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개신교 첫 번째 교회당인 전주 은송리 예배당의 정확한 위치는 어디인가?” 이 물음은 오랫동안 숱한 의문과 논쟁 속에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
전주서문교회(김석호 목사)가 이 오랜 물음에 대해 해답을 내놓는 자리를 마련했다. 전주시기독교연합회(대표회장:송시웅 목사)와 전주기독교문화유산보존위원회(위원장:김동하 목사) 주최로 6월 24일 전주기독교근대역사기념관 세미나실에서 ‘호남 최초 교회터 고증을 위한 학술세미나’가 열린 것이다.
김석호 목사가 진행한 이날 세미나는 광신대학교 이재근 교수의 주제발표, 전주대학교 김경미 교수의 논찬, 종합토론 등으로 진행됐다. 이재근 교수는 이날 세미나에서 은송리 예배당의 위치 문제와, 세간에 은송리 예배당 사진으로 널리 알려진 한옥 건물이 과연 진짜 첫 예배당 사진이 맞는가 하는 문제를 다뤘다.
먼저 예배당 위치 문제와 관해 이재근 교수는 “은송리 예배당 문제는 1990년대에 전주서문교회가 100주년 기념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면서 최소 3개의 주요 입장이 대립된다는 점을 설명했다.
전주서문교회 100년사를 집필한 바 있는 김대전 장로가 초기 교인 유춘경의 구술 증언에 근거하여 특정한 첫 번째 위치(현 행운슈퍼 옆 공터), 전주시가 2015년에 은송리 예배당 터로 지정하고 표지판을 세운 두 번째 위치(현 좋은교회 옆 밭), 최근에 선교사 문헌 및 ‘완산도형’에 따라 특정한 세 번째 위치(현 명륜맨션) 등을 이야기한 것이다.
이 교수는 첫 번째 위치는 가장 오래된 증언이기는 하지만 구술증언을 지지해 줄 문헌증거가 부족하다는 점과 선교사들의 문헌에 설명된 언덕공간보다 낮은 평지에 위치했다는 점, 두 번째 위치는 문헌증거들이 지목하는 위치와 다른 곳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끝으로 세 번째 위치에 대해서는 왕실의 명령에 따라 전북관찰사를 지낸 이완용이 작성한 ‘완산도형’ 등 전북의 고지도들과 현대 위성지도 등을 종합 검토하여 추정한 것임을 밝혔다.
특히 ‘완산도형’에서 ‘미국인점옥처(美國人占屋處), 와가삼처(瓦家三處) 초가오처(草家五處)’라고 표시된 부분이 선교사들이 작성한 문헌 내용들과 일치한다는 점 등을 들어 실제 은송리 예배당 위치로 유력하다고 밝혔다. 단, 문헌 속에 나오는 여덟 개의 건물 중 어디가 예배당인지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로는 은송리 예배당으로 널리 알려진 사진 속 초가건물이 과연 진짜 첫 예배당이 맞는가하는 과제를 다루었다.
이 교수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위치한 미국남장로회 사료보관소에서 발견된 해당 사진 뒷면에 적힌 ‘그가 설립한 교회 앞에서 루이스 테이트’라는 메모를 근거로 이 건물을 ‘은송리 예배당’으로 추정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해당 사진이 1924년에 촬영한 정읍 매계교회 사진과 일치한다는 점을 밝히면서, 이 사진이 1905년에 폐쇄된 은송리 예배당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재근 교수에 앞서 ‘완산도형’의 내용을 먼저 논문으로 밝힌 바 있는 전주대학교 관광학과 김경미 교수도 이날 논찬을 통해, 은송리 예배당 위치를 현 명륜맨션 자리로 추정하게 된 과정을 관련 문헌과 사진자료들을 활용하여 상세하게 설명하며 참석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김석호 목사는 “전주서문교회의 첫 교회 터를 찾는 작업에 많은 공헌을 한 김경미 이재근 교수님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두 분의 연구를 바탕으로 역사발굴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