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개학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얼마 남지 않은 여름방학이지만, 믿음의 부모라면 막바지를 향해 가는 이 기간이라도 그동안 소홀했던 자녀와의 관계 회복, 또 이를 바탕으로 한 가정 내 신앙 교육의 시간으로 삼아보기를 제안한다.
이종철 교육비전 부대표는 “사실 방학 때 부모와 자녀가 제일 많이 부딪친다. 학기 중에는 학교와 학원으로 이어지는 자녀들의 바쁜 일상에 집안에서 마주할 시간이 적은데, 하루의 상당 시간을 함께하는 방학 기간은 자녀의 행동 하나하나가 눈앞에 보이다보니 지적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쉽기 때문”이라며 “여기서부터 관계의 깨어짐이 일어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화를 통해 자녀와 좋은 관계를 만들어내는 것을 방학 기간 부모들이 가장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과제로 제시하고, 먼저 자녀가 현재 가장 관심 있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슈를 공유하기를 제안했다. 이 부대표는 “가정마다 이슈는 다르다. 지나치게 학업에 매여 있거나 반대로 미디어에 빠져 있는 경우도 있다”라면서 “이럴 때 당장의 행동을 교정하기 위해 잔소리를 하거나 화를 내는 것 대신 함께 학업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한다든지 미디어에 대한 의견을 서로 나눠보는 건 오히려 좋은 대화의 주제가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관계는 교육의 문”임을 강조한 그는 신앙 교육이라고 해서 억지로 어떤 기독교적 메시지를 가르치고 강요하기보다 자녀의 솔직한 감정과 생각을 들어보고 부모 입장에서 생각하는 우려와 조언을 전하는 소통 위에 자연스레 흘러가는 가정 내 신앙 교육의 모습을 기대했다.
기독학부모운동 도혜연 실장은 방학을 자녀의 신앙 성실성을 키우는 시간이자 가정이 예배의 근력을 키우는 연습 기간으로 삼기를 당부했다. 방학 기간 학교에서 숙제를 통해 학생들의 성실성을 확인하고 자기 주도적 교육 훈련을 이어가듯 잠자리 성경, 자기 전 기도와 같이 하루에 한 가지씩 신앙 과제를 달성해가는 것이다.
동시에 온 가족이 매일 함께 하나님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포인트를 잡아보기를 추천했다. 그는 “정해진 형식에 맞춰 가정 예배를 드리겠다고 결단한 뒤 얼마 못가 실패해버리는 가정을 많이 봤다”라면서 “꼭 예배의 틀이 아니더라도 가족이 함께 모여 하루의 일을 나누고 그 가운데 함께하신 하나님을 돌아보는 이야기의 장을 마련해보는 건 어떨까? 방학 동안 이런 저런 방법을 시도하며 각 가정에 맞는 예배의 모습을 갖춰나가 보기를” 추천했다.
도 실장은 또 한 가지, 방학 중 부모와 자녀의 관계 회복과 신앙 성장을 돕는 이색적이고도 흥미로운 여행을 제안했다. 기회가 된다면 부모의 고향 교회 혹은 과거 신앙생활 추억이 깃든 장소를 휴가 때 자녀들과 함께 방문해 보는 것이다. 그곳을 둘러보며 자연스레 엄마아빠가 만났던 하나님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고, 어릴 적 부모의 신앙생활을 나누며 오늘 자녀들의 신앙 고민은 무엇인지 공감의 자리로 만들 수도 있다.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등으로 가족들이 집에서 함께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이혼율 증가 등 가정 내 불화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바 있다. 하지만 교회적으로는 그간 놓치고 있던 가정 내 신앙 교육의 당위와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엔데믹으로 다시 가족 간의 소통이 줄어든 지금, 부모와 자녀가 함께할 수 있는 방학, 휴가 기간은 관계 회복의 좋은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