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 정부가 법적 기준을 충복하지 못한 7700개 이상의 교회를 폐쇄했다고 8월 9일 <크리스천 데일리 인터내셔널>(www.christiandaily.com)이 보도했다.

르완다 종교관리위원회(Rwanda Gover-nance Board, 이하 RGB)는 지난 7월 지역 당국과 협력해 1만3000개의 종교 기관이 보건과 안전, 소음 규제 기준 등을 준수하고 있는지 조사했다. RGB의 최고 경영자인 우스타 카이테시(Usta Kaitesi) 박사는 약 2주간에 걸쳐 1만3000여 개의 교회를 방문해 예배 장소가 법적 기준에 따라 운영되고 있는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피해를 입은 교회들 중 59.3%에 해당하는 7709개 교회가 예배 장소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허가를 받지 못했거나 지도자들의 자격을 갖추지 못해 폐쇄됐다고 밝혔다.

르완다는 지난 2018년 3월 르완다 남부 냐루구루 지역에서 벼락으로 교회 지붕이 떨어져 예배를 드리던 성도 16명이 사망한 사고 이후 종교 단체를 규제하기 위한 법을 제정해 점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당시 르완다 민간단체에 관한 법률에서는 교회 건축에 대한 사전 승인이나 허가가 없어도 교회 및 예배시설 건축이 가능했다. 그러다보니, 급수시설이나 화장실 등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일반 가옥이나 천막으로 만든 구조물에서 종교 집회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RGB는 ‘배관 및 주차시설 등 건축물에 대한 인증’과 ‘1년 주기의 인증 갱신’ 등의 규제가 포함된 법안을 제정했다. 이에 따르면, 종교 지도자들이 교회를 운영하기 전에 신학 교육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교회가 있는 건물의 물리적 안전을 검사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또 소음 공해를 제한하기 위한 방침으로 예배 장소 구조물에 방음 장치가 구비돼야 한다. 교통 혼잡을 막기 위해 교회마다 주차 공간도 마련해야 한다.

당시 이러한 르완다 정부의 종교단체 규제에 대해서는 같은 목회자들 간에도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규제를 찬성하는 목회자들은 기준에 미달하는 건물 안에서 예배하는 사람들의 안전을 염려하며, 교회는 법을 준수해야 하고 교회 지도자들의 불법적 관행이 교인들에게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정부의 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반대측은 교회 지도자들과의 사전 합의 없이 새로운 법인 제정되고 시행된 것에 크게 반발하며, “새 법이 교회 개척을 가로막고 열악한 환경에서 복음을 전하는 목회자들의 사역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조치에 반대하는 목회자들이 시위를 조직하다가 경찰에 체포되는 등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자, 교회를 비롯한 종교 단체들이 법 준수를 위한 유예 기간을 RGB 측에 요청해 5년간 유예 기간을 줬다. 그 유예 기간이 지난해 2023년 9월 종료됐다.

이에 RGB는 2023년 12월 교회를 비롯한 종교 단체에 전화를 걸어 현황을 검토하고 직원 자격과 운영 계획을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카이테시 박사는 “RGB에는 종교 단체 와 기타 등록 기관을 담당하는 부서가 등록 및 운영 모니터링, 조사 등을 통해 매년 검사와 평가를 실시하고 있고, 이에 대해 모든 교회들에게 미리 고지하고 있다”며, “종교 단체들이 이 규정을 준수할 충분한 시간을 받았지만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고, 상당수 교회가 경미한 위반 사항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위반 사항을 바로잡는다면 예배 장소로서의 허가를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 교회 목회자들의 의견은 다르다. 뉴라이프바이블교회(New Life Bible Church) 카바감베 은지자(Kabagambe Nziza) 목사는 “이 법의 시행이 이 나라의 사회적 경제적 역동성의 현실을 반영하도록 재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규정의 일부 조항이 수도 키갈리에 있는 교회에 적용되지만, 시골 지역에 있는 교회에는 다른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키갈리에는 교회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영향을 받는 이웃 공동체가 있지만, 카게라에는 산속에 교회가 있어서 이웃집이 없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주차와 관련된 규정과 관련해 “교인이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가지고 있지 않는 교회나 도로가 없는 곳에 위치한 교회에 주차 공간 확보가 필수 사항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발언했다.

RGB의 강제 조치에 대한 종교 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RGB는 8월 1일 성명서를 발표해 “이번 조사가 종교 단체가 이사회 발행 등록 서류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관련 당국은 종교 지도자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종교 기반 단체에 적용되는 법률과 규정을 준수하고 기도원 및 예배처가 법적 기준을 충족하도록 보장하면서 변혁적 개발을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