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 합동총회 운영하며 총회장 행세한 교단 목사 추적 < 기획/해설 < 교단 < 기사본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총회장:오정호 목사, 이하 예장합동총회) 소속 목사가 과거 유사한 명칭을 지닌 총회를 운영했고, 현재까지도 총회장 행세를 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예장합동총회 산서노회 소속이면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라는 유사한 총회의 총회장을 역임한 박화양 목사와 그의 부인 라은희 사모의 이중 행적이 드러났다 사진은 2015년 10월 30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연방)’ 제100회 총회에서 박화양 목사(두 번째 줄 오른쪽 네 번째)가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예장합동총회 산서노회 소속이면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라는 유사한 총회의 총회장을 역임한 박화양 목사와 그의 부인 라은희 사모의 이중 행적이 드러났다 사진은 2015년 10월 30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연방)’ 제100회 총회에서 박화양 목사(두 번째 줄 오른쪽 네 번째)가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해당 목사는 예장합동총회 산서노회 점리중앙교회 담임 박화양 목사다. 그는 박요한이라는 가명으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또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연방)’의 총회장 행세를 했다. 박 목사는 부인 라은희 사모와 번갈아 총회장을 맡기도 했다. 2019년으로 추정되는 마지막 총회에선 박화양 목사가 총회장, 라은희 사모가 부총회장이었다. 여기에 더해 그들 총회의 총무 또한 산서노회 소속 이재훈 목사였다.


더욱이 박화양 목사 부부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활동을 접은 후에도 허위 소속증명서를 발급해, 범죄사실 은폐를 도운 정황이 드러났다.


박 목사 부부에게서 허위 소속증명서를 발급받은 ○○선교교회 이○○ 목사는 공동상해 및 아동학대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현재도 아동학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아울러 이○○ 목사는 총회 소속증명서를 위조해 사문서위조 혐의로 경찰 조사도 받았는데, 박화양 목사의 도움으로 불송치 결정을 받아냈다.


이○○ 목사는 총신대학교 교회음악과 출신으로 과거 예장합동총회 소속 교회에서 교육전도사를 지낸 바 있다. 합동 소속 박화양 목사가 총신 출신 이○○ 목사의 범죄사실 은폐를 도운 셈이다. 따라서 예장합동총회 차원에서 박화양 목사의 유사 총회 운영 및 총회장 행세, 이○○ 목사의 범죄 혐의, 박화양 목사와 이○○ 목사의 증거 조작 의혹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본지는 ○○선교교회에서 이○○ 목사 등으로부터 자녀들이 학대받았다고 밝힌 A씨에게서 박화양 목사와 이○○ 목사의 관계를 제보받았다. 총회 전산에서 박화양 목사가 예장합동총회 산서노회 소속이라는 것을 확인한 후, 박 목사 추적에 나섰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장 박화양


충남 부여군 임천면 위덕로, 4차선 도로를 달리던 중 예장합동총회 마크가 선명히 새겨진 점리중앙교회 입간판이 보였다. 마을로 들어가 3분 정도 언덕을 오르자 박화양 목사가 시무 중인 점리중앙교회에 도착했다.


박화양 목사가 시무하는 점리중앙교회에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연방)’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박화양 목사가 시무하는 점리중앙교회에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연방)’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박화양 목사 부부는 교회에 없었으나, 오랜 기간 비워둔 것 같진 않았다. 나중에 통화한 라은희 사모는 점리중앙교회에서 “주일에는 예배를 드린다”고 말했다.


교회 정중앙에서 하나의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연방)’라고 적혀 있었다. 박화양 목사 부부는 점리중앙교회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연방)’ 본부로 사용했고, 그곳에서 신학원도 운영한 것으로 보였다. 현재 예장합동총회 산서노회 소속인 그들이 언제부터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연방)’를 운영한 것일까.


박화양 목사 부부의 흔적은 ‘합동연방총회신학연구원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었다. 홈페이지에 나온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연혁을 살펴보면 박화양 목사는 1998년 24대 총회장에 취임한 이후 2019년까지 거의 매년 총회장에 취임했다. 그가 총회장이 아닐 땐, 라은희 사모가 총회장을 맡았다고 기록돼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또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연방)’는 사실상 박화양 목사 부부가 운영한 총회인 셈이다.


교계에는 수많은 군소교단이 있다. 박화양 목사 부부의 총회도 그것 중 하나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박화양 목사는 국내 최대 교단인 예장합동총회 산서노회 소속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예장합동총회 외 다른 교단의 총회장이 될 수 없다.


산서노회장에 따르면 박화양 목사는 2006년 산서노회가 복구될 때 노회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연방총회신학연구원 홈페이지’에는 박화양 목사가 2012년 이기창 총회장 재임 당시 예장합동총회에서 발급받은 소속증명서와 재직증명서가 올라와 있다.


박화양 목사가 산서노회 가입 이전에 타 교단의 총회장이었던 일을 문제 삼을 순 없다. 그러나 산서노회 가입 이후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활동을 멈췄어야 했다. 그러나 박화양 목사 부부는 2019년까지 그들만의 총회 활동을 이어가며 이중생활을 했다.


현재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는 실체가 없다. 뇌졸중으로 투병 후 대화가 어려운 박화양 목사 대신 본지와 통화한 라은희 사모도 “지금은 총회가 끝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화양 목사 부부는 올해 4월까지도 총회장 박화양 목사 명의의 소속증명서를 발급했다. 그들이 발급한 허위 소속증명서는 범죄사실을 은폐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문서위조 방어한 허위 소속증명서


박화양 목사 부부가 이○○ 목사에게 발급한 가짜 총회 소속증명서. 더구나 이 소속증명서는 총회 주소가 허위로 기재돼 있다.
박화양 목사 부부가 이○○ 목사에게 발급한 가짜 총회 소속증명서. 더구나 이 소속증명서는 총회 주소가 허위로 기재돼 있다.


올해 4~5월 CBS와 MBC <실화탐사대>는 아이들과 신도들에게 폭행, 학대, 가스라이팅을 일삼은 ○○선교교회와 ○○선교교회에서 운영하는 학원에 대해 보도했다. 현재 ○○선교교회 담임 이○○ 목사와 교회와 학원의 실질적 대표 학원장 권○○은 경찰에서 아동학대 혐의가 인정돼 검찰에 송치된 후 보완수사를 받고 있다.


이○○ 목사는 아동학대 혐의 외에도 사문서위조 혐의로 지난 5월까지 경찰조사를 받았다. 혐의 내용은 이○○ 목사가 2022년과 2023년 두 차례 총회 소속증명서를 위조했다는 것이다.


해당 소속증명서는 이○○ 목사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경기노회 소속된 목사로 ○○선교교회에 재직하고 있다고 기록돼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총회장 이름은 박요한, 즉 박화양 목사의 가명이 적혀 있다.


이 두 개의 소속증명서는 이○○ 목사가 위조했다. 경찰도 위조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 목사가 총회장 박요한(박화양)의 연락 두절로 연말정산 기부금 영수증 처리를 위해 부득이하게 위조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였고, 박화양 목사가 사실확인서로 주장을 뒷받침했다는 등의 이유로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내렸다.


이러한 경찰의 결정에는 올해 4월 24일 박화양 목사가 이○○ 목사에게 발급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소속증명서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찰이 간과한 게 있다. 박화양 목사가 4월 24일 발급한 총회 소속증명서가 가짜라는 사실을 간과했다. 총회 소속증명서는 명칭 그대로 목사가 ‘현재’ 해당 총회 소속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그러나 앞서, 라은희 사모가 말했듯이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목사가 위조했던 2022년부터 박화양 목사가 발급한 2024년까지의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박요한 및 박화양 총회장 명의의 소속증명서는 전부 가짜다.


아울러 박화양 목사는 200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예장합동총회 산서노회 소속으로 다른 교단의 총회장이 될 수 없다. 그래서 2000년대 중반 이후 박요한 및 박화양 총회장 명의의 소속증명서는 가짜로 보는 게 타당하다.


게다가 박화양 목사가 이○○에게 발급해준 소속증명서는 총회 주소가 허위 기재돼 있다. 소속증명서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소재지가 서울 강동구 암사동이라고 기록돼 있는데, 현재 그곳엔 기하성총회 소속 기도원이 있을 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는 없다.


허위 소속증명서를 발급해준 이유를 물으니, 라은희 사모는 과거 이○○ 목사가 자신들이 운영하는 신학원에서 학위를 받고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산하 경기노회에서 안수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 목사 안수 관련 자료 및 사진을 요청했으나, 이후 박화양 목사와 라은희 사모는 연락이 두절됐다.


본지는 이○○ 목사를 지도한 전 강남대학교 박○○ 교수로부터 이○○ 목사가 강남대에서 목회학석사 학위를 받은 것을 확인했다. 아울러 박○○ 교수는 이○○ 목사가 한국기독교대학신학대학원협의회에서 안수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목사에게도 허위 소속증명서 관련해 물었으나, 그는 “답변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피해자들은 이○○ 목사의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해 검찰에 이의신청할 예정이다.


산서노회 엄정한 처리 약속


산서노회장은 본지로부터 박화양 목사 부부의 행적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산서노회장은 박화양 목사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총무를 지낸 이재훈 목사가 현재 산서노회 소속이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서노회장은 “박화양 목사는 소속증명서를 발급할 자격이 없다. 말도 안 되는 행위다”라면서, 오는 가을 정기노회에서 재판국을 설치해 박화양 목사와 이재훈 목사의 일탈을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산서노회장은 이○○ 목사로부터 피해받은 이들의 억울함도 풀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박화양 목사가 발급한 허위 소속증명서와 관련해 검찰에 확인서를 제공하는 등 사건 해결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본지도 박화양 목사가 산서노회에서 어떻게 처리될지, 이○○ 목사의 사문서위조 혐의 이의신청이 검찰에서 어떻게 처리될지 끝까지 지켜보겠다.


송상원 현성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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