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회신학원 존폐 문제로 홍역을 치렀던 총회 인준 7개 신학교들이 위기의식을 갖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총회신학원 폐지 문제가 다시 거론되지 않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하고, 지방 신학교의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총회인준전국신학교협의회(회장:오태식 목사·부산신 학장)는 3월 13일 대전신학교에서 ‘총회신학원의 역사와 총회 인준 신학교 활성화 방안 포럼’을 개최했다. 대전신 부산신 서울신 수원신 인천신 전북신 등 총회에서 인준한 7개 신학교 이사장과 학장 등 대표 30여 명이 참석했다. 총회정책연구소장 이국진 목사, 총회신학원 존속 문제를 연구하고 있는 소위원회 안창현 위원장과 위원들도 참석했다.
포럼은 오태식 회장이 행사를 개최한 의미를 설명하며 시작했다. 이어 총회부총회장 장봉생 목사가 메시지를 전했다. 소재열 소장(한국교회법연구소)은 총회신학원의 역사를 개괄하고, 총회신학원 운영을 위한 법적 요건에 대해 강의했다. 강의 후 각 신학교 대표들이 총회신학원 존속과 활성화를 방안을 토론하는 시간도 가졌다.
토론 후 장봉생 목사와 안창현 목사는 그동안 지방 신학교들이 총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하며, 신학교가 극복해야 할 문제와 회복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신입생과 학생이 급감한 상황에서 신학교가 교육기관으로서 역할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목회자 양성’에만 매달리지 말고, 지역 교회와 선교를 위한 새로운 교육사업을 개발하고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학교들이 변화하고 활성화 방안을 찾으면, 제110회 총회에서 총대들도 총회신학원 유지와 운영을 지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봉생 목사는 “총회는 지방 신학교의 어려움을 가족의 문제로 여기고 있다. 총회는 신학교를 위해 어떻게 제도적인 지원을 할 것인가 고민하고, 신학교는 공교회를 세워가기 위해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함께 지혜와 마음을 모으자”고 말했다.
신학교 대표들의 토론회에서도 의미 있는 제안들이 나왔다.
오태식 학장은 지방 신학교에 대한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단에서 지방 신학교 출신 교역자들은 정규 학위가 없어서 실력이 떨어지는 사역자로 여기고 있는데 “조사해 보니 결코 그렇지 않다”고 강변했다. 오 학장은 부산신 졸업생과 재학생 전체를 조사한 결과, 학력 비율이 고등학교 졸업자 40%, 전문대 졸업자 20%, 대학 학사학위자 25%, 대학원 석사학위자 5%, 박사학위자 3% 등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학생들이 늦게 소명을 받아서 일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며, 학력을 보지 말고 신학생들의 소명의식과 열정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신 백현 교무처장은 신학교들이 여전히 ‘교역자 양성’에 큰 부분을 감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 목사는 “교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는 여성 전도사의 80~90%를 지방 신학교가 양성해서 졸업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총회신학원을 유지하지 않고 신학교들이 고사된다면, 부교역자 부족 현상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천신 김은석 학장은 현재 신학교들이 이미 새로운 사역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교회를 위한 중직자 교육, 평신도 성경교육, 이단상담 전문가 양성 등 다양한 교육사역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학교를 활성화하기에 여전히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김 학장은 “총회의 교육 관련 사업들이 일선 교회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 그 이유는 현장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우리 신학교들은 지역 노회, 교회와 연결돼 있다. 총회 교육 부서들이 지방 신학교와 협력한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총회인준전국신학교협의회는 포럼에서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총회신학원 존속과 신학교 활성화 방안을 더욱 구체화하기로 했다. 오는 5월 20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7개 신학교 친선 체육대회도 개최해 협력을 다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