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오늘] 이스라엘, 골란고원 정착촌 확대 계획 승인…윤 대통령 탄핵심판 27일 시작


진행자)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박영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이스라엘 정부가 국제법상 불법 점령 중인 골란고원에 정착촌을 더 확대하는 계획을 승인했습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탄핵소추된 윤석열 한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27일 시작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 먼저 중동으로 가봅니다. 이스라엘이 골란고원에 정착촌을 더 많이 만들 계획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정부가 15일, 골란고원 정착촌 확장 계획을 승인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히며 “골란을 강화하는 것은 이스라엘 국가를 강화하는 것이며, 이는 지금 이 시기에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이스라엘과 접경하고 있는 시리아는 아사드 정권이 축출된 상태죠?

기자) 맞습니다. 시리아는 하페즈 알아사드와 바샤르 알아사드 부자가 50년 넘게 장기 집권해 온 나라인데요. 지난 8일 이슬람 반군 연합이 아사드 정권을 전복하고 과도정부 수립을 선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9일과 10일 이틀 동안 시리아 전역에 수백 차례 공습을 단행했는데요. 이스라엘군은 이를 통해 시리아군 전략 자산의 80%를 파괴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은 왜 시리아를 맹폭격한 거죠?

기자) 시리아에 남아 있는 화학무기와 생물무기, 장거리 미사일과 로켓 등 전략 무기가 반군 세력에게 넘어가지 않기 위해서라는 설명입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성명에서 이스라엘군의 목표가 이스라엘 국가를 위협하는 전략 무기를 파괴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또 점령 중인 골란고원 지역을 넘어 비무장 완충지대에도 지상 병력을 보냈습니다.

진행자) 골란고원은 이스라엘과 시리아가 영유권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곳이죠?

기자) 맞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당시 시리아 땅이었던 골란고원의 약 80%를 점령했는데요. 1973년 시리아는 주변 아랍국들의 지원을 받아 골란고원을 탈환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습니다. 4차 중동전쟁이 벌어진 건데요. 이듬해 이스라엘과 시리아는 휴전 협정을 맺고 비무장 완충지대를 설정해 유엔 평화유지군을 주둔시켰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점령은 국제법상 불법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제법상 침략으로 강탈한 점령지는 영토로 인정되지 않고요. 현재 유엔을 비롯한 대부분 국제 사회는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점령을 불법으로 간주합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지난 1981년 골란고원 점령지에 이스라엘의 사법권과 행정권을 적용하는, 이른바 ‘골란고원법’을 채택했는데요. 공식 합병을 선언한 건 아니지만, 사실상 골란고원을 이스라엘 영토로 합병하는 것이었습니다.

진행자) 골란고원에 유대인 정착촌이 있는 모양이군요?

기자) 네. 이스라엘은 점령 이후 골란고원 점령지에 정착촌을 건설하고 자국민을 이주시켰습니다. 현재는 약 30곳의 정착촌에 세워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2~3만 명의 이스라엘 주민들이 포도 농업과 관광업 등에 종사하며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지금보다 얼마나 더 늘린다는 건가요?

기자) 이스라엘 총리실이 별도로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골란고원 인구를 두 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입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시리아에 대한 새로운 전선과 전쟁을 고려하고, 골란고원 인구를 두 배로 늘리기 위해” 네타냐후 총리가 인구 증가 장려 계획에 관한 첫 번째 수정안을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 시리아를 장악하고 있는 반군 세력은 이스라엘의 이 같은 움직임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반군 주축 세력인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의 수장으로, 사실상 현재 시리아 집권자인 아메드 알샤라는 지난 14일, 시리아 TV와의 인터뷰에서 국가 건설이 최우선이라는 취지로 발언했습니다. 그는 “수년간 갈등과 전쟁으로 지친 시리아의 상황은 새로운 대립을 허용하지 않는다”면서 “지금 이 단계에서 우선순위는 재건과 안정이며, 더 많은 파괴로 이어질 수 있는 분쟁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이 발언은 골란고원 정착촌 확대 계획 발표 전에 나온 것입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는 어떤 반응인가요?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 주변 아랍국가들은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카타르 정부는 이스라엘의 확장 계획은 국제법의 노골적 위반이자 시리아 영토에 대한 새로운 침략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스라엘의 움직임은 시리아의 안보와 안정 회복 가능성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앞서 유엔과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도 이스라엘의 완충지대 철수를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기 때 골란고원의 이스라엘 영토를 인정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정부 때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인정하는 등 확고한 친이스라엘 행보를 보였는데요. 2019년에는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하는 대통령 포고문에 서명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15일, 영상 성명에서 전날 밤 트럼프 당선인과 매우 우호적이고 따뜻하며 중요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시리아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주 중동을 찾았는데요. 어떻게 새로운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요르단, 튀르키예 등 역내 외무장관들과 사태를 논의한 후 14일 요르단 아카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이 자리에서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시리아 반군 단체 HTS와 직접적인 접촉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회담의 세부 사항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았는데요. 12년 전 시리아에서 실종된 미국 언론인 오스틴 타이스 씨 문제가 포함됐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또 역내 외무장관들과 시리아와 시리아 국민 지원에 관한 일련의 원칙에 합의했다고 말했는데요. 블링컨 장관 이야기 직접 들어 보시죠.

[녹취: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Today, the United States and our partners in the region have agreed on a set of shared principles to guide our support for Syria and its people going forward. America and our partners have an important stake in helping the Syrian people chart this new path. We know that what happens inside of Syria can have powerful consequences well beyond its borders from mass displacement to terrorism. And we know that we can’t underestimate the challenges of this moment and in the weeks and months ahead.”

기자) 미국과 역내 파트너들은 시리아 국민이 새로운 길을 개척하도록 돕는 데 중요한 이해관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블링컨 장관은 시리아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이 대량 이주에서 테러리즘에 이르기까지 국경 너머로 강력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미국과 역내 국가들은 알고 있고, 지금 이 순간과 앞으로 몇 주, 몇 달 동안의 도전들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헌법재판소 앞에 걸린 깃발.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한국 소식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개시 날짜가 잡혔다고요?

기자) 네. 12.3 비상계엄 사태로 국회가 탄핵소추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27일 헌법재판소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한국 헌법재판소는 16일 오전 재판관 회의를 열고 첫 변론준비기일을 오는 27일 오후 2시로 지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준비기일이라는 게 뭔가요?

기자) 준비기일은 변론에 앞서 양측을 불러 주장과 증거를 둘러싼 쟁점을 정리하고 심리 계획을 세우는 절차를 말합니다. 준비기일에 당사자가 출석할 의무는 없고요. 양측이 본격적으로 맞붙는 변론기일은 준비기일을 마친 후 별도로 지정됩니다.

진행자) 한국 헌법재판소는 몇 명으로 구성돼 있습니까?

기자) 9인 재판관 체제인데요. 지난 10월 재판관 3명의 임기가 끝나 퇴임했는데 아직 자리를 메우지 못해 6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6인 재판관으로 대통령 탄핵심판이 가능한가요?

기자) 헌법재판소 법에는 사건 심리에는 재판관 7명 이상 출석해야 한다고 돼 있는데요. 하지만 지난 10월, 헌재가 내린 판례에 따라 6명으로도 심리는 가능합니다. 다만 탄핵이 인용되려면 의결 정족수에 따라 재판관 6명 전원이 찬성해야 하는데요. 따라서 한 명만 반대해도 탄핵안은 기각됩니다.

진행자) 3명 재판관 공석을 채우는 방안은 없습니까?

기자) 현재 공석인 재판관 3명의 선출 권한은 국회에 있는데요.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여당 국민의힘이 후보들을 추천한 상태입니다. 후보들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이르면 이번 주 내 시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윤 대통령 직무가 정지됐기 때문에 3인 재판관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임명할 전망입니다.

진행자) 지금 한국은 지난 주말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되고, 한덕수 총리가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상황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4일 한국 국회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쳤는데요. 재적의원 300명 전원 참석한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습니다. 앞서 7일 1차 투표 때는 여당 의원들이 거의 다 불참해 표결 자체가 성립되지 않았는데요. 이번에는 여당 의원 전원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여당에서 이탈 표가 나온 건가요?

기자) 네. 더불어민주당과 범야권 의원 192명이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고 가정할 때, 국민의힘에서 적어도 12명의 이탈 표가 나왔다는 해석이 가능한데요. 국민의힘은 표결에 앞서 ‘탄핵안 부결’을 당론으로 정했었습니다.

진행자) 이로써 한국 헌정사에서 세 번째 대통령 탄핵안 통과 사례가 됐군요.

기자) 네. 윤 대통령은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한국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세 번째 대통령이 됐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선거법 위반으로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됐는데요. 당시 헌재는 노 전 대통령의 위법 행위는 인정하면서도 대통령 파면 사유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기각했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됐는데요. 2017년 한국 헌재 8인 재판관 만장일치로 탄핵을 인용했습니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은 한국 헌정사상 최초로 탄핵으로 물러난 대통령이 됐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금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고요?

기자) 네. 한동훈 대표가 16일, 당 대표직을 사퇴하고 5명 최고위원도 모두 사퇴하면서 현재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됐습니다.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을 지지하면서, 당내 윤 대통령 지지파의 거센 반발을 받았는데요. 14일, 권성동 원내대표의 제안으로 한동훈 지도부 거취에 대한 표결이 이뤄졌고요. 의원 93명 중 73명이 지도부 사퇴에 찬성했습니다. 한 전 대표는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기도 했던 인물인데요. 하지만 윤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 여당 대표직에서 물러났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한국의 이러한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한국 민주주의 회복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한덕수 권한대행과 협력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백악관은 14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한덕수 권한대행과 전화 통화를 했으며, 한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회복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한국 국민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14일 요르단에서 가진 기자회견 중, “한국이 헌법에 명시된 절차를 평화적으로 따르는 것을 봤다”며 한국의 민주적 회복력을 높이 평가하고, 철통같은 미한동맹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칩니다. 박영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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