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알게 된 중년부부에게 신생아를 넘겨준 뒤 1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친모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100만원은 아이 키울 기회를 준 것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이므로 아동을 매매한 대가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인천지법 형사1단독(부장판사 김태업)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매매) 혐의로 기소된 A(45·여)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6년 11월 전북 군산시 한 산부인과에서 출산한 딸을 B(53·여)씨 부부에게 건넨 뒤 계좌로 1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출산 한 달 전 A씨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양육할 형편이 되지 않아 신생아를 입양 보내고 싶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그러자 불임으로 자녀가 없던 B씨 부부는 “아이를 잘 키우겠다”며 A씨에게 접근했다.
A씨는 출산 후 병원에서 퇴원하던 날 B씨 부부에게 딸을 넘겼고, B씨 부부는 가짜 출생 증명인을 내세워 집에서 아이를 낳은 것처럼 출생 신고를 했다.
이에 대해 김 부장판사는 “A씨는 아이를 건네는 과정에서 B씨 부부에게 대가를 요구하지 않았다”며 “A씨의 계좌로 송금된 100만원은 아이 키울 기회를 준 것에 대해 B씨 부부가 고마움을 표시한 것”이라는 취지로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다만 김 부장판사는 출생 기록을 허위 작성해 신고한 혐의(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 등)로 함께 기소된 B씨 부부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각각 선고했다.
그는 “불법적이기는 하나 B씨 등이 친부모의 마음으로 아이를 키우고 있다”면서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해 잘 다니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인천지검은 A씨의 1심 판결에 불복, 최근 법리 오해를 이유로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인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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