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4천 명 이상이 불법 구금돼”
러시아에서 구금됐던 ‘우크라이나 그리스 가톨릭 교회’(Ukrainian Greek Catholic Church, UGCC)의 두 사제가 교황청이 주도한 외교적 노력을 통해 19개월 만에 풀려났다. 두 사제는 ‘지극히 거룩한 구속주 수도회’(Congregatio Sactissimi Redemptoris) 소속인 이반 레비츠키 신부와 보단 헬레타 신부로 확인됐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이 사제들은 2022년 11월 26일 러시아군이 점령한 베르단스크에서 체포됐으며, 2024년 6월 28일에 러시아에서 석방됐다.
최근 우크라이나 방송사 우크린포름과의 인터뷰에서 한 교회 지도자는 “두 사제가 정기적으로 고문을 당하고 있다는 우려스러운 신호를 받았다”고 말했었다.
UGCC의 스비아토슬라프 셰브추크 상급 대주교는 사제들의 석방을 지원한 교황청과 프란치스코 교황,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바티칸 외교단 전체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특히 중재에 공헌한 마테오 주피 추기경과 우크라이나 교황 대사인 비스발다스 쿨보카스 대주교에게 특별한 감사했다.
내셔널가톨릭리포터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사제들이 석방된 후 공개적으로 감사를 표했다. 교황은 6월 29일 삼종기도 후 “두 그리스가톨릭 사제를 석방해 주신 데 대해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며 모든 전쟁 포로들을 위한 기도를 촉구했다.
이 두 사제 측은 이들이 자신들의 교회에 군사 물품들이 허위로 배치된 후, ‘불법 무기 소지’ 혐의로 러시아군에 의해 체포됐다고 주장한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자, 레비츠키 신부와 헬레타 신부는 러시아 점령지에 남아 그리스가톨릭 및 로마가톨릭 공동체를 위해 주민들에게 봉사했다고 UGCC는 설명한다. UGCC는 성명에서 “그들은 체포된 후 교회에 일부 군사 물품이 비치된 것으로 추정돼 불법 무기 소지 혐의를 받았다”며 “이들이 저지르지 않은 범죄를 자백하게 하기 위한 무자비한 고문을 당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레비츠키 신부와 헬레타 신부를 포함한 10명의 포로가 우크라이나 당국으로 송환됐다고 발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들의 석방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교황청에 감사를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교황청이 우크라이나 성인들의 송환에 직접 개입한 첫 사례며, 민간인 송환을 위한 새로운 창구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러시아가 1만 4천 명 이상의 우크라이나 시민을 불법적으로 구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지역에는 성직자들의 구금과 고문 사례가 다수 보고된 바 있다.
우크라이나정교회(Orthodox Church of Ukraine, UOC) 신부인 스테판 포돌차크(59)는 지난 2월 13일 우크라 칼란차크 마을에서 러시아군이 그를 머리에 자루를 씌운 채 심문을 위해 데려간 후 실종됐다. 이 신부는 2022년 초 러시아군이 헤르손 지역의 남부 스카도프스크 지구에 있는 마을을 침공한 후에도 자신의 교회에 남기로 했다. 심한 폭행을 당한 그의 시신은 최근 한 행인에 의해 발견돼 영안실로 옮겨졌다.
루비네츠는 올해 2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제종교자유 정상회의에서 러시아군과 점령 당국이 2022년 2월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최소 76건의 종교 박해를 저질렀으며, 이는 국가 정체성을 파괴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최소 29명의 성직자나 종교 지도자가 살해되거나 포로로 억류됐으며,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 이로 인해 큰 고통을 겪었다고 말했다.
루비네츠는 “러시아군은 모든 복음주의 신자들을 미국의 스파이, 분열주의자, 러시아정교회의 적으로 간주하며 물리적으로 제거하겠다고 거듭 위협했다”며 “러시아인들은 사람을 죽이고, 교회를 파괴하며, 우리를 국가로서 파괴하기 위해 모든 일을 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