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성경에 따른 공예배 회복 < 시론 < 오피니언 < 기사본문



주종훈 교수(총신대신대원)
주종훈 교수(총신대신대원)


팬데믹 이후 교회에 주어진 주된 과제 가운데 하나는 공예배 회복이다. 공예배의 회복은 단지 모임 자체를 활성화하는 것만 아니라, 모임의 구성과 방식을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실천하는 것이다. 성경은 모임의 중요성을 강조할 뿐 아니라(히 10:25),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식의 예배 구성과 실천에 대해서도 분명히 가르친다(사 6:1~13, 암 5:21~24, 히 12:28). 우리 시대 공예배는 모임의 중심성 약화, 다양한 대안 예배 방식의 출현, 현장 예배를 대체하는 온라인 예배의 정당화, 설교와 음악 중심의 축소화된 예배 참여, 개인의 필요에 따른 예배 접근의 다양한 상황을 직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예배 회복은 단지 예배자의 만족이나 시대의 흐름과 대세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상황에서도 더욱 확신 있게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식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 시대의 교회가 공예배 회복을 위해 실천해야 할 과제는 예배의 개인주의, 소비주의, 실용주의를 경계하면서 성경에 따른 진정한 경배 방식을 제시하는 것이다.


첫째, 공예배의 회복은 예배의 개인주의적 참여 방식을 경계한다. 개인주의가 예배에 미치는 영향은 공동체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목적을 위해서 공예배를 이용하는 것이다. 개인주의에 따른 예배 참여자들은 공예배를 자신의 목적 성취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거나 내면의 심리적 만족을 위한 방편으로 삼는다. 예배를 위한 모임을 거부하지 않고, 오히려 예배를 주술적으로 수용해서, 자신의 목적을 위한 적절한 수단이자 장치로 간주한다. 이처럼 예배의 개인주의는 공예배를 개인의 목적과 유익을 위한 장치와 방편으로 사용하면서 기도, 음악, 설교의 모든 내용과 방식을 자기계발 또는 처세의 장치로 사용한다. 이러한 예배의 개인주의적 현상은 공동체조차도 자기 유익 여부에 따라 활용하는 위험을 초래한다. 따라서, 공예배 회복의 우선적 과제는 자신을 위해 예배를 수단화하고 하나님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즐거움의 대상으로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둘째, 공예배의 회복은 예배의 소비주의적 수용 방식을 경계한다. 예배의 대상은 삼위 하나님이시다. 하지만 오늘날 공예배는 종종 예배자들을 향해 그들을 예배의 대상으로 간주해서 실천한다. 예배자들이 만족하는 음악과 메시지, 예배자들이 친숙하게 느끼고 즐거워할 수 있는 영상 활용과 편의 제공은 이제 예배 평가의 중요한 기준이 되어 버렸다. 이러한 예배 소비주의 현상은 예배가 마치 엔터테인먼트와 다를 바 없고, 음악 인도자와 설교자는 ‘셀럽’(celeb)이 되어, 미디어 기술을 활용해서 얼마든지 개인적으로 접하는 영적 상품화를 초래하고 있다. 하지만, 공예배는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에서 하나님과 예배자들 사이의 인격적 만남과 교제를 통해 영광과 은혜에 참여하는 실천이다. 따라서 공예배 회복은 인격적 교제와 참여 없이 편집된 영상의 설교와 광고 또는 음악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만남과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경배의 실천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셋째, 공예배의 회복은 예배의 실용주의적 활용 방식을 경계한다. 예배의 실용주의적 수용은 공예배를 전도 또는 교회 성장의 방식으로 활용하거나 특정한 사람의 개인적 돌봄 방식의 예식을 예배로 간주하는 위험을 초래한다. 이 실용주의적 입장은 사람들을 모을 수 있거나 특정한 사람에게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면 어떤 방식도 수용한다. 곧 전도 집회나 목회적 돌봄 방식으로 제시하는 특정한 예식을 예배와 혼동하게 한다. 교회의 모임을 믿지 않는 자들을 위한 전도 집회로 간주하는 것 또는 하나님을 향한 경배가 아닌 특정한 자들을 위한 예식을 예배로 혼동하는 것은 공예배를 약화시키고, 교회의 본질을 제시하는 과제도 상실시키는 요인이다. 오늘날 떠도는 예배자들(floating worshipers)은 교회의 본질을 제시하는 경배의 실천을 추구한다. 따라서, 공예배의 회복은 단지 많은 사람을 모으는 것 또는 특정한 사람의 필요를 충족하는 방식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경배를 제시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처럼 공예배의 회복은 예배를 개인의 만족과 필요를 위한 수단이 되지 않게 하는 것, 영적 소비 상품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축소하지 않는 것, 그리고 전도와 교회 성장 또는 특정한 이의 돌봄을 위한 예식으로 혼동하는 방식을 주의하는 것이다. 오늘날 기독교인들은 여전히 신앙의 중심과 권위를 찾고 있다. 떠도는 그리스도인들, 공동체의 모임 밖에 있는 이들은 교회를 떠난 자들이 아니라, 본질을 제시하는 교회, 본질에 충실한 공예배를 추구하는 예배자들이다. 공예배의 회복은 새로운 실험적 대안 제시가 아니라, 말씀에 따라, 말씀을 읽고 선포하고, 말씀을 노래하고, 말씀을 기도하며, 말씀을 보여주는 참된 경배를 통해 구현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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