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개념에서 이해하는 하나님의 관심 (4)
여호와가 이스라엘 부족 신 아닌
온 세상 통치 최고 신 보이는 것
바로 왕과 애굽 백성 여호와 인정
정치적 해방 목적이라 할 수 없어
4. 출애굽 사건에 나타난 하나님의 관심 (1)
: 애굽, 이스라엘, 온 천하가 하나님 알게 되는 것
출애굽 사건은 성경에 나타난 대표적 정치적 해방 사건이다. 따라서 해방신학 등 정치신학에서 즐겨 인용하는 사건이다. 이런 신학들의 관점은 출애굽에 나타난 하나님의 뜻이 곧 약자들의 해방이므로, 하나님을 믿는 교회는 당연히 약자들의 해방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는 결론을 이끌어낸다.
그런데 출애굽 사건을 다루는 성경 본문은 정작 하나님의 관심을 어떻게 묘사하고 있을까? 정치적 관점이나 외형적인 결과만 보면 분명 출애굽 사건은 주변부 인생들의 해방 사건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출애굽 사건에서 하나님이 주된 관심이 약자들을 해방시키는 일에 있었는지 고찰할 필요가 있다.
출애굽 사건을 설명하는 본문들을 보면, 정작 정치적 해방 사건의 의도는 그리 많이 강조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강조되며, 이러한 강조들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주된 관심은 무엇인지 함께 살펴보자.
출애굽 기사에 나타난 하나님의 주된 관심사는 가장 먼저 애굽, 이스라엘, 온 천하가 하나님을 알게 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즉 출애굽 사건 기사에서 계속 반복되는 유사한 의미의 구절이 있는데 그것들은 다음과 같은 구절들 즉 “애굽 사람이 나를 여호와인 줄 알리라 … 나를 여호와인 줄 알리라(출 7:5, 17)”, “우리 하나님 여호와와 같은 이가 없는 줄을 알게 하리니(출 8:10)”, “이로 말미암아 이 땅에서 내가 여호와인 줄을 네가 알게 될 것이라(출 8:22)” 등의 말씀이다.
이런 본문들에 대하여 더함(John. I. Durham)은 ‘WBC 성경주석 출애굽기’에서 “여기에는 또한 아직 성취되지 못한 목표를 향한 하나의 분명한 움직임이 있다. 그 목표란 여호와께서 살아 계시며 전능하신 분이라는 사실을 바로와 바로의 백성들에게, 그리고 이스라엘에 입증해 보여 주는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계속해서 유사한 의미의 말씀들이 나타난다. “내가 너를 세웠음은 나의 능력을 네게 보이고 내 이름이 온 천하에 전파되게 하려 하였음이니라(출 9:16)”, “내가 바로와 그의 병거와 마병으로 말미암아 영광을 얻을 때에야 애굽 사람들이 나를 여호와인 줄 알리라(출 14:18, 참고 14:4, 25)”, “온 천하에 나와 같은 자가 없음을 네가 알게 하리라(출 9:14)” 등의 말씀인데, 더함은 이 말씀을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이스라엘이 기적들을 통해 여호와께서 살아 계시다는 증거를 얻게 될 뿐 아니라, 바로와 애굽 사람들이 그것을 통해 여호와께서는 진정 살아 계신 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바로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견고하게 서게 되고(amadod의 사역형), 계속적으로 완고할 것이며, 여호와의 힘을 보여 주게(raah의 사역형)’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여호와의 이름(=여호와의 존재)이 온 세상에 선포될(sipal의 사역형)것이다.”
즉 출애굽 사건을 통해 나타난 하나님의 주된 관심은 이스라엘, 애굽, 그리고 온 천하가 하나님을 제대로 알도록 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즉 여호와 하나님이 단순히 이스라엘의 부족 신이 아니라, 온 세상을 통치하시는 최고의 신이심을 보여주는 데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은 실제로 일정 부분 성취됐는데, 비록 잠깐이었지만 바로는 여호와를 인정하였다. “바로의 신하 중에 여호와의 말씀을 두려워하는 자들은 그 종들과 가축을 집으로 피하여 들였으나(출 9:20)”라는 말씀에서와 같이 하나님의 능력을 인정했던 사람들이 나타났다.
즉 출애굽 사건은 단순히 정치적 해방에 목적이 있었다기보다, 온 천하로 하여금 여호와 하나님의 존재와 능력을 알게 하는 선교적 과제에 주요한 목적이 있었으며, 이것이 하나님의 주된 관심 중 하나였던 것이다. 이는 크리스토퍼 라이트(Christopher J. H. Wright)가 , 『하나님의 선교(The Mission of God, 정옥배 한화룡 역, 서울: IVP, 2010, 115-116쪽)』”에서 밝힌 바다.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성결대학교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M.Div)에서 수학한 후, 미국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으로 신학 석사(Th.M) 학위와 철학 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총회 파송으로 필리핀에서 선교 사역을 했으며, 풀러신학대학원 객원교수, Journal of Asian Mission 편집위원, 한국로잔교수회장, 영남신학대학교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지구촌선교연구원장, 영남신학대학교 선교신학 교수 등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7 Key Principles of Dynamic Church Growth, Rethinking the Theology of WCC, How on earth Could Islam Surpass Christianity?, For the Future of the Lausanne Movement. 『선교사가 그린 선교사 바울의 생애』,『능력 있는 예배를 위한 7가지 질문』, 『건강한 교회 성장을 위한 핵심 원리 7가지』, 『사도행전에서 배우는 선교 주제 28가지』, 『현대 선교학 개론』(공저), 『한 권으로 읽는 세계 선교 역사 100장면』, 『성장하는 이슬람 약화되는 기독교』, 『현대 선교의 핵심 주제 8가지』, 『이슬람의 어제와 오늘』, 『현대 선교의 프레임』, 『제4 선교신학』, 『성경이 말씀하는 선교』, 『현대 선교신학(개정판)』, 『현대 선교의 목표들』 , 『로잔 운동의 좌표와 전망』 , 『예수께서 말씀하신 선교주제 10가지』 등이 있다.
책 <예수께서 말씀하신 선교 주제 10가지>
이 책은 현대 선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는 주제들을 예수의 말씀으로 평가하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삼는다. 그 어떤 단체나 기구 또는 학자의 주장도 성경의 평가 앞에서 겸손히 서야 한다. 이것이 기독교의 정신이고 종교개혁의 모토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스토트도 “제가 강조하려는 것은 전통이 성경의 비평에서 제외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전통에 특별한 권한이 주어져서는 안 됩니다”라고 강조한다.
이와 같은 기본적인 전제 위에서 이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왜 선교가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 근거를 두어야 하는가?‘를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①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②삼위일체의 선교(Missio Trinitatis) ③그리스도의 선교(Missio Christi) 등의 필요성을 다룬다. 이러한 내용들을 통해 독자들은 기독교 선교의 기초와 방향을 명확히 파악하게 될 것이다.
2부에서는 오늘날 선교에서 논쟁이 되고 있는 핵심 주제 10가지를 선정하여, 그 주제들을 예수의 말씀에 근거하여 평가하고 방향을 제시한다. 이 주제들은 ①선교에 대한 하나님의 뜻 ②예수께서 오신 이유 ③예수께서 주신 구원의 개념 ④하나님의 나라 ⑤선교의 우선순위 ⑥선교 방법 ⑦윤리적 과제 ⑧환경 이슈 ⑨종교다원주의 ⑩선교 명령 등이다. 예수의 말씀에 근거해 이 주제들에 대해 명확한 안목을 얻게 되면, 기독교 선교는 보다 더 성경적이고 효율적인 선교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