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오늘] 이란 “유럽 3개국과 핵 및 현안 논의할 것”…미·중, 수감자 3명 맞교환


진행자)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박영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주 핵 사찰 문제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마찰을 빚었던 이란이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3개국과 2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회담합니다. 미국과 중국이 수감자 3명을 맞교환했다고 양국 정부가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이란과 유럽 3개국이 회담을 갖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의 이른바 ‘삼두마차’로 불리는 영국, 프랑스, 독일과 이란 정부 대표들이 2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란 핵 프로그램을 비롯한 현안에 대해 논의합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24일 회담 사실을 알리면서, 팔레스타인과 레바논, 핵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지역과 국제 문제가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난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에 대한 결의안을 채택했지요?

기자) 맞습니다. 35개국으로 구성된 IAEA 이사회는 21일 이란에 핵 시설 사찰에 대한 협조와 감독관 출입금지 조처 철회 등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이란에 대한 이같은 내용의 결의안은 올해 들어 두 번째로, IAEA는 지난 6월에도 동일한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IAEA 결의안은 이란에 법적 의무를 요구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은 지난 1970년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했는데요. 조약에 따라 IAEA 감독하에 핵 물질을 신고하고 보관해야 합니다. IAEA는 또 결의안에서 이란이 신고하지 않은 두 개의 시설물 주변에서 우라늄 입자가 검출된 것에 대한 답변도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란과 회담하는 유럽 3개국도 IAEA 회원국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영국, 프랑스, 독일은 IAEA 창설 회원국이면서 이란 핵 합의로 불리는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협정에 서명한 당사국들이기도 한데요. 이번에 채택된 결의안도 이 세 나라가 발의했습니다.

진행자) IAEA의 결의안 채택에 이란이 강하게 반발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앞서, 이란은 NPT의 충실한 회원국으로서 IAEA에 완전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결의안이 채택되자 다음날, 농축 우라늄 저장량을 늘릴 수 있는 신형 원심분리기를 가동하겠다며 위협 수위를 높였습니다. 그리고 바로 며칠 만에 유럽 3개국과 회담하겠다는 발표가 나와 눈길을 끄는데요. 이란의 이같은 행보는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가 이제 두 달도 채 남지 않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첫 임기 때 이란 핵 합의를 파기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했던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이 임박한 시점에 이번 회담이 이뤄지는 겁니다. 이란 핵 합의는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과 독일 등 주요 6개국과 이란 간에 2015년 체결됐는데요. 이란은 핵무기 개발을 하지 못하도록 핵 프로그램을 동결, 축소하고, 서방은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완화하는 걸 골자로 합니다. 하지만 미국은 지난 2018년 핵 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탈퇴 후 이란은 그에 대응해 핵 프로그램을 재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핵 합의에 따르면 이란은 원심분리기를 향후 10년 동안 약 3분의 1 수준으로 감축해야 합니다. 또 3.67%의 저농축 우라늄 202.8kg만 보유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미국의 탈퇴 후 이란은 이행 사항을 단계별로 축소하며 우라늄 농축 수준을 60%로 높였습니다. 이란은 또 포르도 지하 핵시설에 신형 원심분리기를 추가 설치하고 농축우라늄 비축량을 계속 늘리면서 서방을 압박해 왔습니다.

진행자) 60%까지 농축하면 핵무기 개발은 금방이라고 하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문가들은 핵무기를 만들려면 우라늄 농축 정도가 90%는 돼야 한다고 말하는데요. 60%까지 농축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으면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90% 농도는 단기간에 끌어올릴 수 있다고 합니다. 이란은 평화적 목적의 핵 에너지 권리를 주장하는데요. 하지만 IAEA에 따르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나라 가운데 유일하게 이란이 우라늄을 60%까지 농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이든 정부는 출범과 함께 줄곧 이란 핵 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을 추진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란 핵 합의는 민주당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주요 업적이기도 한데요.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 해인 2021년 4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이란과 유럽의 핵 합의 복원 회담에 대표단을 파견해 간접 형식으로 협상을 진행했습니다. 이후 다자 또는 직접 회담을 통한 오랜 줄다리기 끝에 타결에 근접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막판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흐지부지됐고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제 퇴임을 앞두고 있습니다.


28일 중국에 간첩과 마약 관련 범죄로 징역형 등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마크 스위던, 카이 리, 존 룽 씨가 석방 후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합동기지에 도착해 가족을 만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수감자를 맞교환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중국 정부가 서로 부당하게 구금됐다고 주장하는 수감자 3명을 맞교환했습니다. 양국 정부는 27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먼저 미국 정부 발표부터 들어볼까요?

기자) 네. 백악관은 27일, 중국에 몇 년 동안 수감돼 있던 미국 시민 3명이 석방돼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백악관은 이는 부당하게 구금된 미국인들을 석방하기 위해 수년 동안 외교적으로 노력한 성과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풀려난 이들의 신원도 공개했습니까?

기자) 네. 마크 스위던, 카이 리, 존 룽 씨입니다. 텍사스 출신의 40대 사업가인 스위던 씨는 마약 관련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았고, 2012년부터 복역 중이었습니다. 미국 시민이면서 홍콩 시민인 존 룽 씨는 70대로, 간첩 혐의로 2021년 체포돼 지난해 종신형을 선고받았습니다. 60대인 중국계 미국시민 카이 리 씨도 간첩 혐의로 2016년 체포돼 10년 형을 선고받고 수감돼 있었는데요. 세 명 모두 무죄를 주장해 왔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이들이 모두 부당하게 중국에 수감돼 있었다고 판단한 것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27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 행정부의 노력과 중화인민공화국(PRC)과의 외교에 힘입어, PRC에 부당하게 구금돼 있던 모든 미국인이 귀국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소셜미디어 X에 이들과 통화했다면서, 추수감사절에 맞춰 이들이 건강하게 사랑하는 이들과 재회하게 돼 너무나 기쁘다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퇴임을 앞두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하나의 외교적 승리로 보여질 수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관리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보좌진들은 중국에 이들의 석방 문제를 반복적으로 제기해 왔습니다. 특히 이달 초, 페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별도의 정상회담을 가졌는데요.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들의 석방을 또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 또 한 명의 미국인도 풀려났죠?

기자) 네. 지난 9월, 중국계 미국인 목사 데이비드 린 씨가 석방돼 거의 20년 만에 가족 품에 안겼습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던 린 씨는 2006년 베이징에서 기독교 훈련센터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중국 당국에 체포돼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는데요. 미국은 린 씨가 부당하게 구금돼 있다며 석방을 촉구해 왔습니다.

진행자) 중국에 수감돼 있는 미국인 수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미 ‘NBC’ 방송은 중국 내 수감자 권리를 감시하는 캘리포니아 소재 비영리 인권단체 ‘두이화 재단’을 인용해, 약 200명이 수감돼 있을 것으로 추정했는데요. 이는 어떠한 나라보다 많은 숫자라고 합니다. 한편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석방으로 중국에 부당하게 구금됐던 미국인은 모두 풀려났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수감자 맞교환을 통해 중국인 3명도 풀려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정부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미국에 부당하게 구금돼 있던 중국인 3명이 무사히 귀국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의 석방은 “중국은 결코 국민을 버리지 않으며, 조국은 항상 그들의 든든한 지지자라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중국 여행경보를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네. 국무부는 27일 웹사이트에 중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2단계로 전환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전의 경보는 3단계 ‘여행 재고’였는데요. 이를 ‘평소보다 주의’를 권고하는 2단계로 낮춘 겁니다. 미국 국무부 여행경보는 총 4단계로 가장 수위가 높은 4단계는 ‘여행 금지’이며 가장 수위가 낮은 1단계는 ‘보통 수준의 경계’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칩니다. 박영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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