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신대 법인이사회(이사장:화종부 목사)가 3월 24일 총신대 종합관에서 회의를 열고, 장봉생 이철우 목사, 이영민 교수(경인교대)를 차기 개방이사로 선출했다. 법인이사회는 2월 13일 차기 이사 12명을 선출한 데 이어 이날 나머지 개방이사 3명을 선출함으로, 15명 이사 선출을 끝마쳤다. 차기 이사(무순)는 김기철 송태근 화종부 방성일 정명호 배만석 김미열 임재호 홍성인 목사, 이진영 장로, 김주영 변호사 등 일반이사 11명과 박순석 장봉생 이철우 목사, 이영민 교수 등 개방이사 4명이다. 이 중 김주영 변호사와 이영민 교수는 여성이다. 법인이사회는 추가 선출된 개방이사 명단을 교육부에 승인 요청키로 했다. 법인이사회가 차기 이사 선출을 끝마침에 따라 최근 불거진 총회와 총신 법인이사회 간 갈등은 큰 고비를 넘겼다.
차기 이사 선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제109회 총회에서 법인이사장 화종부 목사가 차기 이사 15명 중 8명을 총회가 파송해달라고 요청할 때만 해도 이사 선출은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12월 들어 개방이사추천위원회가 모이기도 전에 소위 개방이사 후보 명단이 떠돌았고, 이들 후보들을 놓고 이런저런 평가들이 많았다. 명단에 오른 인사들 중에서 소위 현재 총회 실세라 불리는 목회자들도 있었다. 후보 명단 출처와 작성 경위에 대한 소문이 난무하는 가운데, 교단 내에서 명단에 나온 일부 후보들을 선출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급기야 개방이사추천위원회 승인권을 가진 총신대 대학평의원회(의장:김관선 목사)는 ‘개방이사추천위원회 승인 불가’를 결의하고, 법인이사회가 개방이사 선출을 심사숙고해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대학평의원회가 개방이사추천위원회를 승인하고, 법인이사회가 2월 13일 차기 이사 선출에 나섰다. 그러나 무기명 투표 결과 법인이사회는 일반이사 11명은 정원대로 선출한 반면 개방이사는 정원 4명 중 1명만 선출했다. 개방이사추천위원회가 법인이사회에 올린 개방이사 8인 후보는 종전과 동일했다. 회의 직후 법인이사회는 총회에 새로운 개방이사 후보를 추천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개방이사 1명 선출 결과는 총회와 법인이사회 간 갈등을 더 고조시켰다.
김종혁 총회장은 2월 18일 화종부 이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법인이사회가 총회결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총신대 후원금 중단, 이사와 총장에 대해 공직 보류 등 징계조치를 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총회는 개방이사추천위원회에 후보 추천 철회를 통보해 갈등 사태는 더 긴박하게 흘러갔다.
하지만 총회임원들을 비롯해 총회 인사들과 법인이사들은 ‘총신대를 교단 신학교로 공고히 세워가야 한다’는 원칙을 잊지 않았다. 갈등보다 타협과 협력을 중요시하며 여러 차례 회동하면서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최종적으로 3월 21일 총회임원들이 교단의 안정을 위해 ‘점진적인 총신변화’로 의견을 모으면서 실마리가 풀렸다. 곧이어 23일 밤에 총회임원회와 개방이사추천위원회가 새로운 후보 6명을 법인이사회에 추천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법인이사회는 6인 명단 가운데 최종 3인을 개방이사로 선출했다. 나머지 후보는 송삼용 임병재 김종철 목사였다.
차기 이사 15명을 선출하며 법인이사회 구성은 마무리됐지만, 아직 중요한 안건이 남아 있다. 총회임원회는 2월 25일 총회운영이사회 복원을 결의하고, 전국 노회에 운영이사 선출을 지시했다. 총신대는 운영이사회 복원에 반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법인이사회는 24일 회의에서 총회임원회에 운영이사회 복원을 재고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기로 했다. 화종부 이사장은 개방이사 3명 선출 등 안건을 처리한 후, “많은 분들이 총신대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총회와 잘 협력해 총신대가 더 잘 세워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총회임원들은 3월 21일 대구 영광교회(임병재 목사)에서 가진 제19차 회의에서 총신대 차기 법인이사회 구성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날 임원들은 “총회가 추천한 이사들을 법인이사회가 거부한 것은 분명히 잘못이지만, 총회가 ‘핵폭탄’급으로 대응하면 (교단에) 큰 소동이 일어난다”고 우려했다. 여러 임원들은 총회장 또는 부총회장이 직접 법인이사로 들어가 안에서 총신대를 교단 신학교로 세워가도록 해야 한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이렇게 중지를 모아 부총회장 장봉생 목사를 포함한 새로운 이사후보들을 추천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