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성교회 ‘세대와 세대를 잇는 선교 사명’ < 목회현장 < 목회 < 기사본문



북성교회 설립자 김추호 장로는 40~50년대 소외 이웃들이 예배의 자리에 나와 기도할 수 있도록 농어촌 지역 교회에 예배를 알리는 ‘종’을 기증했다. 사진은 당시 제작된 ‘종’을 북성교회 입구에 설치한 모습.
북성교회 설립자 김추호 장로는 40~50년대 소외 이웃들이 예배의 자리에 나와 기도할 수 있도록 농어촌 지역 교회에 예배를 알리는 ‘종’을 기증했다. 사진은 당시 제작된 ‘종’을 북성교회 입구에 설치한 모습.


선교사를 후원하는 일은 교회에게 더할 나위 없는 은혜 중 하나다. 하지만 선교지를 지원하는 일은 목회자의 의지만으로 가능하지 않고, 또 선교 비전 없는 목회자로부터 선교의 사명을 갖는 성도도 있을 수 없다. 그만큼 목회자와 성도 모두가 선교를 꿈꿔야 그 사명을 지속할 수 있다.


대구 북성교회(라아론 목사)는 ‘선교하는’ 교회로서 특별한 설립 배경을 갖고 있다. 1947년 공업사를 운영하던 김추호 장로(당시 집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만이 우리 민족이 살 길이라는 것을 절감하며, 공장 내 직원들과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복음 전파라는 특별한 선교적 사명을 가졌던 김추호 장로는 신학을 공부하지 않았지만 직원들과 예배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칠성동 교회’라는 이름으로 교회를 설립했다. 그리고 10년 뒤 교회가 분립하는 과정에서 ‘북성교회’라는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됐다.


교회는 해외선교뿐 아니라, 세대 간 통합을 선교 사명으로 삼아 매월 ‘온가족예배’를 통해 공동체 회복을 이루고 있다.
교회는 해외선교뿐 아니라, 세대 간 통합을 선교 사명으로 삼아 매월 ‘온가족예배’를 통해 공동체 회복을 이루고 있다.


라아론 담임목사는 ‘다음세대가 선교하는 교회’가 되길 소망한다.
라아론 담임목사는 ‘다음세대가 선교하는 교회’가 되길 소망한다.


대구 칠성 시장 인근에서 시작된 공업사 내 직원예배는 현재 북성교회로 성장해 동남아 지역에 43개 개척교회를 설립했다. 사진은 수성구에 위치한 교회 전경.
대구 칠성 시장 인근에서 시작된 공업사 내 직원예배는 현재 북성교회로 성장해 동남아 지역에 43개 개척교회를 설립했다. 사진은 수성구에 위치한 교회 전경.


북성교회는 70여 년의 역사 동안 선교를 멈추지 않았다. 교회는 40~50년대 격변의 시기를 겪고 있던 대구 칠성동 시장 인근 가난한 서민들의 애환을 함께 나눴고, 한국전쟁으로 갈 곳 잃은 피난민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기도 했다. 또 산업화 시기 아침을 여는 교회 종소리를 전국에 울려 퍼지게 하고자 농어촌 지역 교회에 무료로 종을 기증하기도 했다. 고 김추호 장로의 정신은 삼남인 북성교회 김신길 장로가 이어받아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회관 1층 전시실, 대신대학교, 계명대학교 등에 성종을 헌납해 선교 정신을 기렸다.


올해 78년의 역사를 가진 북성교회는 교인 수 600여 명 규모의 교회로서 강소 교회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필리핀을 중심으로 라오스,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 43개 개척교회를 설립하고, 국내외 20여 곳의 단체와 선교사를 지원하고 있다.


교회는 올해부터 청년들에게 파송 선교사 지원을 맡기기로 했다. 라아론 목사의 이 같은 결단은 다음세대가 더 이상 보살핌과 지원을 받는 주체가 아닌, 각자가 교회 사역에 동참해 선교의 영역이 다음세대의 사명임을 깨닫게 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교회가 청년들에게 처음 일임한 선교지는 몽골이었다. 


“몽골 교회 내 60%가 아동 청소년, 평균 연령대가 27.9세인 만큼 20대가 장년으로서 교회의 모든 역할과 책임을 지고 있다. 청년들이 몽골지역 선교사와 소통하는 데 장년보다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기성세대 역할이라고 여겨졌던 선교 사역이 청년으로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다음세대는 선교 현장에 관심 갖고 지원을 고민하는 주도적인 신앙 생활로 바뀌게 됐다.”


라 목사는 오는 3월 교회 성도 5분의 1인 100여 명과 함께 7박 8일간 필리핀 선교를 준비하고 있다. 참석자 중 40%는 청소년이다. 학원사역, 의료선교, 헌당 예배, 복음화 대성회 등 교회가 현지에 쌓아 올려 왔던 복음의 결실을 확인하고, 청소년들에게 세계선교의 비전을 품게 하기 위해서다.


북성교회 해외선교 중심지인 필리핀에서 성도들이 봉사활동에 나선 모습.
북성교회 해외선교 중심지인 필리핀에서 성도들이 봉사활동에 나선 모습.


교회는 올해부터 청년들에게 파송 선교사 지원을 맡겨 선교가 다음세대의 사명임을 깨닫게 하고 있다.
교회는 올해부터 청년들에게 파송 선교사 지원을 맡겨 선교가 다음세대의 사명임을 깨닫게 하고 있다.


해외선교만 선교가 아니다. 교회는 갈수록 짙어지는 세대 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또 떠나가는 다음세대를 교회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 ‘온가족예배’로 소통의 장을 만들고 있다. 이외에도 교회 설립자 김추호 장로와 그의 부인 김순자 권사의 이름으로 호순장학금제도를 운영해 대내외 장학생을 지원하고 있다.


라 목사는 북성교회의 초기 선교 사명을 이어가고자 ‘뚝배기’ 같은 목회를 꿈꾼다. “그동안 여러 사역지에서 교회의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해 다양한 교육 훈련을 받고 여러 프로그램도 시도해 봤다. 하지만 북성교회는 묵묵하고 은은한 뚝배기처럼 우리 주변 이웃부터 섬겼던 고 김추호 장로님의 선교 사명을 이어가고자 한다. 그리고 성도들도 그 사명의 중심축이 돼 동참하고 있다. 앞으로 성경 공동 읽기, 공동 쓰기 등을 진행해 교회 내에서부터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나아가 선교의 동력을 얻는 기회를 얻고자 한다”고 말했다.


시대 변화에 따라 개인주의화 되는 교회 내 성도들의 모습처럼, 교회도 ‘우리 교회’라는 틀 안에 머물기도 한다. 북성교회는 ‘진리를 품고 땅끝까지 행진하는 생명공동체’라는 문구를 내걸고, 다음세대가 선교하는 교회 그리고 선교 현장이 또 다른 제자를 낳는 교회가 되길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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