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 사이 경남 산청과 경북 의성 등 영남 내륙권을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3월 24일 9시 기준, 산불 진화를 위해 투입된 소방대원과 공무원을 비롯해 4명이 숨지는 등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나흘째 이어지는 불길을 잡기 위해 당국은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강풍이 계속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갑작스런 천재지변으로 어려움에 빠진 이웃들을 돕기 위해 교계도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지역 기독교총연합회를 통해 현장 상황을 파악 중인 한국교회봉사단(이사장:오정현 목사, 이하 한교봉)은 회원 교단 재난 재해 구호 부서 및 대한적십자사 등 정부협력기관들과 연대함으로써 재난구호 사역을 전개한다.
한교봉은 산불 확산 소식에 경남기독교총연합회(이하 경남기총) 산청지부와 경북기독교총연합회 관계자들에게 연락을 취해 피해 규모를 확인하고, 이에 따른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교봉과 소통한 김상은 목사(산청교회)는 “주민들은 안전하게 대피했고 긴급구호 물품들과 식사 지원은 충분하다”라면서도 산불이 진화된 뒤 피해 현장 복구 시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협력을 요청했다. 곽병무 목사(사미교회)도 “교회는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교인들과 주민들이 피해를 당해 마음이 힘들다”라며 속히 진화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했다.

한교봉은 26~27일 산불 피해 지역을 찾을 예정이다. 대표단장 김태영 목사와 상임부단장 전태식 하근수 한기채 목사 등은 먼저 창녕군민체육관에 마련된 산청 산불 사고 순직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경북 의성과 울진 등 피해주민 대피소를 방문해 피해복구 기금을 전달하며 위로의 마음을 나눈다. 한교봉은 또한 이번 산불 지역 교회들과 피해 주민들을 돕기 위한 모금 활동을 부활주일인 다음 달 20일까지 전개하기로 했다.(기업은행 022-077066-01-110 한국기독교사회복지협의회)


지역 교회와 목회자들도 신속한 대처에 나섰다. 경북 의성군에 위치한 구세군 원당영문교회의 안솔베 사관은 22일 산불 발생 직후 지역 주민과 교인들의 안전을 먼저 살폈고, 대피 명령이 내려지자마자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20여 명을 의성읍 의성체육관으로 직접 옮겼다. 같은 날 오후에는 의성군청이 이재민 급식 지원을 긴급히 요청해 오자 즉시 급식 차량을 투입, 당일 저녁부터 지금까지 대피소에서 식사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재민들과 산불 진화에 나선 소방대원들을 포함해 급식 인원이 700명을 넘어서면서 타지방 구세군교회에 급식 차량 지원을 요청했고, 현재 5톤급 급식 차량 두 대로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안 사관은 “산불 상황이 반복돼 주민들의 불안이 크다”라며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한편, 24일 17시 현재까지 총회 산하 교회 및 교인들의 인명과 재산 피해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산불 발생 지역에 자리잡은 경안노회와 안동노회, 경신노회, 경중노회 등은 현재 노회 소속 교회들을 중심으로 피해 파악에 나서고 있으며, 계속해서 산불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경북 의성군 감계교회 나성진 목사는 24일 16시께 진행한 본지와의 통화 도중 “산불이 교회 앞마당까지 근접해 오고 있다”라며 불이 교회로 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통화를 급히 끊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해당 노회들은 산불 진압 후 피해교회와 성도가 있는지 파악해 긴급 임원회를 소집해 지원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총회 구제부(부장대행:고광석 목사) 역시 22일과 23일 의성과 산청 등 산불 발생 지역의 노회 관계자들과 연락을 취해 피해 교회가 없는지 살피는 한편, 구제부 실행위원들에게 해당 지역에 산불 피해 정보가 있을 시 전체 위원들과 메신저를 통해 즉시 공유하도록 했다.
고광석 목사는 “현재까지는 의성과 산청에서 산불 피해를 직접적으로 입은 교회나 성도에 대한 제보는 없는 상태이지만, 긴급하게 구제할 상황이 있는지 임원과 실행위원들이 힘을 합쳐 살펴보고 있으며 대응책에 대한 논의도 조만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