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 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지난 5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된 이래 차기 정부 내각 인선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는 일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인물도 있는데요. 하지만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함에 따라 대부분 인준받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내년 1월 출범할 트럼프 2기 정부의 내각과 백악관 고위직에 지명되거나 임명된 사람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속속 갖춰지는 트럼프 2기 진용]
국무장관 지명자: 마르코 루비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차기 정부 외교 수장으로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주 연방 상원의원을 지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53세로 쿠바계인 루비오 지명자는 상원 외교위원회와 정보위원회에 속해 활발하게 의정 활동을 해왔고요. 특히 중국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지난 2016년 대선 때는 트럼프 당선인과 공화당 경선에서 경쟁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이후 트럼프 지지로 돌아섰습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전 루비오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검토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루비오 지명자가 상원 인준을 받으면 미국 역사상 첫 중남미계 국무장관이라는 기록을 세웁니다.
내무부 장관 지명자: 더그 버검
수억 에이커에 달하는 연방 정부 소유 토지와 수자원, 자연 자원, 문화 유적 등을 관리하는 내무장관에는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가 지명됐습니다. 버검 주지사는 석유 산업의 강력한 옹호자입니다. 그는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을 늘리길 원하는 트럼프 당선인 정책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전문성과 행정력을 가진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상무부 장관 지명자: 하워드 러트닉
트럼프 당선인은 차기 정부 상무부 장관에 하워드 러트닉 정권 인수팀 공동의장을 지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러트닉 지명자는 30년 넘게 월가에서 잔뼈가 굵은 금융인이자 억만장자입니다. 대중국 강경파로, 상원 인준을 통과해 트럼프 2기 정부 상무장관직에 오를 경우, 트럼프 당선인 공약인 중국을 겨냥한 고율 관세 등 대중국 무역 압박을 이끌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토안보부 장관 지명자: 크리스티 놈
트럼프 2기 정부 국토안보부 장관 지명자로는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가 낙점됐습니다. 국토안보부는 지난 2001년 9.11 테러 사건을 계기로, 국내 테러 방지와 효과적 대응을 위해 신설됐는데요. 현재는 특히 이민법 집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사우스다코다주 사상 첫 여성 주지사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는 놈 지명자는 지난 2021년, 주 방위군 50명을 텍사스주에 보내 국경 보안을 지원했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이를 높이 평가하면서 놈 지명자가 미국 국토를 안전하게 지킬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보훈부 장관 지명자: 더그 콜린스
미국은 건국 초기부터 현역 군인뿐만 아니라 퇴역 군인들을 관리하는 임무를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보훈부는 바로 퇴역 군인과 그들의 가족, 유족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처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보훈부를 맡길 인물로 더그 콜린스 전 하원의원을 지명했습니다. 그는 변호사이자 공군 군목 출신으로, 트럼프가와 매우 친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교육부 장관 지명자: 린다 맥마흔
트럼프 당선인은 교육부 장관에 린다 맥마흔 전 중소기업청장을 지명했습니다. 그는 남편과 함께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를 설립한, 레슬링계 거물입니다. 코네티컷주 교육위원회와 대학 이사 등으로 짧게 활동한 적은 있지만 전문적인 교육계 인사는 아닙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연방 교육부 폐쇄를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맥마흔 지명자가 상원 인준을 통과하고, 의회에서 교육부 폐지안이 가결되면, 그는 마지막 교육부 장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에너지부 장관 지명자: 크리스 라이트
트럼프 당선인은 차기 정부 에너지부 장관에 크리스 라이트 리버티에너지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를 지명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기후위기가 허구라고 생각하는데요.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라이트 지명자 역시 지구 온난화와 기후 위기를 부정하는 견해를 가지고 있어, 트럼프 2기 정부의 화석연료 확대 구상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교통부 장관 지명자: 숀 더피
차기 행정부 첫 교통부 장관에는 션 더피 전 하원의원이 지명됐습니다. 더피 지명자는 법률가 출신으로, 2011년에서 2019년까지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습니다. 그리고 2020년부터 폭스뉴스 정치분석가로 일하다, 지난해부터 폭스비즈니스 인기 프로그램인 ‘더바텀라인(The Bottom Line)’ 공동 진행자를 맡았습니다. 더피 지명자는 트럼프 1기 때 이슬람권 국가들의 미국 입국 90일 금지 조처를 앞장서 옹호하는 등 트럼프 당선인의 강력한 지지자입니다.
[일부는 논란에 휘말려]
법무장관 지명자: 맷 게이츠에서 팸 본디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3일, 차기 정부 법무장관에 자신의 강력한 옹호자 중 1명인 맷 게이츠 전 연방 하원의원을 지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미성년자와의 성관계 의혹, 약물 사용 등 일부 부적절한 행동을 한 혐의로 부적격 인사라는 논란이 가라앉지 않았는데요. 게이츠 지명자는 결국 21일, 불필요하게 긴 싸움에 시간 낭비하게 할 수는 없다며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했고요. 트럼프 당선인은 몇 시간 후 팸 본디 전 플로리다주 법무장관을 새 법무장관 후보로 지명했습니다. 본디 지명자는 20년 가까이 검사로 활동했으며, 플로리다주 첫 여성 법무장관이라는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법무부 부장관 지명자: 토드 블랜치
트럼프 당선인은 2기 법무부 부장관으로 토드 블랜치 전 연방 검사를 지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블랜치 지명자는 트럼프 당선인의 성 추문 입막음 돈 지급 혐의와 국가 기밀 유출 혐의 등의 재판에서 수석 변호인으로 활동했습니다. 성 추문 입막음 혐의에는 34개 혐의 모두 유죄 평결이 나왔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항소하겠다고 말해왔고, 트럼프 당선인 승리로 재임 기간 선고가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차기 정부 법무장관과 부장관에 측근 중의 측근이 기용된 것도 그런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국방부 장관 지명자: 피트 헤그세스
트럼프 당선인은 2기 행정부 첫 국방장관에 언론인 피트 헤그세스 씨를 지명했습니다. 폭스 뉴스 진행자로 활동한 헤그세스 지명자는 육군 소령 출신으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해 훈장을 받았습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적극적 지지자로, 트럼프 당선인도 헤그세스 씨가 진행하던 쇼에 여러 번 출연하며 관계를 쌓았습니다. 하지만 국방장관직에 필요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논란과 과거 성폭력 혐의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지만, 사건이 확산하는 것을 원하지 않아 해당 여성에게 돈을 줬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보건후생부 지명자: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트럼프 당선인은 로버트 F. 케네디 씨를 차기 정부 보건후생부 장관에 지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케네디 씨는 35대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조카이자, 로버트 F. 케네디 전 상원의원 아들입니다. 그는 미국의 대표적인 민주당 가문 출신이지만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했다 지난 8월에 중도 하차한 후 트럼프 지지로 돌아섰습니다. 케네디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전부터, 백신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잘못된 의학 정보를 퍼뜨린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백악관 및 주요 기관 직책]
백악관 수석 보좌관 지명자: 수지 와일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이틀 뒤인 7일 백악관 수석 보좌관으로 수지 와일스 대선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지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차기 행정부 인선 중 제일 먼저 발탁한 건데요. 미국 역사상 백악관 수석 보좌관을 여성이 맡는 건 처음입니다. 수석 보좌관은 상원 인준을 요구하는 자리는 아닙니다. 하지만 종종 내각 일부로 여기는 명예로운 자리입니다. 와일스 지명자는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경험이 풍부한 정치 활동가로, 지난 2016년과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의 플로리다주 선거 전략을 담당했고, 올해 대선에서는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활동했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 마이클 왈츠
트럼프 2기 정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는 마이클 왈츠 연방 하원의원이 지명됐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왈츠 의원이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정책의 강력한 옹호자였다면서, 힘을 통한 평화 추구의 엄청난 옹호자가 될 거라고 소개했습니다. 미 육군 특수부대인 ‘그린베레’ 출신인 왈츠 지명자는 중국, 북한에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백악관 대변인 지명자: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에는 캐롤라인 레빗 트럼프 캠프 내신 대변인이 지명됐습니다. 레빗 지명자는 트럼프 정부 1기 때 백악관 공보팀에서 활동했습니다. 올해 27살로 역대 최연소 백악관 대변인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습니다.
국경 차르: 톰 호먼
트럼프 당선인은 국경 문제를 총괄할 ‘국경 차르’로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대행을 지명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첫날 가장 먼저 할 일로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불법 이민자 추방 작전을 펼치는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호먼 지명자가 남북 국경과 해상, 항공 보안을 모두 포함한 국경 문제를 책임질 것이라며 그보다 더 적합한 인물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호먼 지명자는 트럼프 정부 1기 때 반이민 정책을 앞장서 옹호한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요. ‘국경차르’직은 상원 인준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 털시 개버드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 국장에는 털시 개버드 전 연방 하원의원이 지명됐습니다. 그는 원래 민주당 소속이었습니다. 개버드 전 의원은 2020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다 하차한 뒤 트럼프 지지로 돌아섰고, 지난 10월 민주당을 탈당했습니다. 그는 20년 이상 육군 주 방위군으로 복무했고 이라크와 쿠웨이트에 파병된 경력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보와 관련한 전문 활동은 한 적이 없습니다.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 존 랫클리프
차기 트럼프 행정부 중앙정보국(CIA) 국장에는 존 랫클리프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지명됐습니다. 랫클리프 지명자는 연방 검사 출신으로 3선 연방 하원의원 경력도 있습니다. 트럼프 정부 1기 말기였던 2020년 5월에 취임해 2021년 1월 20일 바이든 정부 출범과 함께 자리에서 물러나 DNI 국장 경험은 매우 짧습니다.
정부효율부 지명자: 일론 머스크 ·비벡 라마스와미
트럼프 당선인은 2기 정부 출범을 준비하면서 ‘정부효율부’라는 조직을 신설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이를 맡을 공동 수장으로 사업가 일론 머스크 씨와 비벡 라마스와미 씨를 지명했습니다. 정부효율부는 연방 정부 예산과 인원 감축 등을 목표로 연방 기관을 재구성하는 등의 업무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 조직이 외부에서 조언과 지침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혀 공식 정부 기관이 아닐 수 있다고 시사했는데요. 그러면서 늦어도 2026년 7월 4일 전에 정부효율부 작업이 끝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지금까지 발표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2기 정부의 내각과 백악관 고위직에 지명되거나 임명된 인물들을 정리해 드렸습니다. 박영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