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13일 저가 수입품 면세 범위를 대폭 축소하는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백악관은 이날 무역법 301조와 201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관세를 적용받는 수입품의 경우 면세 한도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관련 규정안을 내놨습니다.

나브테지 딜런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부위원장은 “대부분 중국에 설립된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이 구멍(loopholes)을 통해 미국 시장을 저가 제품으로 가득 채우고 있다”며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 800달러 이하 면세 규정

딜런 부위원장이 가리킨 ‘구멍’은 수입품에 관세를 매길 때 일부 품목에 적용되는 면세한도(de minimis) 예외 규정입니다.

800달러 이하 품목은 무관세 처리하는 내용입니다.

애초 관세 면세 한도는 200달러였는데, 온라인 거래 활성화를 위해 2016년 800달러로 올린 것입니다.

이번에 내놓은 방침은 수입품 가격이 800달러 이하이더라도, 면세하지 않을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마련한 것입니다.

◾️ 테무·쉬인 등 겨냥

이 같은 규정안은 ‘테무’와 ‘쉬인’ 등 중국산 저가 제품 유통 플랫폼에 대한 규제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관계 당국 자료에 따르면, 면세 한도 규정을 통해 수입된 물품은 10년 전에 연간 1억4천만 건 정도였지만 작년에는 10억 건이 넘었습니다.

면세 수입 증가량의 상당 부분이 중국의 쇼핑 플랫폼 테무와 온라인 패스트패션 브랜드 쉬인에서 비롯됐다고 관계 당국자는 설명했습니다.

◾️ 대책 마련 요구

미 정치권은 이런 상황에 대해, 국내 업체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을 행정부에 요구해왔습니다.

중국 기업들이 세금을 피하면서 저렴한 물건들을 대거 미국에 들여오고 있어 국내 소매 업체들과 소속 노동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또한 중국산 저가 제품들은 안전·보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의 피해도 우려된다고 업계에서 문제를 제기해왔습니다.

◾️ 미국 소비자·사업체 보호

백악관은 이날(13일) 발표한 자료에서, 특히 의류와 섬유 산업에 막대한 물량의 저가 품목이 들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딜런 NEC 부위원장은 “의류와 섬유 제조업은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 같은 주요 주에서 수만 개 일자리를 지탱한다”면서 “이런 미국인 노동자와 제조업자들은 공정한 경기장에서 경쟁할 자격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백악관은 이번에 내놓은 규정안이 사업체와 소비자들을 보호하는 것을 돕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