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에서 중국 대표팀을 이끌고 리듬체조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러시아 체조 선수 출신 여성이 화제다.
18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러시아 체조 선수 출신 아나스타샤 블리즈뉴크가 이끄는 중국 대표팀이 이번 파리 올림픽 리듬체조 단체 부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중국은 수십 년간 러시아,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 국가들이 주도해 온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최초의 비유럽 국가가 됐다.
2009년 러시아 국가대표가 된 블리즈뉴크는 2012년 런던 올림픽,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단체전 우승을 차지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땄다.
이후 러시아가 도핑과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국제 스포츠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금지되자, 블리즈뉴크는 자신의 스포츠 경력을 다른 곳에서 이어가기로 했다.
그는 2022년 중국 리듬체조팀의 기술 코치로 초대를 받아 체조 선수 쑨단과 함께 팀을 지도했다. 블리즈뉴크는 중국어를 공부한 지 3개월 만에 선수들과 유창하게 소통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쑨단은 “블리즈뉴크는 항상 모든 움직임을 직접 보여준다”며 “우아한 자세와 정확한 제어는 우리 선수들의 롤모델이 됐다”고 극찬했다.
블리즈뉴크는 태극권을 활용해 선수들의 신체 조절 능력을 향상하는 등 러시아 리듬 체조의 정수를 중국 전통문화와 융합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팀원인 19세 왕란징은 “그는 우리에게 새역사를 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실제 지난 10일 열린 파리 올림픽 리듬체조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팀은 리본과 공을 이용해 중국 전통 한나라와 당나라의 미학을 선보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훈련 중에는 엄격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따뜻하고 온화하다고 평가받는 블리즈뉴크는 “저도 선수였을 때 저와 공감할 수 있는 코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저는 중국 선수들에게 친구이자 코치, 엄마, 언니 같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며 “중국 선수들은 근면하고 겸손하며 감사할 줄 안다. 지도할수록 더욱 애정이 커졌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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