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시아 본토 점령지 무기한 점유…종전계획 핵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일 러시아가 평화 협상 테이블에 나오도록 압박하기 위해 최근 차지한 러시아 영토를 무기한 점령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미 NBC-TV와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선 우리에게 그 땅이 필요하다, 승리 계획(종전 계획)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원래) 우리에겐 그들의 땅이 필요 없다, 우크라이나 생활 방식을 그곳에 가져갈 생각도 없다”면서, 러시아 영토 장악은 전략적 고려에 따른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 우크라이나 ‘승리 계획’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에서 진행된 ‘우크라이나 2024 인디펜던스’ 포럼에서 ‘승리 계획’ 추진을 공식화한 바 있습니다.

이 계획에서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9월 중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제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지난달 6일 러시아 국경 돌파

우크라이나군은 지난달 6일 기습 공격을 통해 수미주와 접한 러시아 남서부 국경을 넘었습니다.

이후 쿠르스크주 일원에서 꾸준히 작전을 진행하면서 100개 넘는 마을을 장악했다고 우크라이나 측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영토 1천300㎢가량에 통제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지역에서 점령지를 넓히고 러시아군 생포도 늘여가고 있다며 러시아와의 종전 협상을 위한 ‘교환 자금’을 채우고 있다고 말해왔습니다.

◾️ 본토 진격 성공 “놀라움에 가까워”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인터뷰에서, 러시아 영토 진격은 ‘선제 타격’ 개념으로 시작됐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군이 접경 지역에 ‘완충 지대’를 만들려는 움직임을 막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쿠르스크주를 비롯해 러시아 본토의 점령지 면적을 더 넓혀갈 생각인지 물음에는 “미안하지만 말하지 않겠다”고 답하고 “이 성공은 놀라움에 가깝다고 본다”고 강조했습니다.

◾️ “미국과 협의 없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울러, 러시아 본토 진격 방침을 “(미국을 포함한) 누구에게도 미리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한 이유는 “신뢰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면서 “이 작전을 알고 있는 인물 범위를 최대한으로 줄였다, 이 점이 작전이 성공한 이유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여름 대반격이 여러 면에서 실패한 것은 그 내용이 많이 알려지고 대화로 오갔기 때문에 러시아에 대비할 기회를 준 탓”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한 “러시아 측 없이는 이 전쟁을 외교적으로 끝내기 매우 어렵다는 점을 안다”면서 대화 개시를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는 11월 열리는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에 러시아 대표가 참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러시아 공습 이어가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계속 전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 2월 시작된 전쟁이 30개월째로 접어드는 가운데, 돈바스 지역을 포함해 러시아군이 점령한 면적은 우크라이나 전체 영토의 약 5분의 1에 이르고 있습니다.

러시아 측은 이 점령지의 상당 부분을 불법 병합 처리했습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곳곳에 공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4일에는 서부 거점 도시 르비우를 미사일과 드론(무인항공기)로 공격한 가운데, 어린이를 포함한 7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당국이 밝혔습니다.

같은 날 수도 크이우에서도 러시아군 공습에 대한 방공시스템이 작동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전날인 3일에는 동부 도시 폴타바에 미사일 공격을 가해 50여 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다쳤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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