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월드컵경기장의 열악한 잔디 상태가 논란이 된 가운데 서울시설공단이 올해 들어 8월까지 각종 축구 경기와 콘서트 개최로 82억 원을 벌어들이고도 잔디 관리에는 2억5000만 원만 쓴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단은 올해 8월 말까지 잔디 관리에 총 2억5327만 원을 썼다. 새로 심을 보식용 잔디 구매에 1억 5346만원, 하이브리드 잔디 인조 매트 구매에 1994만 원을 들였으며, 그 외에 농약 및 비룟값으로 5140만 원, 잔디 파종을 위한 오버 시딩기 구매비용으로 1962만 원, 잔디 폐기물처리 용역에 886만 원 등을 썼다.
같은 기간 서울시설공단은 축구 경기와 콘서트 개최 및 그에 따른 주차 요금 등으로 82억550만 원을 벌었다. 축구 국가대표 경기로 9억9426만 원, FC서울 경기로 11억3832만 원, 문화행사로 24억3447만 원, 일반행사로 36억3846만 원을 벌었다. 문화행사 수익은 5월 열린 가수 임영웅 콘서트 수익이 14억3899만 원, 4월 열린 가수 세븐틴 콘서트가 9억7758만 원이었다. 여기에 아직 정산 전인 9월 아이유 콘서트에도 9만7200명의 관객이 온 것을 감안하면 최소 10억 원 이상을 더 벌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설공단에 따르면 월드컵경기장의 평일 주간 하루 전용 사용료는 126만7000원이다. 축구 경기나 콘서트 등 문화 행사 및 공공 행사는 입장료(티켓값)의 8%, 그외 일반 행사는 15%를 더해 사용료를 책정한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열악한 잔디 관리 상태는 지난 5일 월드컵 3차 예선 1차전 팔레스타인전 이후 거듭 지적돼 왔다.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경기 후 “(잔디 때문에) 볼 컨트롤이나 드리블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홈구장 잔디가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대한축구협회도서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를 점검한 뒤 문제가 있다고 보고 다음달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기로 했던 월드컵 3차 예선 이라크전을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치르기로 변경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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