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오늘] 윤석열 대통령 체포, 현직으론 한국 헌정사상 처음…미 국방장관 지명자, 인준 청문회에서 공방


진행자)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한국의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체포됐습니다. 현직 대통령이 체포된 건 한국 헌정사상 처음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내각 지명자에 대한 상원 인준청문회가 시작된 가운데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의 자격을 두고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공방을 벌였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발트해의 보안∙감시를 강화하기 위한 ‘발틱센트리(Baltic Sentry)’라는 새로운 임무를 발족했습니다. 러시아와 베트남이 원자력 에너지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협정을 체결했는데요. 이 소식 끝으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체포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한반도 시각 15일 오전 10시 33분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습니다. 공수처와 경찰이 이날 새벽 4시 20분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대통령 관저에 도착했는데요. 6시간여 만에 체포영장 집행이 이뤄졌습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차량으로 공수처가 있는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했습니다.

진행자) 현직 대통령이 체포된 건 한국 헌정사상 처음이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공수처로 호송된 윤 대통령은 미리 녹화한 영상을 통해 공수처 수사와 법원의 영장 모두 불법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15일) 공개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영상 담화에서 “이 나라에는 법이 모두 무너졌다”며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서 일단 불법 수사이긴 하지만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공수처의 수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윤 대통령을 영장 집행 과정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정리해 볼까요?

기자) 네, 15일 오전 4시 10분쯤 공수처 차량이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하면서 체포영장 집행이 시작됐습니다. 공수처와 경찰이 관저 진입을 위해 체포, 수색 영장을 제시했지만, 윤 대통령 변호인단이 거부했습니다. 그리고 5시 50분쯤 공수처와 경찰이 바리케이드를 제거한 후 관저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변호인과 여당인 국민의 힘 의원들이 나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대통령경호처 지휘부가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하지만 경찰은 경호처가 설치한 차벽을 넘어 1, 2차 저지선을 통과했고요. 이 과정에서 경호처의 별다른 저항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공수처와 경찰이 경호처와 영장 집행을 협의한 끝에 3차 저지선 철문이 개방된 후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을 집행했습니다. 이후 윤 대통령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경호처 차량이 관저 밖으로 나와 이동했습니다.

진행자) 공수처에서는 어떤 절차가 이뤄집니까?

기자)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에 착수하게 되는데요.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할지, 석방할지 48시간 안에 결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윤 대통령은 공수처 조사를 받고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결정되기까지 경기도 의왕에 있는 서울구치소에 구금됩니다.

진행자) 윤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에 대해 공수처의 조사를 받게 되는 겁니까?

기자) 비상계엄에 따른 내란 혐의에 관해 조사받습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을 내란죄 피의자로 체포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조사에 응하지 않는다고 해도 공수처는 비상계엄 선포 과정과 국회 봉쇄, 주요 인사 체포 등과 관련해 준비한 200여 페이지 분량의 질문지를 그대로 질문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윤 대통령이 처음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이렇게 체포되기까지 얼마나 걸린 겁니까?

기자) 43일 만입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국회는 즉각 대응에 나서 12월4일 새벽 1시쯤 재석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고요. 윤 대통령은 이를 수용해 국무회의를 통해 계엄 해제를 결정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계엄이 유지된 시간은 약 6시간에 불과했죠?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정치권과 국민들 사이에서 거센 비판이 일었고요.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등 야당은 비상계엄 해제 당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대로 국회에서 첫 번째 탄핵소추안 통과가 무산됐고요. 지난 12월 14일 두 번째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윤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됐습니다.

진행자) 이후에 윤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시작된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이후 공수처와 검찰, 경찰은 내란 혐의로 윤 대통령과 당시 국방부 지도부를 수사하기 시작했습니다. 검찰은 앞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구속 기소했고요. 지난해 12월31일, 서울서부지법이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진행자) 윤 대통령 측은 이런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었죠?

기자) 네, 윤 대통령 측은 내란 혐의에 대한 수사권이 공수처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공수처의 수사와 영장 집행이 불법이고 또 공수처가 관할인 서울중앙지법이 아닌 서부지법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것도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반면, 공수처는 법원이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은 공수처의 내란죄에 대한 수사권을 인정한 것이고, 서부지법에서 발부받은 것도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윤 대통령을 체포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번이 윤 대통령에 대한 첫 번째 영장 집행이 이뤄진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공수처는 영장 집행을 위해 지난 3일 대통령 관저 진입을 시도했지만, 경호처의 강경한 저항으로 실패했고요. 15일 두 번째 체포 영장 집행이 이뤄진 겁니다. 한편, 윤 대통령이 체포되면서 탄핵심판 진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는데요. 헌법재판소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5차 변론기일까지 지정한 상태입니다. 헌재는 사건을 접수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최종 선고를 내리게 돼 있습니다. 탄핵소추의결서 접수일이 12월 14일이었으니, 늦어도 6월 중순까지 헌재 결정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윤 대통령이 체포된 데 대한 국제 사회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전 세계 언론은 윤 대통령의 체포 소식을 실시간 속보로 타전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에서도 반응이 나왔는데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14일 VOA의 관련 질의에 대해 “미국은 한국 국민에 대한 지지를 확고히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우리는 법치주의에 대한 공동의 공약을 재확인하고, 한국과 한국 국민이 헌법에 따라 행동하기 위해 기울인 모든 노력에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미국 정부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끄는 한국 정부와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주변국에서도 반응이 나왔나요?

기자) 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체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한국 내정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중국과 한국은 서로 중요한 이웃이자 협력 파트너”라며 “중국은 한국과 함께 양국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 발전을 추동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은 한국을 중요한 이웃으로 보고 있으며, 글로벌 과제에 공동으로 대처할 파트너로 보고 있다”면서 “일한 관계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14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가 연방 상원에서의 인준 청문회 중 발언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계속해서 미국 소식 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내각에 대한 상원 인준 청문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는 20일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14일 연방 상원에서 주요 내각들에 대한 인준 청문회가 시작됐습니다. 첫날엔 더그 콜린스 보훈부 장관 지명자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 그리고 더그 버검 내무부 장관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가 열렸습니다.

진행자) 이날(14일) 열린 여러 인준 청문회에서 유독 많은 관심을 받은 청문회가 있다고요?

기자) 네, 바로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열린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였습니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처음 지명할 때부터 논란이 많았습니다. 국방장관의 경우 주로 예비역 장성들이 맡았는데, 예비역 육군 주방위군 소령 출신으로 폭스뉴스 진행자인 헤그세스 후보가 세계 최강 미군을 이끌기에 경험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온 겁니다. 거기다 과도한 음주 문제와 성추행 혐의를 받으며 줄곧 논란의 대상이 돼 왔습니다.

진행자) 이날(14일) 청문회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공화당은 헤그세스 지명자를 두둔하는 모습이었지만, 민주당은 날 선 질문을 쏟아내며 헤그세스 지명자와 설전을 벌였습니다. 우선, 헤그세스 지명자는 자신이 인준을 받으면 군의 전사 정신을 되살리겠다고 밝혔는데요. 헤그세스 지명자의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지명자]
“When President Trump chose me for this position, the primary charge he gave me was to bring the warrior culture back to the Department of Defense. He, like me, wants a Pentagon laser-focused on lethality, meritocracy, warfighting, accountability and readiness.”

기자)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이 나를 이 자리에 선택했을 때, 그가 나에게 맡긴 가장 중요한 임무는 국방부에 전사 문화를 되살리라는 것이었다”고 헤그세스 지명자는 말했습니다. 이어 “그(트럼프 당선인)는 나와 마찬가지로 살상력, 능력주의, 전투, 책임감과 준비 태세 초점을 맞춘 국방부를 원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헤그세스 지명자는 자신의 군 경력이 많지 않은 것에 대해선 어떻게 말했습니까?

기자) 헤그세스 지명자는 “나는 지난 30년의 국방장관들과 비슷한 이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은퇴한 장군이든 학자이든 자격을 갖춘 사람을 국방부 수장에 앉혀왔다고 말했습니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이어 자신이 국방장관이 되면 군 사기를 회복하고, ‘성과에 기반을 둔 군대(merit-based military)’를 만드는 데 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군의 DEI (Diversity·Equity·Inclusion), 즉 다양성 정책도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자신이 국방장관이 되면 중국이 초래하는 위협과 미국 국토 방어에 집중하는 한편, 미국을 중동 분쟁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헤그세스 지명자가 한반도와 관련해서도 언급한 내용이 있네요?

기자) 네, 헤그세스 지명자는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핵보유국으로서 북한의 지위와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는 미사일 사거리 확대에 대한 강도 높은 집중, 점증하는 사이버 역량은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 및 세계의 안정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미 국방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로 취해야 하는 조치로 미사일 방어 체계 개선을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의원들은 헤그세스 지명자에게 어떤 질문을 했나요?

기자) 민주당 의원들은 헤그세스 지명자의 성추행과 재정 부정 관리 의혹, 전투에서 여성의 역할, 경력 등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습니다. 특히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여군을 전투 임무에 투입하면 안 된다고 한 헤그세스 지명자의 과거 발언을 성토했습니다. 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인 잭 리드 의원은 헤그세스 지명자를 향해 “불행히도 당신은 국방장관직을 맡을 만한 인품과 평정심, 역량이 부족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공화당 의원들의 분위기는 좀 달랐다고요?

기자) 네, 대체로 헤그세스 지명자의 경력을 옹호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은 “이번 지명은 관습적이지 않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처음 대통령 출마를 발표할 때처럼 파격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헤그세스 후보는 관료제를 뒤흔들 에너지와 신선한 아이디어를 가져올 것”이라며 “그는 전쟁 수행자와 군의 핵심 임무에 끊임없이 집중해 전쟁을 억제하고 우리가 싸워야 할 싸움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헤그세스 지명자 인준 여부는 언제 확정됩니까?

기자) 군사위원회가 언제 인준 논의를 진행할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 날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이후에 상원 전체 회의에서 표결이 진행되는데요. 상원의원 100명 가운데 과반 지지를 얻어야 인준이 확정됩니다. 한편, 15일에는 국무부, 법무부, 국토안보부, 중앙정보국 수장 등 주요 각료 지명자에 대한 인준 청문회가 열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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