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특집] 논산 연천 지역 교회도 수해 피해 컸다 < 기획/해설 < 교단 < 기사본문



연이은 폭우로 읍면 지역 교회와 성도들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도심에서 벗어나 있다 보니 복구 속도도 느리고, 복구가 마무리 되지 않아 전기 누전의 위험이 높은 상황에서 재차 폭우가 들이닥치면 추가 피해가 확대될 수 있는 상황에 노출돼 있다.


지난 7월 10일 새벽에 쏟아진 폭우로 논산시 일대가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양촌면 양촌제일교회(허진 목사)도 심각한 수해를 입었다.


양촌제일교회는 교회사무실과 식당 교육관 등이 있던 1층 전체가 침수됐다. 성도들은 쓰레기로 변한 가전제품을 비롯한 비품들을 정리하고 집기들을 수거해 청소하고 있다.
양촌제일교회는 교회사무실과 식당 교육관 등이 있던 1층 전체가 침수됐다. 성도들은 쓰레기로 변한 가전제품을 비롯한 비품들을 정리하고 집기들을 수거해 청소하고 있다.


양촌제일교회는 10일 새벽부터 내린 폭우로 예배당 옆 논산천이 범람하며 침수 피해를 입었다. 허진 목사는 “새벽예배를 드리기 위해 4시에 사택에서 나왔는데 이미 예배당으로 물이 밀려들고 있었다”고 말했다. 폭우와 범람한 물은 1시간 만에 예배당 1층을 뒤덮었다. 진흙물이 가슴 높이까지 차올랐다. 1층에 있는 교회사무실과 식당, 교육관이 완전히 침수되며 모든 기자재를 폐기했다. 김치냉장고, 바닥전기패널 등 모든 생활용품과 전기기구들이 못쓰게 됐고 교회승합차와 승용차까지 폐차했다. 2층 예배당과 사택이 침수를 피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7월 10월 새벽 중부 지역에 내린 폭우로 논산천이 범람하며 양촌제일교회를 비롯해 논산시 양촌면 일대는 유래없는 침수 피해를 입었다.(
7월 10월 새벽 중부 지역에 내린 폭우로 논산천이 범람하며 양촌제일교회를 비롯해 논산시 양촌면 일대는 유래없는 침수 피해를 입었다.(


평생 양촌면에서 살았던 김원복 은퇴 장로(73세)는 “이렇게 비가 온 것도 처음이고 둑이 넘쳐 침수된 것도 처음”이라며 “목사님이 부임한지 이제 8개월 됐는데 이렇게 교회가 피해를 입었다. 새벽마다 기도하는 목사님을 보니 정말 마음 아프고 어찌할 수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양촌제일교회는 1985년 설립해 현재 60여 명의 성도가 출석하고 있다. 허진 목사는 작년 11월 3대 목회자로 부임했다. 농촌 교회가 목회 이양의 큰일을 치른 후여서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허진 목사는 예배당 복구도 걱정이지만, 침수 피해를 입은 성도들이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허 목사는 “침수피해를 크게 입으신 성도가 4가정이다. 안방까지 물이 들어와 모든 것을 버렸다. 생계를 위한 터전을 잃어버린 성도들도 있다. 교회에서 적은 위로금 정도 밖에 드리지 못해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허 목사는 “수해를 입은 성도들이 빨리 낙심한 마음을 믿음으로 극복하고 복구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한다. 우리 교회와 성도뿐만 아니라 지역의 이웃들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후원:농협 351-1080-9115-23(양촌제일교회) 문의:010-3223-5310




 


7월 18일 새벽 1시 즈음 곤히 잠에 빠져 있던 금춘교회 이상용 목사는 방으로 쏟아진 비에 깜짝 놀라 깨고 말았다. 천장에 구멍이 생겨 지난해에도 사택 곳곳에 빗방울이 똑똑 떨어지기는 했지만, 구멍을 막아놓은 스티로폼을 뚫고 나온 빗줄기를 몸소 맞기는 처음이었다.


18일 새벽 경기도 북부 지역에 다시 비가 쏟아졌다. 폭우로 지붕이 파손돼 사택 침수 피해를 입은 금춘교회는 매년 장마철 반복되는 피해를 복구할 비용이 없어 난감한 상황이다.
18일 새벽 경기도 북부 지역에 다시 비가 쏟아졌다. 폭우로 지붕이 파손돼 사택 침수 피해를 입은 금춘교회는 매년 장마철 반복되는 피해를 복구할 비용이 없어 난감한 상황이다.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에서 목회하고 있는 이상용 목사는 구멍 난 사택 지붕을 고칠만한 경제적 여유가 없다. 사택보다도 예배당 수리가 더 급했다. 이 목사는 “교회 지붕도 계속 비가 오면 빗물이 새서 4년간 조금씩 돈을 모아 지난해 겨우 새로운 지붕을 올렸다”며, 사택을 수리할 비용이 한 푼도 남아있지 않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교인들도 모두 고령의 어르신들이고 매달 교회에서 받는 사례비 실수령금이 40만원 밖에 되지 않아, 사택 지붕 수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도 쏟아진 비를 수건과 이불로 닦고 비에 젖은 전기 콘센트를 이웃의 도움을 받아 제거한 것이 전부다. 이대로 놔두면 전기 누전 사고를 당할 위험도 크다.


이 목사는 “매년 여름마다 폭우가 쏟아져 걱정이다. 교인들도 모두 시골 어르신들이라 도움을 요청할 곳이 없다”고 밝혔다.


후원:농협 527086-52-079191(이상용) 문의:010-5292-0413

 


박민균 이미영 기자


재난 구호 나선 운주동부·이천은광교회

대둔산 아랫자락인 전북 완주군 운주면에는 7월 8일부터 10일까지 이틀 사이 150mm의 폭우가 쏟아졌다. 특히 10일 새벽에는 다들 공포를 느낄 만큼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빗물이 온 사방에 무섭게 차오르는데 몸을 피할 곳이라곤 십자가 높이 솟은 예배당 밖에 보이지 않자, 사람들이 교회를 향해 올라왔다. 운주동부교회 최금성 목사는 피난민들에게 기꺼이 자리를 내줬다. 예배당을 비롯한 모든 공간이 잠자리가 되고 쉼터가 됐다.

수해 발생으로 긴급히 운주동부교회로 피난한 이재민들을 위해 이천은광교회에서 구호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수해 발생으로 긴급히 운주동부교회로 피난한 이재민들을 위해 이천은광교회에서 구호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아침이 밝아왔을 때 확인한 교회 아랫마을 상황은 끔찍했다. 호우에다 제방까지 터져 마을로 쏟아져 들어온 물은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 가옥과 전답은 물론 자동차와 농기구까지 성한 게 하나도 없었다. 인명피해가 없는 것이 기적과 같았다.

그렇게 한숨으로 시작한 복구 작업은 아직까지 큰 진척이 없다. 군장병과 소방대원들까지 동원돼 열심히 치워내고 있지만, 온통 진흙밭이 되어버린 탓에 속도가 더뎌지는 것이다. 그래서 피난민들은 아직까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교회 신세를 진다. 재난 발생 후 첫 주일을 그렇게 어수선한 환경에서 맞이했지만, 다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이해하고 예배를 진행했다.


최금성 목사는 “교우들 중에서도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경우가 아홉 가정이나 된다. 내 일, 네 일을 따질 틈이 없으니 어느 정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 당장은 임시수용소로서 사람들을 돌보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피난민들의 끼니는 여러 자원봉사자단체에서 돕고 있으나, 숙식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옷가지 하나 건지지 못한 채 부랴부랴 피신해온 사람들을 위해 최 목사는 여러 곳에 도움을 요청했고, 여기에 선한 마음으로 응답한 이들로부터 구호품이 답지하는 중이다.

그러던 중 7월 13일 경기도에서부터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이천은광교회(김상기 목사)에서 보내온 다량의 구호품이 전달된 것이다.

운주면 소식을 접한 직후 이천은광교회는 이틀 간 쌀 라면 빵 떡 갈비탕 등 여러 먹을거리들과, 수건 속옷 양말 등 각종 생필품들을 수집했다. 이들 물품을 가지고 먼 길을 달려온 정대훈 목사와 다섯 성도들은 현장을 둘러보고, 이재민들을 위로하며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천은광교회 성도들은 “직접 피해 상황을 목격하니 더욱 재난이 실감나고 마음이 아팠다”면서 “우리의 정성이 이재민들은 물론이고, 최선을 다해 이웃들을 섬기는 운주동부교회에게도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재영 기자 jyjung@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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