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사역자연합, 제1회 예배찬양 학술대회 개최
예배사역자연합 주최 제1회 예배찬양 학술대회 ‘예배찬양 포럼 2024’가 11월 21일 오후 분당 지구촌교회 412호에서 개최됐다.
‘다가올 예배찬양의 부흥과 역할: 현대 예배찬양의 현 주소와 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는 권광은 교수(서울장신대 예배찬양사역대학원 원장)가 ‘우리는 예배 안에서 무엇을 찬양하는가: 찬양 가사 및 콘티의 피상성(superficiality)에 대해’, 존 최(Jon Choi) 교수(댈러스침례신학대학교 예배찬양대학원장)가 ‘가인의 예배가 오늘날 교회에서도 계속되고 있는가(Is Cain’s Worship Still Going On in the Churches Today)?’를 각각 발표했다. 질의는 박용규 목사(높은뜻안성교회)와 최기훈 목사(CMF 간사)가 각각 맡았다.
가인의 제사 받지 않으신 이유
동물을 제물로 드리지 않아서?
저주하신 땅의 제물을 드려서?
하나님 주권적인 선택의 문제?
최고의 제물을 드리지 않아서?
존 최 교수는 “오늘날 세계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매 주일 대면 또는 온라인을 활용한 비대면 방식으로 예배에 참여하고 있다. 보통 서너 곡의 찬양, 설교와 기도 등 일정한 순서에 따라 예배드린 후 일상으로 돌아간다”며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예배에서 드린 모든 행위들을 기뻐하셨을까? 얼마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시는 온전한 예배를 드렸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존 최 교수는 “창세기 4장에서는 인류가 하나님께 드린 제사가 처음 언급된다. 여기서 하나님께서는 왜 아벨의 제사는 받으시고, 가인의 제사를 받지 않으셨을까”라며 “성서학자들은 이에 대한 이유를 다양하게 제시해 왔다. 동물을 제물로 드리지 않아서, 하나님께서 저주하신 땅의 제물로 드려서, 아니면 하나님의 주권적 선택의 문제라거나 최고의 것을 드리지 않아서 등의 견해가 있다”고 소개했다.
최 교수는 “‘네가 옳은 일을 한다면, 받아들여지지 않겠는가(4:6)?’라는 하나님의 질문은 가인이 옳지 못함을 암시한다. 흥미롭게도, 가인이 이런 온전치 못한 제사를 드린 것이 이번 한 번뿐이었다는 말이 없다”며 “아마 가인이 마음에 없는 제사를 드린 것은 오랫동안 지속된 행동 패턴이었을 것이다. 성경 곳곳에서 하나님은 무의미한 제사 행위보다 순종의 마음을 더 기뻐하셨음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무의미 제사보다 순종 원하셔
헌금·말씀·찬양 중, 마음 빠져
평일엔 자신 위해 살았던 태도
가인에게도 회개할 기회 주셔
그는 “신약성경에는 가인의 경건치 못한 생활이 가벼운 예배로 이어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 등장한다. 일례로 히브리서 저자는 아벨이 믿음으로 가인보다 더 나은 제사를 드렸다(11:4)고 말한다”며 “오늘날로 말하면 가인은 평소처럼 주일마다 교회에 와서 십일조와 주일헌금을 내고 설교 말씀을 들으며 찬양도 불렀지만, 마음을 다한 예배를 드리지 못한, 그야말로 말로만 드리는(립서비스) 예배였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요한은 ‘가인 같이 하지 말라(요일 3:12)는 말로, 가인의 행위가 악했음을 명확히 지적한다. 가인은 형제를 죽여서 사탄의 자녀가 된 것이 아니라, 먼저 사탄의 자녀로서 악했기에 살인자가 된 것”이라며 “오늘날로 보면 가인은 월-토요일엔 자신만을 기쁘게 하며 살았고, 그런 일상적 삶의 태도가 주일예배에까지 영향을 준 셈”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다서에는 ‘가인의 길’이 나온다(유 1:11). 이는 그릇된 마음에서 비롯된 거짓말과 살인 등을 행하는 악한 자의 길”이라며 “이 본문에는 ‘발람의 어그러진 길과 고라의 패역’도 언급된다. 발람은 성적 부도덕, 고라는 교만의 죄를 행했다. 오늘날 소위 그리스도인이라 불리는 사람들도 음란물에 빠져 있거나 하나님 경외의 마음이 부족함에도 회개 없이 주일예배에 나오고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존 최 교수는 “만약 어떤 사람이 삶의 예배자로서 전혀 거룩한 삶을 살지도 않으면서, 주일예배에 참석해 (10초 동안) 손뼉 치는 행동을 한다 해서 ‘하나님께 영광’이 되진 않을 것”이라며 “하나님께서 노아의 제사를 향기로운 화제로 설명하신 것(창 8:21)은 노아가 동물을 드려서가 아니라, 자신의 삶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가인의 예배 이야기는 모든 예배자들에게 예배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라는 경고이자 회개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라며 “가인이 온전치 못한 예배를 드렸을 때,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회개할 기회를 주셨고 먼저 손 내미는 은혜를 베푸셨다. 오늘날 하나님께서는 가인과 비슷한 예배를 드리는 예배자들에게도 여전히 동일하게 말씀하신다. ‘네가 옳은 일을 행하면, 네가 받아들여지지 않겠느냐’”라고 덧붙였다.
우리는 무엇을 찬양하는가?
찰스 웨슬리와 매트 레드먼
마음에 대한 이해 거의 비슷
앞서 권광은 교수는 “우리가 예배에서 노래할 때, 단순히 우리 자신을 만족시키고 즐기려는 목적이 아니다. 이는 곧 우리 믿음을 고백하고 확인하고 세워가는 것이므로, 예배에서 어떠한 의미를 담아 찬양한다는 것은 우리 생각을 넘어 매우 중요하다”고 한 후, 다양한 역사적 찬송과 오늘날 예배찬양의 주제를 각각 분석했다.
권광은 교수는 “잘 알려진 작사가 찰스 웨슬리(Charles Wesley, 1707-1788)의 찬송을 통해 우리는 ‘예수님을 믿음으로 구원과 속죄를 얻음’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 예배 현장에서 진정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며 “그는 그리스도의 우리를 위해 죽으심을 단순히 말로 인정하거나 생각으로 동의하는 것만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어, ‘우리의 고통’을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그가 이야기하는 고통은 우리 욕심과 탐욕으로부터가 아니라, 주님의 우리를 향한 고난을 생각만 해도 그 희생의 주님을 향한 갈급한 마음으로부터 생기는 고통”이라며 “그 고난과 죽으심이 과거 한 사건으로서가 아니라, ‘지금 여기(here & now)’ 나의 삶 속에서의 의미에 더 강조점을 둔다. 주님의 죽으심은 과거 사건으로 제한될 수 없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놀랍게도 오늘날 CCM 사역자 매트 레드먼(Matt Redman)이 주로 강조하는 ‘마음(heart)’에 대한 이해가 찰스 웨슬리의 그것과 굉장히 유사하다. 이는 단순한 ‘마음’을 넘어 함께하고 경험한다는 의미”라며 “이처럼 예배와 찬양에 대한 올바르고 폭넓은 이해는 예배 안에서 우리가 노래하고 찬양하는 이야기들을 관찰함으로써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교회 예배찬양 주제는
1980년대 고백과 간구에서
1990년대 은사주의 가미돼
참여와 경험, 성령과 교제
이후에는 한국교회 예배찬양 주제 변화를 살폈다. 그는 “우리 예배찬양은 복음주의를 중심으로 은사주의가 가미됐다. 그 영향은 ‘동시대성(contemporary)’과 맞물려 1980-90년대 한국 예배찬양 확산에 가속도를 더했다”며 “한국 예배찬양의 주제는 1980년대 ‘고백과 간구’에서, 1990년대 예배 대상에 대한 직접적 찬양과 참여와 경험의 주제, 성령과 교제하는 찬양의 비중이 커졌다”고 정리했다.
권광은 교수는 “2024년 10월 예배인도자 34인 대상 설문 결과, 대부분의 교회들은 예배에서 3-4곡 이상을 충분히 찬양하고 있었다”며 “‘이번 주 예배찬양곡 제목들을 적어 달라’는 설문도 진행했는데, ‘은혜 아니면’, ‘은혜’, ‘예수 열방의 소망’ 3곡만 중복됐다. 이 3곡의 공통 주제는 ‘예수 그리스도와 교제, 그리고 동행’에 있다”고 전했다.
권 교수는 “많은 교회들이 찬송가를 예배찬양으로 사용하는데, 이는 예배 회중이 여전히 장년 중심인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찬양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복음주의적 주제와 헌신·결단이 주를 이룬다”며 “헌신과 결단의 찬송가들은 한두 교회의 특이한 선택인 것을 보면 예외적 상황으로 보이기도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예배인도자와 예배자들이 예배찬양의 변천사와 각 주제의 의미들을 올바르게 알고 선택해서 찬양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책임”이라며 “예배찬양 주제에 영향을 미친 복음주의와 은사주의에 대한 올바른 이해도 그런 의미에서 중요하다”고 정리했다.
이날 학술대회에 앞서 1부에서는 지속적 연구 활동을 위한 ‘예배 센터’ 설립 발기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예배찬양 전공 교수들과 선배 사역자들을 라운드테이블 연구위원 및 자문위원들로 대거 위촉했으며, 향후 집필과 설문, 학술 발표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동탄순복음교회 요청으로 찬양인도자인 남인 집사를 ‘찬양사’로 임명하는 예식도 진행했다. 향후 교회 측은 남 집사를 준사역자로 대우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