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 계시록 일곱 교회 모두 방문했을까? : 오피니언/칼럼 : 종교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124] 제3차 전도여행(11) 서머나(1)

일곱 교회 모두 방문 기록은 없어
에베소만 유일하게 방문 기록돼
라오디게아 성도들에게는 편지
에베소 가까운 서머나 갔을지도


▲피레우스 항구와 필자(2024년 2월).

▲피레우스 항구와 필자(2024년 2월).



“서머나 교회의 사자에게 편지하기를 처음이요 나중이요 죽었다가 살아나신 이가 가라사대 내가 네 환난과 궁핍을 아노니 실상은 네가 부요한 자니라. 자칭 유대인이라 하는 자들의 훼방도 아노니 실상은 유대인이 아니요 사단의 회라(요한계시록 2장 8-9절)”

바울은 에베소에서 3년 동안 전도 사역을 하는 동안(에베소서 20장 31절) 2년은 두란노 서원에서 날마다 주의 말씀을 강론하였다(에베소서 19장 9-10절). 그 후 에베소를 떠나 마게도냐로 향하였다.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일곱 교회(에베소, 서머나, 버가모, 두아디라, 사데, 빌라델비아, 라오디게아)를 바울이 모두 방문했다는 기록은 성경에 없다. 일곱 교회 가운데 바울의 방문이 기록된 곳은 에베소밖에 없다.

그러나 바울은 라오디게아와 그 옆 골로새 성도들에게 편지를 하며 신앙을 격려하였다(골로새서 4장 15-16절). 그리고 서머나는 에베소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있으므로(물론 성경에는 기록된 것이 없으나), 필자의 생각에는 아마 바울이 에베소에 있는 동안 방문하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짐작된다.


▲게스메를 향해 기오 섬을 떠나며.

▲게스메를 향해 기오 섬을 떠나며.



그러므로 필자는 비록 바울이 이들 지역 교회 모두를 방문하지 않았더라도, 에베소가 위치한 튀르키예 서남부 지역에 함께 있는 일곱 교회 지역을 필자가 방문한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려고 한다.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일곱 교회 가운데 하나인 서머나 교회가 있던 서머나를 향하여 필자는 오래 전 그리스 수도 아테네의 외항인 피레우스 항구에서 배를 타고 떠났다. 지중해를 관광하면서 여행하는 크루즈선(船)보다는 크기가 작지만, 필자가 승선한 배는 제법 큰 배로서 튀르키예 서해안 바로 앞에 있는 키오스섬(그리스 영토)에 다음날 새벽에 도착하였다.

배에는 군인들이 수백 명 타고 있었다. 이들은 튀르키예와 대치하는 키오스 섬에 배치되는 부대로서 적에게 움직임을 숨기려 새벽에 도착한 것 같다. 부두에는 수십 대의 군용트럭이 대기하고 있다, 순식간에 병력을 태우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사도행전 20장 15절에 보면, 바울이 탄 배가 ‘기오’ 섬을 지나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 ‘기오’ 섬이 바로 키오스(Chios) 섬이다. 우리는 여기서 남부 튀르키예 게스메(Gesme) 항구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 선창가에 있는 조그만 선박회사 매표소에 들어갔다.


▲기오 섬 항구. 보이는 배가 게스메로 가는 배이다.

▲기오 섬 항구. 보이는 배가 게스메로 가는 배이다.



여권을 보이고 일인당 30유로(약 4만 5천 원)를 내고 승선권을 구입한 뒤 오전 8시에 배가 출발하므로, 필자는 아내와 딸과 함께 어두운 새벽 몇 시간을 선창가에서 기다려야 했다. 서너 시간 쉬려고 호텔에 들어가 숙박비를 지불하기엔 너무 억울해서(?) 선창가 카페에 들어가 차 석 잔을 시켜 마시며 집사람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서너 시간을 기다렸다.

우리처럼 그러는 사람이 많은지, 카페 주인도 우리가 차 몇 잔 시켜놓고 몇 시간을 보내는 것에 그리 눈치를 주거나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하긴 그 새벽에 카페에 오는 손님도 없으니, 우리에게 자리 비켜 달라고 할 필요도 없는 것 같았다.

오전 7시가 되어도 비가 계속 내리고 있는데, 튀르키예 국기를 달고 항구로 들어오는 조그만 배가 보였다. 그러나 항구 안에도 파도가 높아 부두에 접안하려다 실패하고 오전 8시가 되어도 접안을 시도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 배에는 우리 세 명을 포함해 승객이 10여 명밖에 안 되었다. 승선권을 살 때 항해 시간(45분)에 비해 너무 배삯이 비싸다고 매표직원에게 불평하였는데, 3-4백 톤 크기의 배에 승객이 10명밖에 안 탄다면 완전히 밑지는 장사다.


▲서머나(오늘날 이즈미르)의 고대 유적지.

▲서머나(오늘날 이즈미르)의 고대 유적지.



물어보니 다행히 여름에는 관광객이 많아 겨울철 손해를 만회한다는 것이다. 부둣가에 있는 이민국에서 출국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어젯밤부터 내리고 있던 폭우 때문에 컴퓨터 장치가 고장나 할 수 없이 아테네에 전화로 문의해야 된다며 한 시간 가량 기다렸다.

궁금한 상황에 대해서는 승객 가운데 한 명인 그리스인 제리(Jerry)가 설명해 주길래 큰 도움이 되었다. 그래도 파도가 가라앉지 않아(그때 파도 수준은 7이었는데), 만약 파도 수준이 8이 되면 운항이 취소된다고 한다.

“이거 못가기 쉽겠구나” 하고 걱정하고 있는데, 배가 다시 접안을 시도하여 성공하자 모두 승선하라고 한다. 배가 키오스 항구 밖을 나오자마자 풍랑이 거세게 일어, 밀려오는 파도는 선실 유리창을 수도 없이 때리며 부서졌다.

이렇게 45분을 항해 한 뒤 오전 10시경 튀르키예 게스메 항구에 도착했다. 항구는 조그맣지만 배가 입항하면서 항구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조그만 언덕에 고대 성곽이 세워져 있는 것이 보였다.

부두에 붙어 있는 조그만 이민국 건물에 들어가 입국수속을 하고 난 뒤 환전을 하고 한 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이즈미르(Izmir) 항구에 도착하였다. 이즈미르가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서머나(Smyrna)이다.

권주혁 장로
세계 145개국 방문
성지 연구가, 국제 정치학 박사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 운영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 수훈
저서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등

Read Previous

文 전 대통령, 정부·여당에 "왜 그렇게 갈라치나 모르겠다"

Read Next

‘세계 3위’ 신유빈-임종훈…혼합 복식 16강서 독일에 4-0 압승

Don`t copy t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