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을 앞두고 메시지를 낸 교계 연합기관들이 일제히 2000여 년 전 어둠 속에 빛으로 오신 아기 예수의 축복이 최근 일련의 사태로 고통받는 대한민국에도 임하길 소망했다. 또한 갈등과 분열로 얼룩진 이 세상에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며 세상을 치유하는 그리스도인들의 모습을 바랐다.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김종혁 목사, 이하 한교총)이 16일, 대표회장단 명의의 ‘2024년 성탄절 메시지’를 발표했다. 특별히 최근 비상계엄 이후 일련의 사태에 대해 입장을 내지 않았던 한교총은 이번 메시지에 관련 내용을 함께 담았다.
한교총은 “그 어느 때보다 더욱 하나님이 주신 평화를 사모하는 한 해였다”라고 회고하고, 국제적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하마스) 간 전쟁이 계속되며 수많은 사상자를 내는 상황과 더불어 정치권의 치열한 대립으로 12·3 비상계엄과 이에 따른 대통령 탄핵 결의를 지켜봐야 했던 국내 현실을 지적했다. 이어 오늘날 국내 상황에 대해 “정치 지도자들이 이념을 자기 정치에 이용하고, 다른 정당을 적대시하고 악마화하며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구현하지 못한 결과가 지금의 국난을 가져왔다”라고 진단하며, 정부와 국회, 헌법재판소, 수사기관 등 지금의 국가적 어려움을 수습할 권한을 가진 이들이 법과 절차에 따라 현재의 불안 상황을 속히 수습하길 요청했다.
더불어 한국교회를 향해서는 “국난의 시기에 좌고우면하지 말고 말과 행동의 절제를 통해 덕을 세우는 데 힘쓰자”라고 제언하며, 생업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과 병실과 거리에서 외로움에 울고 있는 이들, 그리고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군인과 경찰관들을 위로하고 격려함으로써 상처받은 마음을 보듬어 줄 것을 당부했다.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권순웅 목사, 이하 한장총)는 같은 날 내놓은 성탄 메시지에서 다가오는 성탄절, 이번 회기 주제인 ‘샬롬 부흥!’처럼 이 땅에 평강의 예수님이 함께 하셔서 분열과 상처가 사라지고 침체한 한국교회가 새롭게 부흥하는 기회가 되길 소망했다.
한장총 메시지에서도 전쟁과 기아, 홍수와 가뭄, 기후위기 등 지구촌 곳곳의 어려움과 함께 대통령 탄핵 시국, 경제적 위기와 빈부소득 격차, 저출산 고령사회, 청년실업 및 북한의 계속되는 위협 등 대한민국의 산적한 현안이 언급됐다. 한장총은 “그럼에도 우리가 소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가 계시기 때문”이라면서, 이러한 때에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무엇보다 하나님의 임재를 간구하고 삶의 현장에서 희생과 양보, 겸손의 자세로 예수님의 사랑과 평화를 나누는 삶을 살아가길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