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A, 지켜야 할 선인가 함께할 길인가 < 교단일반 < 교단 < 기사본문



‘개혁주의 관점에서 세계복음주의연맹(이하 WEA)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 두고 건전한 담론의 장이 마련돼 관심을 모았다.


충청노회(노회장:김석용 목사) 신학부(부장:이효섭 목사)는 7월 8일 충남 서천 기산교회(이효섭 목사)에서 제3회 신학세미나를 열고 WEA를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이날 WEA에 대한 대표적 반대 입장을 지닌 문병호 교수(총신대신대원)와 WEA 조직위원회 신학위원인 이국진 목사(예수비전교회)가 나서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혼합주의·다원주의 흐름, WEA에 내재”




첫 발제자로 나선 문병호 교수는 WEA의 신학적 뿌리와 내부 구조를 강하게 경계했다. 그는 “WEA는 단순한 복음주의 연합이 아니라 신복음주의, 신중립주의, 신정통주의 흐름을 모두 품고, 지도부 상당수가 세계교회협의회(WCC)와 인적 구조가 겹친다”며 “결국 혼합주의·종교다원주의로 자연스럽게 열릴 수 있는 구조적 위험이 내재해 있다”고 주장했다.


문 교수는 굿윌 샤나 의장이 신사도운동 계열과 맞닿아 있다는 의혹과 함께, WEA 지도자 일부가 로마 가톨릭과의 공동선언과 다종교 문서 서명에 참여한 사례를 들어 경계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WEA는 헌장과 신앙선언문에서 성경의 권위를 ‘최고 권위’로만 표현한다”며 “이는 ‘유일한 권위’를 명시한 개혁주의 전통과 달리, 다른 권위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호한 문장 구조”라고 분석했다.


특히 문 교수는 “복음주의 신학저널(ERT)을 보면 WEA 신학에 신복음주의의 신중립주의적 특징이 드러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크리스찬포럼(GCF)은 WEA·WCC·로마 가톨릭이 세 축으로 얽혀 있다”며 “이런 구조는 표면적으로는 연합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신학적 혼합과 다원주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따라서 이런 흐름을 더 깊이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WEA는 사실상 미국복음주의협회(NAE)와 동일한 흐름인데, 우리 교단은 과거 NAE와의 공식 교류를 금지한 결의를 이미 갖고 있다”며 “따라서 WEA와의 무분별한 교류는 결과적으로 교단 결의와 충돌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서구교회처럼 타협하면 정통 신학의 뿌리가 무너진다”며 “총회 결의가 유보된 지금, 현장 목회자들이 교리 경계선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거 없는 낙인보다 선교 현장 실익 분별해야”




두 번째 발제자인 이국진 목사는 WEA에 대한 문 교수의 경고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2021년 총회 신학부 위촉으로 WEA의 공식 신앙고백과 역사 자료를 조사했다”며 “WEA는 성경을 ‘오류 없고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으며 신앙과 생활의 모든 문제에서 최고의 권위를 가진다’고 명확히 고백하고 있어,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의 12신조에 나오는 표현에 비해 아쉬운 대목이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문 교수가 WEA를 신복음주의·신정통주의 흐름으로 본 것에 대해 근거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종교다원주의라는 비판도 실상은 잘못된 번역과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WEA가 로마 가톨릭, 이슬람 등과의 회동을 가진 것은 “복음을 양보한 것이 아니라 선교사 보호와 복음 전파의 통로를 넓히기 위한 전략이었다”며, 특히 “최근 WEA가 이슬람 국가인 카타르 정부로부터 교회 설립 허가를 이끌어낸 것도 대표적 성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WEA와 단절하면 우리 교단이 협력 중인 미국장로교회(PCA)나 세계개혁주의협의회(WRF)와의 관계에서도 모순이 생긴다”며 “연합단체는 교리를 통제하는 조직이 아니라 서로 다른 교단이 공통 이익을 위해 선교와 공적 목소리를 함께 내는 선교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WEA의 단체적 성격에 대해 “연합기관으로서 회원 교단에 대해 교리적으로 통제할 권한은 없다”며 “자발적인 참여 단체이지 교단적 성격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히며, 한국교회총연합회와 같은 교계 연합활동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과거 맥킨타이어의 게토화된 신근본주의처럼 극단으로 치닫는 것도 위험하다”며 “우리가 빠지면 오히려 WEA가 왜곡될 수 있으니, 개혁주의 신앙을 가진 교단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WEA 안에서 신학의 표준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WEA 극단적으로 가지 말고 분별해야


결국 WEA 논쟁은 한국교회가 어떻게 신학적 순수성을 유지하면서도 국제 연대와 선교 실익을 현실적으로 살려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일부 목회자들은 “문 교수의 경계가 없으면 정체성을 잃을 수 있고, 이 목사 주장처럼 무조건 지켜만 보다가는 상황이 이미 바뀌어 버릴 수 있다”며 “극단 대신 사실에 입각한 검증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효섭 충청노회 신학부장은 “이번 세미나는 WEA 서울총회를 앞두고 이해와 분별에 도움이 되고자 마련했다”며 “세계교회와 선교역사에서 한국교회의 위상이 상향되고 그 역할이 크게 기대되는 가운데 WEA에 대한 올바른 관점과 이해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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