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대북 결의 위반 사실을 정면으로 부인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안보리 제재가 부당하다며 미국 등 국제사회와는 전혀 다른 주장을 펼쳤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1일 “우리는 대북제재 체제를 위반하고 있지 않으며, 제기되는 모든 의혹은 물적 증거에 의해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네벤쟈 대사] “We’re not violating the North Korea sanctions regime and all those allegations that that come out, they are not proved by material evidence.”
이날 7월 유엔 안보리 의장국 자격으로 기자회견을 개최한 네벤쟈 대사는 러시아의 거듭된 안보리 결의 위반과 관련한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습니다.
이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해체되기 직전인 지난 4월말 러시아의 북한산 미사일 사용을 고발한 사실을 언급하며 “그 보고서는 영국, 일본, 한국 출신의 전문가패널 위원 3명이 작성했고, 탄도미사일 관련 전문가는 1명도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네벤쟈 대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고급 승용차를 선물한 것이 ‘사치품’ 관련 안보리 결의 위반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특수 보호 차량”이라면서 “북한 지도자에겐 그러한 보호가 필요하며 우리는 그것을 제공했다”고 답했습니다.
전문가패널을 해체한 이유와 관련한 질문에는 “우리는 전문가패널이 특정 국가의 부추김에 따라 정치에 관여하지 않기를 바랐다”며 “그것이 그들이 저지른 가장 큰 실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네벤쟈 대사] “We wish the panel of experts didn’t involve into politics based on encouragement of certain countries, and that was the major mistake that they made, I was commenting that in the beginning. When the term of the panel of experts expired was expiring, we offered the way out. But these sanctions regime against DPRK is an unprecedented thing in the United Nations. It’s not time bound. It doesn’t have any provisions for reviewing and this can cannot be tolerated. We need to start talking about it because otherwise, otherwise we see no no incentive incentive for DPRK to engage in whenever.”
그러면서 “전문가패널의 임기가 만료될 당시 우리는 대안을 제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북한에 대한 제재 체제는 유엔에서 전례가 없는 것”이라며 정해진 시한이 없고 재검토 조항도 없는 등의 문제점을 제기했습니다.
네벤쟈 대사는 ‘그렇다면 러시아는 북한이 핵무기를 계속 추구해도 괜찮다고 보는 것이냐’는 추가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우리는 한 국가에 끝없이 제재를 가하는 것을 불공평하고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VOA는 미국 국무부에 네벤쟈 대사의 발언과 관련한 논평을 요청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같은 네벤자 대사의 주장과는 달리 북한과 러시아가 노골적으로 대북제재를 위반하는 정황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습니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 개가 넘는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며, 라진항에 약 6m 표준 규격의 해상 운송 컨테이너 300여 개가 적재된 장면을 찍은 위성사진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이후 VOA는 지난해 8월 26일 이곳에서 대형 선박이 포착된 이후 2023년 말까지 이 일대를 출입한 선박을 26척으로 추산했습니다.
로버트 우드 유엔주재 미국 차석대사는 지난 3월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오늘날 러시아와 이란, 북한과의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깊어졌다”며 “2023년 12월 말부터 러시아군은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며 북한에서 조달한 북한제 탄도미사일 40발 이상을 우크라이나를 향해 발사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우드 차석대사] “Today, Russia’s relationship with Iran and the DPRK are deeper than ever… Since late December 2023, Russian forces have fired more than 40 North Korean ballistic missiles, procured from the DPRK in violation of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gainst Ukraine. It has done so on at least 10 occasions.”
또한 “2023년 9월 이후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1만 개 이상의 컨테이너, 즉 26만t에 달하는 군수품 혹은 관련 물자를 조달했다”며 “이는 유엔의 대북 무기 금수 조치 위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 밖에 북한과 러시아의 불법 유류 거래도 안보리 결의 위반 사례로 자주 등장하는 사안입니다.
앞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지난 5월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올해 북한에 제공한 정제유 양이 이미 유엔 안보리가 정한 한도를 넘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의 정제유 수입 한도를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브루스 벡톨 엔젤로주립대 교수는 지난달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북한과 러시아는 무기를 거래하며 유류와 식량, 군사장비, 기술 지원 등의 형태로 금액을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Russian ambassador on DPRK ACT 4 JH 7/1/24>[녹취: 벡톨 교수] “With North Korea, as far as I can tell, all the reports I’m seeing are, it’s much more a barter thing, much more a barter thing between Russia and North Korea than it is payments for weapons. The payments are in the form of oil, food stuffs, military gear, technological support. That’s what I’m seeing in all the reports I’ve seen.”
벡톨 교수는 블라디보스토크를 떠나 북한 항구로 향하는 러시아 유조선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이는 서방이 우려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