시도한 후, 남신과 여신의 사례를 10여 명씩 다뤘다. 남신보다 여신이 책에 먼저 나오는 이유는, 한국에 ‘여신’부터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만의 비밀 교리와 바른 교리 이해에 대해.
정윤석 기자: 1부 여신과 2부 남신을 읽다 보면, 반드시 알아야 할 읽을거리들도 중간에 등장한다. 예를 들어 ‘피가름 교리’에 대한 정확한 용어 설명과 사이비 종교 사상 최악의 참사인 ‘백백교’ 사건 등이다.
-자칭 ‘남신·여신’들에게 빠지지 않는 해결책은 무엇일까.
양형주 목사: 왜 유독 우리나라에 자칭 사이비 교주나 재림주들이 많은 것일까? 이는 우리나라의 사회적 특징과 무관치 않다. 우리나라는 단일 민족이고, 많은 사람들이 밀집해 살아간다. 단일성과 밀집성인데, 이로부터 파생되는 특징이 획일성과 집중성, 극단성과 조급성, 그리고 역동성이다.
이는 사회학자들이 꼽는 한국 사회만의 독특한 특징이기도 하다. 우리는 유달리 ‘대박, 지름길’ 같은 것을 좋아한다. 이단사이비 내에도 이런 한국인들의 특징이 들어있다.
1907년 평양대부흥이 일어났을 때, 극단적으로 하나님의 능력과 신령함을 추구하는 세력들이 일부 생겨났다. 피안의 세계에 힘입어 현세를 도피·탈출하거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몸부림이었을 것이다. 샤머니즘도 그렇게 창궐했다. 그렇게 자칭 남신·여신이 출몰하기 시작했다.
교회 현실에서는 바른 교리교육의 부재 때문이다. 우리나라 초창기 선교사들은 SVM(학생자원운동) 출신이 많았고, 이들이 극단적 세대주의 종말론을 갖고 왔다. 교리교육 부재와 극단적 세대주의 종말론이 결합해 건강하지 못한 쪽으로 흘러갔다. 절망 가운데 있는 사람들은 특별한 경험에 빠져들고 쏠리기 마련 아닌가.
정윤석 기자: 이단 계보를 엮으면서 발견한 것은, 한국교회 초창기부터 이단사이비가 발흥했다는 것이다. 당시 한국교회는 사회를 이끄는 주체였음에도 그랬다. 그러므로 한국교회 타락이 이단사이비 발호의 본질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이단사이비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요즘 버스를 타면 금연이 아니라, 마약예방 광고가 나오더라. 이단사이비도 마약과 같다. 국가가 관리하고 관심을 갖고 고민해야, 이단사이비가 줄어들 것이라 확신한다.
그 이유는 이렇다. 정명석이 2008년 10년형을 받았다. 더 피해자가 많았던 그때 이번처럼 30년형을 받았다면, JMS는 지금과 같은 위상을 갖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신이다> 조성현 감독. 이단, 사이비 교주들의 해악을 보도해 맹목적 신앙에 대해 반성하는 계기를 마련하려는 의도로 프로그램을 연출했다고 한다. 교계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이단과 사이비 집단에 대한 교의적이고 신학적인 예방책까지 구체화할 책임을 갖는다.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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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록도 1999년 MBC 난입 사태 때 PD수첩 방송을 온전히 하지 못했다. 가처분에 의해 15분이 삭제됐는데, 그 분량이 여자 문제였다. 그때 여자 문제가 알려졌다면, 그 무렵 태어나 성인이 된 여청년들이 2018년에 피해자가 됐을까? 신옥주도 사기 혐의만으로 징역 7년형을 받았는데, 이것으로 충분할까? 2년 뒤면 벌써 출소다.
이런 세력을 엄격하게 처벌하고 피해자들을 어떻게 회복시킬지, 교회들뿐 아니라 사회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그래야 이단사이비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신이다> 속 4명의 자칭 ‘신들’.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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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단의 대표 교리는 무엇인가.
양형주 목사: 책 3부에서 ‘사람을 신으로 믿게 만드는 비밀 교리’ 13가지를 소개했다. 그 첫째가 신령 체험과 특별계시이다. 실제로 경험한 사람도 있고, 꾸며서 거짓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다. ‘영적 존재의 지시’라는 특별 체험으로 시작됐다고 해야, 기존 기독교 교리와 다른 것들을 알려줄 수 있다.
둘째로 자신을 신의 반열에 올리기 위해, 예수님을 깎아내린다. 대표적 교리가 ‘초림 예수는 실패해 억울하게 십자가에 달렸다’는 주장이다. 그래야 교주 자신만이 ‘동방의 목자’, 새 시대에 새로운 이름을 갖고 나타난 구세주가 된다. 자신의 말에 충실히 따라야 구원을 얻는다고 말하면서 ‘다른 구원’을 믿게 만든다.
정윤석 기자: ‘동방의 의인’ 교리를 대표적으로 꼽고 싶다. 성경에 나오는 ‘동방, 땅끝’이라는 단어를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동쪽인 팔레스타인으로 해석하지 않고, 여기에 자신들의 고향을 집어넣는다. 성경 속 동방을 한국이라고 주장하고, 한국에서 구원 역사를 일으켜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이 동방이라면, 성경 속 ‘동방박사’는 뭐가 되나? 이들은 성경 기초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
▲<나는 신이다> 중 JMS 피해자가 울고 있는 모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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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바이블백신센터와 기독교포털뉴스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양형주 목사: 바이블백신센터는 계속 사역하고 있다. K-컬쳐 못지 않게, K-컬트가 해외에 많이 진출해 있다. 선교사들의 문의도 많다. 한국 이단으로 인한 피해가 전 세계로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한국 이단사이비에 대한 영어로 된 자료가 절대 부족하다 보니, 해외에는 도와줄 사람이 거의 없다. 특히 해외 교포들의 자녀들은 영어를 주로 쓰기 때문에, 이단에 대한 지식이 없어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 해외에서도 이단에 저항력을 가질 때까지 사역을 확장하고자 ‘바이블백신센터 아메리카’를 준비 중이다. 해외 이단 피해자들에 대한 상담과 회복, 그리고 예방 등의 사역을 할 것이다.
정윤석 기자: 지난 4월 ‘몽골 바이블백신센터 사역’에 동행취재를 다녀왔다. 몽골에서 신천지의 가장 효과적 멘트는 “한국에 가자”라고 한다. K-컬트가 문제 되는 시대에, 이번 책 <내가 신이다>를 비롯해 내년에도 유익한 자료들을 만들 계획이다.
최근 하마스 전쟁으로 가장 염려되는 것이 종말론자들의 준동이다. 이스라엘의 모든 모습을 ‘종말의 시계’처럼 받아들이는 종말론자들이 많다.
그래서 책 출간과 기독교포털뉴스 11주년 등을 맞아 12월 18일 ‘역사 속에 나타난 종말론 해프닝’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자 한다. △다니엘서에 나온 ‘70일’에 대한 해석 △‘참이스라엘’에 대한 해석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14만 4천과 666 △아마겟돈 전쟁의 의미 △서양과 한국의 종말론 해프닝 등 7-8가지가 주제다.
◈저자 소개
양형주 목사는 바른신학에 기초한 균형있는 목회를 추구하는 목회자이자 신학자이며 이단대처 사역자. 교회 내 이단 침투의 심각성을 경험한 후, 10년 이상 이단에 대해 연구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장신대와 총신대 등에서 이단들의 교리에 대처할 수 있는 성경적 반증과 바른 정통 교리, 그리고 이에 기초한 바른 성경해석을 가르쳐 왔다. 교회 내 모든 세대를 균형있게 세우는 동시에 이단 이탈자를 따뜻하게 품어주는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또 한국교회가 바른 진리에 기초한 거룩한 저항력을 기르도록 ‘바이블백신센터’를 세워 이를 통해 연구, 교육, 이단 예방, 이단상담전문가양성 등의 사역에도 매진하고 있다.
저자는 캘리포니아 주립대(UC-Irvine)에서 철학을, 장신대 신대원(M.Div)과 동 대학원 신약학 박사(Th.D.)를 공부했다. 대전도안교회 담임목사이며, 장신대 신약학 객원교수를 역임했고, 바이블백신센터 원장, 예장 통합 대전서노회 이단상담소장으로 섬기고 있다. 현재는 미국 트리니티 복음주의 신학교(TEDS) 방문학자로 연구 및 저술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천지 돌발 질문에 대한 친절한 답변』(기독교포털뉴스), 『한국교회 트렌드 2024』(규장, 공저), 『바이블백신 1, 2』(홍성사), 『평신도를 위한 쉬운 요한계시록』(브니엘), 『신천지 백신 1, 2』(두란노), 『스토리 요한 계시록』(브니엘) 등 40여권이 있다.
정윤석 기자는 26년간 이단사이비를 취재해 온 기독교포털뉴스 이단 문제 전문기자로, 역사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책에 오롯이 담았다. 한국교회 100년 동안 나타난 자칭 남신·여신들이 누구였고, 그들이 어떻게 신이 됐는지, 그들이 체험한 신령 체험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들이 신이 된 다음, 신으로서 했다는 일은 도대체 무엇인지에 집중해 스토리를 구성했다.
저자는 칼빈신학교 신학과(1995), 침례신학대학교목회연구원(2016, M.Div.Equiv),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역사신학(2022, Th.M.)을 공부했다. 1997년, 이단문제전문지 ‘교회와신앙’에서 기독교계 기자 생활을 처음 시작했고 2012년, 이단사이비 문제 전문 언론 기독교포털뉴스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신천지, 왜 종교사기인가』, 『교회에 스며드는 칼뱅혐오 바이러스』, 『유튜브에서 이단분별하는 11가지 지침』, 『우리 주변의 이단·사이비·문제단체들』(이상 기독교포털뉴스) 등을 저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