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에서 화생방(방사능·생물학·화학) 무기를 총괄하는 장성이 17일 폭탄 테러로 사망했습니다.
러시아 조사위원회 스베틀라나 페트렌코 대변인은 이날 “모스크바의 랴잔스키 대로에 있는 주거용 건물 입구 근처에서 전기 스쿠터에 설치된 폭발물이 터졌다”며 “이 폭발로 이고르 키릴로프 중장과 부관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은 사건 당시 출근길에 오르던 중이었던 것으로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타스통신은 키릴로프 중장 부관의 신원이 ‘일리야 폴리카포프’로 확인됐다고 전했습니다.
조사위원회 모스크바 지부가 이번 공격에 대해 수사를 시작했으며, 현재 범행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페트렌코 대변인은 설명했습니다.
공격 주체는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조사위원회는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했습니다.
◾️ 모스크바 중심지
이번 폭발이 발생한 랴잔스키 대로는 크렘린궁에서 남동쪽으로 약 7㎞ 지점에 있는 모스크바 중심지입니다.
사건 당시 대시캠(차량내 카메라)에 촬영된 폭발 영상이 각종 텔레그램 채널에 속속 올라오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매체 크이우포스트는 해당 영상의 진실성을 우크라이나 보안국이 확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 “개전 후 가장 대담한 표적 공격”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 보안국의 소행이라고 CNN 등 미국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CNN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러시아 본토에서 이뤄진 가장 대담한 표적 공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이번 사건 연루 사실을 일절 부인하고 있다고 크이우포스트는 전했습니다.
이번 폭발 사건 발생 전날인 16일,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금지된 화학무기’ 사용을 지휘한 인물이 키릴로프 중장이라며 형사 조사를 시작한 바 있습니다.
◾️ 화학물질 사용 책임자 지목
키릴로프 중장은 러시아의 화생방 (방사능·생물학·화학)군을 지휘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이후 파괴적인 행위를 주도한 것으로 우크라이나와 동맹국들에 의해 지목돼 왔습니다.
특히 전장에서 화학 물질과 최루가스(CS 가스)와 같은 폭동 진압제의 광범위한 사용에 책임이 있다는 비난을 받아왔습니다.
미 국무부는 이와 관련, 제1차 세계대전에서 처음 사용된 독성 가스인 클로로피크린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사용한 사례를 지난해 5월 공개한 바 있습니다.
키릴로프 중장은 또한, 러시아 내에서 전쟁 지지 여론을 유지하기 위해 중요한 도구인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데도 능숙한 전문가로 평가받았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 러시아 보복 다짐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은 이날(17일) 사건 발생 직후, 우크라이나에 보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이날 유족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이번 사건이 “붕괴 중인 키예프(크이우) 정권의 소행”이라며 “반데라이트 나치들(우크라이나 정부)에게 반드시 응분의 처벌이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아울러 “이번 테러 공격은 우크라이나 정부의 고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서방 후원자들에게 그들의 불안정한 존재를 정당화하고 치명적인 적대 행위를 연장하려는 몸부림이며, 도시와 마을의 민간인을 대상으로 비겁한 공격을 감행하는 행위”라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