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난을 만난 이웃을 섬기기 위해 총회 산하 여러 교회가 ‘한국교회’ 이름 아래 하나 되어 일하고 있다.
지난 주말 시작된 산불이 계속된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인해 일주일 가까이 꺼지지 않고 있다. 집을 향해 무섭게 다가오는 불길에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한 채 간신히 몸만 빠져나온 이들은 대피소에서 언제 끝날지 모를 하루하루를 허탈한 마음으로 보내고 있다.
이들의 아픔과 어려움에 한국교회가 함께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단장:조현삼 목사, 이하 한기봉)은 3월 26일 저녁 산불긴급구호팀(팀장:홍철진 목사)을 급히 파송했다. 서울에서 출발한 구호팀은 빵과 컵라면, 과자, 물, 이불 등 필요한 물품을 구입해 트럭과 화물용 승합차에 나눠 싣고 이재민들이 모여있는 현장으로 향했다.

자정이 지난 27일 새벽 1시, 이들이 도착한 곳은 경북 영덕군 이재민 대피소가 마련된 영덕국민체육센터였다. 전날부터 산불 확산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한 영덕은 당시 이재민들이 대피소로 몰려오고 있었고, 미처 구호 준비를 마치지 못한 상황이었다. 구호팀은 즉시 이곳에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산불 긴급구호캠프를 설치했으며, 서울에서 가져간 긴급 구호품은 2시간이 채 지나기 전에 다 나갔다. 맨몸으로 피신한 이재민들에게 필요한 물품들이 적시적소(適時適所)에 전달된 것이다. 구호팀은 영덕군청의 요청으로 이날 아침에는 배식 봉사도 펼쳤다.

오전에는 대구동신교회 문대원 목사와 교역자들이 구호캠프에 합류했다. 이들은 지자체와 협력해 전국 각지에서 온 구호품을 군내 흩어져 있는 이재민이 모인 곳으로 긴급히 보급하는 일을 맡아 진행했고, 자체적으로 캠프에서 전달할 구호품도 추가 구입했다. 오후부터는 범어교회(이지훈 목사)와 성명교회(배준현 목사), 성서중부교회(이관석 목사) 등 총회 소속의 대구 지역 교회 교역자들이 잇따라 힘을 더했다. 이들 교회는 한기봉의 이번 산불긴급구호 활동에 함께하며 현장을 지킬 예정이다.

첫날 봉사에 동참한 문대원 목사는 “이미 어느 정도 대피소가 잘 갖춰진 곳에 중복되지 않도록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았는데, 마침 영덕은 아무 단체도 들어오지 않은 상황에서 교회가 발 빠르게 섬길 수 있어 감사했다”라며 “갑작스러운 재난에 집을 잃고 황망하게 계시는 어르신들에게 작지만 꼭 필요한 속옷이나 양말, 수건 등을 나누며 ‘사랑합니다’ ‘힘내세요’ 인사를 전했는데, 그 말 한마디가 그분들에게는 큰 격려로 전달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 일을 각 교회의 이름이 아닌 예수님의 이름, ‘한국교회’의 이름으로 섬길 수 있어서 기쁘다며, “우리의 봉사 소식을 듣고 전국에서 함께하겠다는 교회들의 연락이 계속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문 목사는 다가오는 주일에는 대피소 현장에서 이재민들과 함께 예배하며, 위로와 소망의 말씀을 나눌 계획도 밝혔다.

한기봉 산불긴급구호팀 최준 목사(서울광염교회)는 “산불로 인해 절망한 이들에게, 다양한 곳에서 온 봉사자들이 힘을 합쳐 도움을 주고 힘이 되고 있어서 감사하다”라면서 “주저앉은 이웃들에게 ‘일어나 함께 걷자’라며 손 내미는 일에 한국교회를 사용해 주시는 하나님께서 그들을 친히 위로해 주시고 모든 일상을 조속히 회복시켜 주시기를”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