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넷째 주일 ‘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전인적 재충전의 기회”.
저는 지금까지 하나님께 원 없이 쓰임 받았습니다. 저는 10대 후반 소년 때부터 쓰임 받았거든요. 하나님 앞에 부름받아 교회를 나가고 예수님을 영접한 날부터 저는 교회에서 활동하고 자는 것이 가장 즐거웠습니다.
이런 표현을 하기는 뭐 하지만, 고3 때도 학교에 있는 것보다 교회에 있는 게 더 즐거웠습니다. 토요일 오후부터 교회에서 활동하고 교회 가서 잤습니다. 그러다 신학교를 간다고 집에서 쫓겨난 후 20대 때는 진짜 풍운아의 삶을 살았습니다. 백암교회를 개척할 때 모진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한 나무로 설 수 있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한 번도 안식년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다 한 10여 년 전 탈진 증상이 왔습니다. 밥을 먹어도 배가 고프고 수액을 한두 번 맞아서는 효과도 없었습니다. 그때 저에게 김용선 장로님이 약을 지어주면서 “좀 쉬어주어야 합니다. 약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시는 것입니다. 며칠 쉬니까 또 고비를 넘긴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새순이 나르샤, 전반기 교역자 워크숍, 킹덤맨, 피어라 봄까지 연이어 주관을 하고 진행을 하였습니다. 그리고도 교계 연합을 위해 얼마나 많은 비공개 모임을 가졌는지 모릅니다. 그러다 요즘 다시 탈진을 느낍니다.
지난 화요일 오산리기도원에서 열린 OCCK성회에서 중화권 목회자와 성도들이 2천여 명 모이는데, 어떻게 설교를 할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강단에 올라가니 또 그냥 팔팔 날았습니다.
그런데 집회를 마치고 내려오니까 다시 허기가 졌습니다. 고기를 먹어도 허기 지고 탈진을 느끼는 것입니다. 이번에도 김용선 장로님이 한약을 지어 오셨습니다. 또 목요일에는 다건연세내과에 가서 수액도 맞았습니다.
수액을 맞으면서 생각을 해보니까 옛날 오색그린야드에서 교역자 워크숍을 할 때 쉬시려고 오신 몇몇 목사님들이 저에게 하신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목사님, 쉬엄쉬엄 하세요. 우리처럼 쉬어 가면서 하세요. 우리가 놀러 온 것이 아닙니다. 쉬러 온 것입니다. 목사님도 언젠가는 지칠 때가 있을 겁니다.”
그래서 그날 저녁 산행을 해야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낮에는 덥고 찌는 날씨였지만 산에 오르니까 역시 산 공기는 달랐습니다.
“산 공기와 도심의 공기가 어쩜 이렇게 다를 수가 있는가. 시멘트를 밟지 않고 흙을 밟으니까 이렇게 온몸이 가벼울 수가 없어. 산 공기를 마시니까 이렇게 가슴이 시원하고 상쾌할 수가 없어. 왜 이렇게 좋은 산행을 몇 주 동안 못했단 말인가.”
내 마음 흙이 되어, 바람이 되어 이 상쾌함을 사랑하는 성도들에게 전하고 싶었습니다. 수련회를 위해서라도 한 주 쉬려고 했는데, 또 외부일정이 있네요. 그러나 장년 여름수련회에 가면 마음껏 은혜를 누리고, 산 공기를 마시며, 전인적 재충전의 기회가 될 거라는 기대감으로 설렙니다.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