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 1일 가족과’ 유대 전통, 높은 출산율 비결” < 교계일반 < 교계 < 기사본문





유대인 디아스포라에서 가장 큰 회당의 선임 랍비를 맡고 있는 한국계 여성이 최근 방한해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 해법으로 유대인들이 중시하는 가족의 중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가 6월 18일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앤젤라 워닉 북달 랍비 방한 기념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스라엘 유대교와 한국의 만남이 가져올 시너지 효과’라는 주제로 마련된 이날 자리에 이영훈 목사가 함께해 세계 최대 개신교회 담임목사와 세계 3대 유대교 회당 수석 랍비의 만남으로 이목을 끌었다. 2014년 미국 뉴욕 센트럴 시너고그의 첫 여성 수석 랍비에 오른 앤젤라 워닉 북달 랍비는 이번에 주한이스라엘대사관의 초청으로 어머니의 나라인 대한민국을 찾았다.


두 사람은 이날 기독교(개신교)와 유대교라는 종교 간 대화 외에도 교육과 과학, 기술, 경제 등 국가와 문화를 아우르는 다양한 주제를 테이블에 올려 서로의 의견을 청취했고, 두 종교의 뿌리인 이스라엘과 우리나라가 공유하는 디아스포라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관심이 쏠린 것은 현재 한국 사회 및 교회의 공통 과제라고 할 수 있는 저출산 위기 극복을 위한 논의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6월 20일(현지시간) 발표한 ‘한눈에 보는 사회 2024’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0.7명에 머물렀는데, 유대교인이 전체 인구의 약 75%를 차지하는 이스라엘은 2.9명으로 38개 회원국 중 최고를 기록했다. 이스라엘 다음인 멕시코와 프랑스의 합계출산율이 1.8명 일 정도로 독보적인 수치다.


이와 관련해 이영훈 목사는 모두 발언에서 “한국과 이스라엘을 여러 가지 연관된 면이 많다. 그중의 하나가 양국 문화 모두 가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스라엘은 여전히 성경의 전통을 따라 가족의 중요성을 지키며 가정교육을 핵심으로 하지만, 우리나라는 갈수록 모든 교육의 초점이 대학 가는 데 맞춰지면서 가족의 중요성이 파괴되고 가정교육을 소홀이 한 측면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현재 한국 사회가 마주한 혼인 감소와 이혼 증가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스라엘처럼 친(親) 가족화에 힘써 다시 가족 중심 사회의 전통을 회복하는 국민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최근 정부가 국가비상사태로 선언한 저출산 문제 역시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북달 랍비는 “한국 사람들이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데도 부모들이 아이를 낳고 키우는 양육 및 교육비용으로 고민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라며 이스라엘은 유대교의 안식일을 지키는 전통이 높은 출산율을 만드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모든 일에서 벗어나 집안에서 가족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자연스레 사랑과 평안함 등의 감정을 갖게 된 자기 경험을 소개한 그녀는 “이러한 느낌을 받을 때 가족이 인생의 중심이 되도록 만들어 줄 것”이라면서 안식일을 지키지는 않더라도 이러한 느낌을 얻기 위해서는 적어도 일주일에 하루 가족을 위한 시간을 갖길 권면했다.


한편 북달 랍비는 1972년 한국인 어머니와 유대계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5살 때 미국으로 이주해 예일대를 졸업(종교학)하고, 히브리 유니온칼리지 유대종교연구소에서 랍비를 연구했다. 지난 2001년 최초의 아시아계 미국인 랍비로 안수를 받았으며, 2011년에 뉴스위크지가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랍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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