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포 당시 양복 입은채 첫밤…초유의 ‘구치소 경호’|동아일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마친 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도착하고 있다. 2025.1.15/뉴스1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마친 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도착하고 있다. 2025.1.15/뉴스1

15일 오후 9시 55분. 윤석열 대통령은 경기 과천시 과천정부청사 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조사를 받은 뒤 경호차량을 타고 약 5km 떨어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도착했다. 함께 온 대통령경호처 경호원들은 “어차피 2박 3일 가야 하니까 이 (경호) 포맷 유지하자”고 말하며, 윤 대통령을 따라 구치소 경내로 들어갔다. 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구금이 시작됐다.

● 尹, 구치소 간이검사 받아, 경호원은 사무청사에

윤 대통령은 구치소 도착 뒤 간이검사를 받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소지품을 검사하기 위한 단순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이른바 ‘알몸검사’로 불리는 정밀 신체검사, 머그샷(상반신 사진) 촬영, 지문 채취 등은 구속영장이 발부된 피의자에게만 진행된다. 윤 대통령은 구속영장이 아닌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런 절차들은 거치지 않고 구금됐다.

윤 대통령을 따라 구치소 경내에 들어온 경호원 6, 7명은 대통령을 비롯한 다른 구금자들이 생활하는 내부까지는 들어오지 못했다. 법무부 수용 규정에 따른 것이다. 서울구치소는 전체를 둘러싼 외벽이 있고, 안에 또 다른 내벽이 있는데 그 안쪽이 바로 구금자 생활 공간이다. 경호원들은 외벽과 내벽 사이의 사무청사에 머물렀다. 수감 당시 ‘전직 대통령’ 신분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은 수감 시작 시점부터 경호를 받을 수 없었다. 이번 경호는 최초의 ‘수감 경호’인 것이다.

윤 대통령은 약 9.9㎡(3평) 규모의 구인 피의자 거실에 구금됐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가 결정되기 전까지 피의자가 지내는 공간이다. 보통 혼자 이용하는 독방인데, 안에는 반투명 칸막이로 가려진 화장실이 있다. 바닥엔 수용자가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전기 열선이 깔려있고 접이식매트리스와 TV도 있다.

● 아침 시리얼, 점심 중화면… 다른 수용자와 동일

윤 대통령은 관저를 나올 때 입은 셔츠와 자켓 등 정장 복장 그대로 구치소에서 생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 된 피의자들은 수의를 입어야 하지만, 체포 된 피의자들은 사복이나 구치소에서 주는 생활복 중 본인이 선택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내복을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이 정장 차림을 유지한 것에 대해 “공수처의 수사는 불법이고 본인은 결백하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구치소 교도관들은 폐쇄회로(CC)TV로 윤 대통령의 독방을 24시간 감시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15일 구금된 이후 이리저리 잠자리를 뒤척이다 잠이 들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구치소 안에서 16일 아침 식사로 시리얼, 삶은 달걀, 견과류, 우유를 배급받아 식사했다. 점심으로는 짜장소스, 중화면, 단무지, 배추김치를 받았고, 저녁엔 된장찌개, 닭볶음탕, 샐러드, 배추김치가 나왔다. 체포영향 유효기간이 끝나는 17일엔 아침에 황태국, 점심에 해장국이 나올 예정이다. 다른 수용자들과 똑같은 메뉴로 끼니당 단가는 1700원이다.

● 구속 영장 발부되면 구치소 생활 계속

윤 대통령은 구금 이틀째인 16일 공수처 조사를 거부하고 체포적부심 심사에도 불출석하며 구치소 안에 머물렀다. 공수처가 체포시한 만료 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법원이 발부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윤 대통령은 구치소에서 대기할 것으로 보인다. 구속영장이 발부된다면 윤 대통령은 그대로 구치소에서 생활을 이어가게 된다.

구치소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현직 대통령 예우 차원에서 독방을 따로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도 2017년 3월 이곳에 수감됐을 때 6, 7명이 사용하던 방을 개조해 12.01㎡(약 3.63평) 규모의 독방을 사용했다.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됐던 이 전 대통령도 13.07㎡(약 3.96평)의 독방에서 수감 생활을 했다. 윤 대통령 독방도 비슷한 크기일 가능성이 높다. 법무부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건강상 문제에 대해서는 특이사항을 보고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서울구치소는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윤관석 전 의원 등도 수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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