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헌재 尹탄핵 심판에 집중 방침
당내서도 “잦은 탄핵 자제해야”
더불어민주당은 양곡관리법 등 6개 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거세게 비판하면서도 탄핵 추진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정부 논의가 남아 있고, 국회 추천 몫인 헌법재판관 임명이 우선순위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18일 “상황을 크게 보려고 한다”며 “특검 실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심리할 헌법재판관 임명을 가장 중요한 문제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수사와 탄핵 관련한 향후 일정 등을 고려할 때 한 권한대행을 탄핵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취지다. 한 권한대행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무위원 서열 3순위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넘어간다. 서열 4순위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민주당 인사들과 접점이 있는 한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일단 유지하는 것이 이달 말로 임명동의안 처리를 추진 중인 헌법재판관 임명에 유리하다는 인식도 있다.
당내에서도 국정 공백 상황으로 인한 역풍을 우려하며 한 권한대행의 탄핵을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다. 한 재선 의원은 “계엄과 탄핵 이후 혼란스러운 상황을 수습하는 게 중요한 상황에서 또다시 한 권한대행 탄핵 문제로 시간을 낭비하면 민주당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대통령 권한대행 신분을 탄핵하려면 대통령 탄핵 요건인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민주당이 신중론으로 돌아서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 규정을 다룬 헌법 제65조에도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어 야당이 일방적으로 탄핵을 밀어붙이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한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한 6개 법안에 대해 민주당이 추후 국회 차원의 수정안을 제출해 재의결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친명(친이재명)계 핵심 관계자는 “양곡관리법 등은 정부 차원에서 대안을 제시하면 합의점을 찾아 국회가 수정안을 낼 수 있다”며 “국회증언감정법이나 국회법 개정안도 여야 합의 처리가 좋다”고 했다.
다만 한 권한대행이 내란 특검법 및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거나,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할 경우엔 탄핵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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