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떠올랐다 가라앉은 ‘연합기관 통합’ < 교계일반 < 교계 < 기사본문



한교총 제7-3차 상임회장회의에서 기관통합추진위원장 오정호 목사(왼쪽 서 있는 이)가 보고하고 있다.
한교총 제7-3차 상임회장회의에서 기관통합추진위원장 오정호 목사(왼쪽 서 있는 이)가 보고하고 있다.


한교총이 다시 한번 교계 연합기관 통합에 드라이브를 걸었으나 상대인 한기총의 반대에 막혀 얼마 못 가 멈춰 섰다. 9일부터 차례로 열리는 주요 교단 총회 이후 한교총 상임회장회의 구성도 변화되는 만큼, 사실상 이번에도 연합기관 통합은 물 건너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장종현 목사, 이하 한교총)은 9월 3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제7-3차 상임회장회의를 열고, 기관통합추진위원회(위원장:오정호 목사) 보고 등 주요 안건을 처리했다. 이날 회의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정서영 목사, 이하 한기총)와의 기관통합추진 진행 상황을 보고한 위원장 오정호 목사는 “여러 차례 한기총 대표회장 겸 통합추진위원장 정서영 목사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고, 이를 바탕으로 연합기관 통합 합의문 안을 만들어 한기총 측에 등기로 발송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공개된 합의문(안)에 따르면, 통합된 기관의 명칭은 ‘한기총’으로 하고, 운영 방식은 ‘한교총’의 정관과 제 규정으로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통합 대표회장은 오정호 목사(혹은 그 외의 추천자)로 하며, 공동대표회장단 구성은 한교총 규정을 따르되 한기총 측에서 추천한 1인을 포함하기로 했다. 또한 통합의 안정적 유지를 위해 3년간 대표회장 선임을 위한 인선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위원장은 장종현 목사가 맡는다. 위원회는 위원장 외 한기총 3인, 한교총 3인으로 구성, 합의제 방식을 취한다.


특별히 과거 한기총 분열의 원인 중 하나이자 그간의 숱한 통합 시도가 무산됐던 주된 이유인 이단 문제 처리와 관련해서는 ‘원칙적으로 한국교회 공교단의 결정을 존중한다’라는 것을 전제한 뒤 한기총이 진행해 온 이단 관련사항의 처리 내용을 한교총이 수용하고, 통합 이후 발생 건에 대한 처리 과정 역시 공교단 결정을 존중해 시행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합의문(안)에는 사무실과 직원, 법인 합병 방식과 절차, 통합총회 절차, 자산과 부채 관리, 기타 사항 등의 세부 사항을 담았다.


그러나 이틀 뒤인 5일 긴급 임원회로 모인 한기총은 한교총에서 보내온 합의문(안)을 거절했다. 이날 회의에서 임원들은 “통합의 당사자인 한기총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문건으로, 우리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반발했다. 반대 이유로 합의문(안)에 한교총 정관과 제 규정을 사용키로 한 점과 양 기관의 공동대표회장이 아닌 한교총 인사의 단독 대표인 것과 의결 시 동수일 때는 장종현 목사가 원하는 대로 결정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특히 한기총의 정강·정책에 맞지 않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소속 교단이 한교총에 있는 점도 부결의 근거로 들었다.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는 “신학이 다른데도 단순히 모여있는 것을 연합이라고 보지 않는다”라면서 “하나 됨이라는 큰 전제와 명분이 있지만, 한기총이 개혁주의 보수신학과 신앙을 잃어버린다면 그것은 바람직한 방향의 통합이 아닐 것”이라고 말해 향후 논의에 난항을 예고했다.


한편 한교총 임원선임규정에 따르면 ‘상임회장과 공동회장이 회기중 소속 교단의 교단장 임기가 종료될 경우 소속 교단 교단장이 승계한다’라고 돼 있다. 따라서 지난 3일 기관통합추진위원회 보고를 임시 채택한 상임회장 대부분도 이달 중 새 인물로 교체된다. 회기를 이어 진행해 온 통합추진 논의가 오는 12월 정기총회를 앞두고,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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