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전문대학원 하도균 교수 주도
죽음, 맞이 못하면 당하게 될 뿐
웰다잉은 웰라이프의 정점이다
의미 있는 삶, 아름다운 마무리
웰다잉 개념, 신앙적 변화 필요
죽음이라 쓰고, ‘소망’으로 읽길
다음 세대만 강조, 시니어 소외
서울신학대학교 신학전문대학원 제1기 웰다잉(Well-Dying) 최고위 과정 개강예배가 9월 5일 오후 5시 서울가든호텔에서 개최됐다. 이번 서울신대 ‘웰다잉 최고위 과정’ 개설은 신학대 최초라고 한다.
최고위 과정을 주관하는 하도균 원장은 “준비하지 않으면, 죽음은 ‘맞이’하지 못하고 ‘당하게’ 된다. 웰다잉이 돼야 웰라이프가 된다. 웰다잉은 웰라이프의 정점”이라며 “기존 웰다잉 개념을 기독교적으로, 신학적·신앙적으로 바꿔줄 필요가 있다. 교회와 사회에 노인 비율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최고위 과정을 통해 각 교회에 노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시할 것”이라고 취지를 전했다.
본 과정은 기독교적 관점에서 웰다잉을 조명하고, 목회자들이 웰다잉 교육과 돌봄 사역을 보다 전문적으로 수행해 한국교회가 고령화 시대를 선도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다. 죽음에 대한 성경적 이해와 신학적 성찰을 기반으로 교회에서 죽음 교육의 필요성을 비롯해 웰다잉의 다양한 측면을 통합적으로 다루고, 호스피스 완화의료, 영적 돌봄, 사별 돌봄 등 목회 현장에서 필요한 이론과 실제를 포함한다.
서울신대 신학전문대학원장 하도균 교수 사회로 진행된 개강예배에서는 박도훈 목사(청주은파교회)의 기도와 하 교수의 성경봉독 후 류승동 총회장이 ‘아름다운 마무리(딤후 4:6-8)’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으며, 증경총회장 한기채 목사가 축도했다.
류승동 총회장은 “먼저 최고위 과정 개설과 1기생으로 입학한 분들을 축하드린다. 저도 다음 과정 때는 배우고 싶다. 여러분은 제 선배가 되실 것”이라며 “요즘 ‘의미 있는 삶, 아름다운 마무리’를 뜻하는 웰다잉이 많이 언급된다. 삶과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준비할 것인지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주제로, 단순히 마지막에 잘 떠나는 소극적 의미보다 마지막 순간까지 의미 있고 충만한 삶을 살도록 돕는 적극적 의미까지 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 총회장은 “달려갈 길을 마쳤다는 바울의 말씀은 죽음이 눈앞에 다가왔다는 고백이다. 우리도 그 길을 달려갈 때, 반드시 끝이 있음을 알고 하나님께서 주신 참된 목적대로 달려가야 한다”며 “그리고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 성도들이 이전에 어떻게 살았든, 남은 생을 감사하며 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사는 지금의 삶을 더 행복하고 풍성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죽음이라는 현실을 외면하거나 두려워하기보다, 준비하면서 맞이하는 것이 지혜다. 그러므로 웰다잉은 교회가 반드시 터치해야 할 주제”라며 “가장 큰 두려움은 죽음에서 온다. 우리는 ‘죽음’이라 쓰고, ‘소망’이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죽음은 더 높은 단계로의 새로운 시작이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는 것을 넘어, 인생을 더욱 의미 있고 아름답게 잘 마무리하게 해주는 개척자이자 선구자가 되어 달라”고 권면했다.
축사도 이어졌다. 황덕형 서울신대 총장은 “현대 과학이나 철학은 보이지 않는 영역을 자꾸 보이는 것으로 설명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죽음의 문제는 전혀 다르다. 눈에 보이는 현상이지만 단절과 고통, 아픔과 비극을 초래한다”며 “연구하다 보면 죽음은 신비이자 타자와의 만남이고, 하나님 나라의 시작이 나타나는 현실적 관문임을 깨닫는다. 하나님의 영원한 세계를 현실로 가져오는 은혜의 시간 되시길 바란다”고 덕담했다.
오혜련 각당복지재단 회장은 “서울신대가 최초로 웰다잉 과정을 개강하게 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고령화와 연명의료 결정제도 등으로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시의적절하고 의미 있는 시도”라며 “교회의 미래를 위해 기도하면서 최고위 과정을 선택하신 수강생 여러분들을 통해, 교계에 웰다잉 문화 확산이 이뤄지리라 믿는다. 저희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기 수강생’이 된 이들도 기대를 표시했다. 이정환 목사(수원성결교회)는 “다음 세대만 강조하다 보니 시니어 세대들이 소외되는 것 같았는데, 담임목사가 웰다잉을 공부한다는 것이 알려지기만 해도 격려가 될 것”이라며 “당회원들도 100% 환영해 주셨다”고 말했다.
박은미 집사(대신성결교회)는 “교회에서 시니어 사역을 중시하고, 저는 그중에서 경조 사역을 맡고 있다. 교회에 어르신들이 늘면서, 경조 사역이 활발하다”며 “죽음을 앞둔 성도들에게 올바른 죽음관을 교육해, 성도님들이 천국 갈 때까지 믿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실무를 맡을 예정이다. 구체적 사역을 준비하는 가운데 교회 추천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장정은 선교사(한마음상담소)는 “사모로서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상담을 공부해 왔다. 죽음 준비학교 15년 전 ‘웰다잉’을 듣고 관심을 갖다가, 하도균 원장님을 통해 참여하게 됐다”며 “최고위 과정이 하나의 좋은 통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장 선교사의 남편인 박석건 대표(제주열방대학)는 “지난해 로렌 커닝햄이 소천받고 추모하는 과정에서, 미국에서 죽음과 관련해 쓰는 단어들이 성경적이고 성숙하게 느껴졌다”며 “이번 과정을 통해 좋은 교제와 만남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조숙현 사모(만리현교회)는 어머니께서 오랜 기간 많이 아프셔서 고민이 많은 가운데, ‘웰다잉’ 교육을 실시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공부를 하고 싶어서 왔다”고 의욕을 보였다.
서울신대 신학전문대학원 웰다잉 최고위 과정은 대한민국 최초로 웰다잉 교육을 선도한 사회복지법인 각당복지재단과 협약을 체결해 진행되는 코스로, 오는 9월 10일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7-10시 총 13주 동안 온라인(줌)으로 교육이 진행된다. 이번 1기생은 담임목사와 사모, 선교사, 제주열방대학 대표, 선교단체 간사 등이 수강생으로 참여했다.
주요 강의로는 먼저 △복음과 웰다잉의 신학적 정립(하도균 서울신대 신학전문대학원 원장) △기독교적 ‘죽음 의미’의 역사적 고찰(황덕형 서울신대 총장) △사회문화적 의미의 죽음 이해와 자살예방(조성돈 실천신대 교수) △교회 목회자를 위한 죽음에 대한 목회 원리(박인조 에덴낙원 목사) 등 웰다잉의 신학적 정립이 진행된다.
이후 △죽음교육 의미와 필요성(오혜련 각당복지재단 회장) △기독교 철학 관점에서 본 죽음(구미정 숭실대 교수) △죽음에 대한 의학적 이해(정극규 성루카호스피스 진료원장) △말기환자 영적 돌봄과 소통(김도봉 한국호스피스협회 회장) △기독교 장례문화(전병식 배화여대 교수) △유언과 상속(이양원 변호사) △사별돌봄과 애도상담(고미영 서울신대 교수) △연명의료결정제도 이해와 웰다잉, 생애주기별 죽음이해와 교회에서의 죽음교육(오혜련 회장) 등의 교육이 이뤄진다.
현장 목회자 및 사역자들을 대상으로 각 분야 전문가들이 기독교적 웰다잉의 이론과 실제를 가르치게 되며, 수료시 최고위 과정 수료증(서울신대 총장 명의) 및 웰라이프(웰다잉) 지도사 자격증(2급, 각당복지재단 발급)을 각각 수여한다. 수료 후 연수 과정도 추진하고 있다.
주 목적과 기대효과는 △기독교적 죽음교육을 통한 웰다잉의 복음적 성찰 △웰다잉 교육 및 돌봄 사역을 위한 전문 역량 강화 △사별가족 및 애도과정에 대한 이해와 돌봄 능력 습득 △기독교계 웰다잉 문화 확산을 위한 목회자의 리더십 발휘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