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새 세대에 횃불 넘기는 게 통합에 최선…대통령 직무에 집중할 것”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을 통해 민주주의 수호와 통합을 강조했습니다. 앞으로 대통령 직무에 집중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문제 등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밝혔습니다. 후보직 사퇴 결정을 민주주의 수호와 연결 짓는 역사적 선례를 만들었다는 평가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새로운 공격거리를 제공했다는 진단이 나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24일 국민들에게 대통령 재선 도전 포기 결정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나는 대통령으로서의 성과와 세계 무대에서 나의 리더십, 미국의 미래에 대한 나의 비전 등 모든 것이 연임하기에 충분하다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 “I believe my record as president, my leadership in the world, my vision for America’s future, all merited a second term. But nothing, nothing can come in the way of saving our democracy — that includes personal ambition. So, I’ve decided the best way forward is to pass the torch to a new generation. That’s the best way to unite our nation.”

이어 “하지만 개인적인 야망을 포함해 그 어떤 것도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방해가 될 수 없다”면서 “따라서 나는 앞으로 나아가는 최선의 방법은 새로운 세대에게 횃불을 넘겨주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것이 우리 나라를 통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앞서 지난 21일 미국인들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을 통해 민주당 대선 후보직 사퇴를 발표한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자신의 결정을 설명하는 건 이날이 처음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 사퇴가 민주주의에 대한 수호와 미국 국민의 통합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 “The defense of democracy, which is at stake, is more important than any title. I draw strength, and find joy, in working FOR the American people. But this sacred task of perfecting our Union is not about me. It’s about you. Your families. Your futures. It’s about ‘We the People.’”

특히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일은 그 어떤 직책보다 중요하다”며 “나는 미국민을 위해 일하는 데에서 힘을 얻고 기쁨을 찾지만, 우리의 통합을 완성하는 이 신성한 임무는 나에 대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는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족, 미래에 대한 것이고 ‘우리 국민’에 대한 것”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으로 6개월 동안 대통령으로서의 직무에 집중할 것”이라며 국내외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또한 “미국이 강하고 안전하며 자유 세계의 리더로 남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면서 “나는 금세기 들어 미국 국민에게 미국이 세계 어느 곳에서도 전쟁을 하지 않고 있다고 보고한 최초의 대통령”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 “I will keep working to ensure American remains strong, secure and the leader of the free world. I’m the 1st President in this century to report to the American people that the United States is not at war anywhere in the world. We’ll keep rallying a coalition of proud nations to stop Putin taking over Ukraine. We’ll keep NATO stronger and more powerful and more united than at any time in all of our history. I’ll keep doing the same for allies in the Pacific.”

이어 “우리는 푸틴의 우크라이나 장악을 막기 위해 자랑스러운 국가들의 연합을 계속 결집할 것”이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더 강하고 강력하며 단결된 모습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태평양의 동맹을 위해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취임했을 때만 해도 중국이 필연적으로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통념이 지배적이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며 중국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밝혔습니다.

그 밖에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종식과 각국에서 부당하게 붙들린 미국인 수감자 귀환 등을 남은 임기 동안 집중할 분야로 꼽았습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자신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지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응원도 잊지 않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불과 몇 개월 후면 미국인들은 미국의 미래를 선택하게 된다”며 “나는 선택을 했고, 내 견해를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나는 우리의 위대한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에게 감사하고 싶다”며, 해리스 부통령이 “경험이 많고 강인하며 유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 “Just a few months, the American people will choose the course of America’s future. I made my choice. I’ve made my views known. I want to thank our great Vice President Kamala Harris. She’s experienced. She’s tough. She’s capable. She’s been an incredible partner to me and leader for our country. Now the choice is up to you, the American people.”

또한 “나에게 놀라운 파트너이자 우리 나라의 리더였다”며 “이제 선택은 미국 국민, 여러분에게 달려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은 미국 동부 시각으로 오후 8시에 시작됐으며, 미국의 주요 방송사들은 이를 생중계했습니다.

국승민 미시간주립대 정치학 교수.


국승민 미시간주립대 정치학 교수.

국승민 미시간주립대 정치학과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연설에 대해 연임이 가능했던 대통령이 그것을 스스로 포기한다는 점을 국민에게 직접 설명한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역사적인 연설로 남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국승민 교수] “I thought it was a historic speech. There haven’t been many presidents who were able to run for a second term did not run for a second term. So this speech is going to be remembered for a long time. And it was impressive and interesting to see he framed his decision as for preserving democracy and for, he also wanted his decision for enhancing his party unity. And another thing that is surprising and could be interesting this is not about party but in the future this will be an interesting precedent because if there is going to be another unpopular candidate, there could be a similar type of party pressure and pressure to step down as candidate.”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후보 사퇴 결정을 민주주의 수호와 당의 단결력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는 구도를 만들어 미국 국민에게 설명하려는 시도를 한 것이 “인상적이고 흥미로웠다”는 것입니다.

특히 향후 또 다른 인기 없는 후보가 나올 경우 정당 내에서 후보직에서 물러나라는 압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선례’로 남을 수 있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사람들이 즉각적으로 반응하지는 않겠지만, 향후 5년, 20년 후에도 기억에 남을 만한 중요한 정치적 기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국 교수는 또 이번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의 상대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사람을 선택해서 그를 막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려 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국승민 교수] “There was no direct mentioning of Trump but the whole subtext of the speech was about the American people have to choose someone other than Trump and stop Trump. The reaction will be divided by party line. So Democrats will view it as a patriotic decision and a speech that shows the patriotism of Biden”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 연설에 대한 반응은 당파에 따라 나뉠 것”이라며 “민주당은 이를 애국적인 결정이자 바이든의 애국심을 보여주는 연설로 볼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바버라 페리 버지니아대 밀러 센터 정치학 교수.


바버라 페리 버지니아대 밀러 센터 정치학 교수.

반면 바버라 페리 버지니아대 정치학과 교수는 공화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연설을 혹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페리 교수] “He will complain about Joe Biden’s presidency. He will say exactly what he was saying in Pennsylvania before he was shot which was the country is worse off than it’s ever been in its history and Joe Biden is the worst president there’s ever been. And this attempt he will say by Joe Biden to try to make his record sound better or Trump will say it was all lies and only I can fix all of the problems of the United States, including immigration and including Ukraine and including Gaza.”

페리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한 그동안의 성과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남은 임기 6개월 동안의 비전으로 제시한 과제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이후 줄곧 ‘후보직에 적합하지 않다면 대통령직도 즉시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의 대통령직에 대해 불평할 것”이라며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상황이 나쁘고 바이든은 역대 최악의 대통령”이라는 지금까지의 주장을 되풀이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페리 교수는 재선 도전을 포기한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연설에서 밝힌 것처럼 남은 임기 동안 미국의 경제가 힘을 잃지 않고 권력의 공백 현상이 생기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페리 교수] “Bush said at the end towards the end of his second term, he knew he wouldn’t be carrying on. After that he wasn’t up for re election anymore but we were having the 2008 financial meltdown and he told his staff, his cabinet and his administration we are going to sprint to the finish line. We’re not going to just sit back and let the end come because for one thing, our economy was collapsing and there are still many things that Joe Biden can do, particularly in foreign affairs where he has more power at least versus the Congress may not have a lot of power left in the world but he has some power and the United States still has some power.”

페리 교수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자신의 두 번째 임기 말 “더 이상 연임에 도전하지 않지만 우리는 결승선까지 질주할 것”이라고 참모들에게 말했던 내용을 인용하면서, 바이든 대통령도 아직 외교와 경제 분야에서 해야 할 일이 남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연임 도전에 나서지 않는 현직 대통령으로서 ‘레임덕’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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